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지각변동...이마트·홈플러스도 오픈마켓 후발주자로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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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지각변동...이마트·홈플러스도 오픈마켓 후발주자로 가세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2.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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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상품규모 커질수록 가격 낮아져
일정하지 않은 제품 퀄리티는 문제점
“사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
홈플러스는 이달 14일 자사 온라인몰을 오픈마켓 형태로 리뉴얼해 공개한다. 사진은 홈플러스 강서점 본사. 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이달 14일 자사 온라인몰을 오픈마켓 형태로 리뉴얼해 공개한다. 사진은 홈플러스 강서점 본사. 사진제공=홈플러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유통 대기업 롯데·신세계의 오픈마켓 전환에 이어 홈플러스까지 오픈마켓에 뛰어든다.

오픈마켓 강자인 쿠팡·G마켓·11번가는 물론 ‘IT 공룡’ 네이버·카카오까지 오픈마켓 파이를 키우고 있는 와중에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계들도 온라인 강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오프라인 전문 유통업체들, 오픈마켓 후발주자로 합류

홈플러스는 이달 14일 자사 온라인몰을 오픈마켓 형태로 리뉴얼해 공개한다. 누구나 등록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기존 오픈마켓 형식과 달리 판매자를 법인사업자 또는 개인사업자 중 일반과세자로 제한해 입점 문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지난 달 통신판매중개업 면책조항을 신설했다. 모바일 앱의 사용자환경(UI), 사용자경험(UX) 등도 전면 개편한다.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온라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채널인 SSG닷컴 역시 오픈마켓 전환을 준비 중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초부터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롯데그룹도 자사 7개 계열사를 모두 통합한 롯데온(ON)을 지난해 4월 출범하면서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했다.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닷컴 등으로 흩어졌던 회원제를 통합하고 오픈마켓으로 운영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론칭을 위해 입점파트너(셀러)를 모집했으나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내 오픈을 목표로 일정을 연기했다. 사진제공=SSG닷컴
SSG닷컴은 지난해 12월 론칭을 위해 입점파트너(셀러)를 모집했으나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내 오픈을 목표로 일정을 연기했다. 사진제공=SSG닷컴

코로나19가 이끈 오픈마켓 성장…상품 규모↑, 가격 ↓

왜 이렇게 너도 나도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까.

가장 큰 이유는 플랫폼 내 판매하는 상품의 수가 다양해지면 그만큼 가격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상품 개수의 다양화와 낮은 가격은 이커머스 기업으로서 최고의 경쟁력이다.

‘열린 장터’인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공개돼 있는 시스템이라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 등이 온라인 안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플랫폼은 판로를 제공한 대가로 입점 판매자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안정된 수수료 수익을 받으면서 상품 구색을 대폭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외연 확장이 필요한 전통 유통업체들에게는 최적의 모델이다. 

특히 오픈마켓은 유통업체가 직매입으로 운영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하고 많은 상품을 자사 온라인 플랫폼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 아직 오픈마켓을 시작하지 않은 SSG닷컴은 현재 1000만 여개의 상품을 취급하는 반면, 롯데온은 품목 수가 7500만 개가 넘고, 그 중 오픈마켓 상품은 7000만 개 이상이다.  

또한 상품 수 증가로 플랫폼 트래픽이 오르면 광고 수익도 늘릴 수 있다. 광고 매출은 오픈마켓의 주요 수익원이나 다름없다. 지난 4년간 네이버 커머스 관련 매출을 끌어올린 원동력 역시 쇼핑 검색광고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판매자만 충분히 확보되면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광고 키워드는 한정적인데 반해 상위 노출을 원하는 광고주는 증가하기 때문에 판매자가 늘어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소매업자가 돼서 자신의 물건을 팔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건 오픈마켓의 큰 장점”이라면서 “직매입 업체, 오픈마켓 업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경계 설정이 무의미해진 만큼, 해당 산업은 당분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쿠팡의 오픈마켓 '로켓제휴'. 사진제공=쿠팡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쿠팡의 오픈마켓 '로켓제휴'. 사진제공=쿠팡

제품의 퀄리티 확보 문제는 ‘여전’

하지만 오픈마켓의 제품 퀄리티는 여전히 문제로 언급되고 있다. 예컨대, 쿠팡에서 파는 한 건강기능식품 댓글에는 ‘상품만 비닐 포장지에 담겨왔는데 충격 완충재도 없고 뚜껑이 다 깨졌다’면서 제품의 질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달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과 구제를 위해 운영하는 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지난 한 해 동안 총 8985건의 피해 상담이 접수됐다. 

전체 신고‧상담건수는 지난 2019년과 비교해 약 1000여 건 줄었음에도 ‘오픈마켓’ 피해는 전년대비 2배가량 늘어났다. 

홈플러스가 일정 규모를 가지고 있는 법인이나 개인 사업자만 입점할 수 있도록 판매 자격을 제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품질 경쟁력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오픈마켓을 포함한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 중에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이 통과되면 산업 발전 자체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셀러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제품들을 전부 관리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 “결국 패널티 시스템, 손해 보상 시스템 등 사후관리 시스템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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