드라기 전 총재 "책무 받들기로 했다"
내각 구성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의구심 여전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의 새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드라기 전 총재를 면담한 후 이탈리아의 차기 내각을 꾸려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면담 후 가진 브리핑에서 "책무를 받들기로 했다"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의회에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 중동 정당 생동하는 이탈리아(IV) 등 기존 연정 구성 정당 3당이 2일까지 재결합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연초 '생동하는 이탈리아'가 연정 이탈을 선언하면서 정국 위기를 촉발했고, 이에 지난달 26일 주세페 콘테 총리는 사임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언론에서는 콘테 총리가 사임 카드로 승부수를 던진 뒤 새로운 연정을 구성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했으나 드라기 전 총재가 등판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전 총재는 ECB 총재를 역임할 당시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로존 위기를 막아내면서 '슈퍼 마리오'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시장을 되살렸다는 평가도 받는다.
드라기 전 총재는 오는 4일부터 각 정당과 의원 그룹을 접촉해 내각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 내각은 상·하원 신임안 표결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아야 공식 출범할 수 있어 순조롭게 내각을 꾸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다.
특히 오성운동의 경우 엘리트 경제 관료에 대한 반감이 강한 편이며, 전문 관료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기도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드라기 전 총재도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이탈리아가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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