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다음은 '은(銀)'? 온스당 29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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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다음은 '은(銀)'? 온스당 29달러 육박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2.01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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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선물가격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
은 ETF 자금유입도 상당
레딧 중심으로 은 매수 촉구 목소리 높아져
전문가들 "은 시장 규모 커져...큰 변동성 예상 어려워"
최근 은 가격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은 가격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올 들어 게임스톱의 주가를 20배 이상 끌어올린 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의 이용자들이 이제는 은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레딧의 주식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WSB)에서 은을 매입하라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은 선물 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은 생산업체 주가들 역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레딧 이용자들의 다음 타겟은 은(銀)?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레딧의 주식토론방에는 은 매수를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은 시장이 움직이는 첫 조짐이 나타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레딧 이용자들은 현재의 은 가격이 조작됐다는 글들을 올리며, 은화를 사들여 은 가격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1일 CNN에 따르면, 한 투자자는 레딧의 주식토론방인 WSB에 "은행들이 가격 조작을 통해 은화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시켜 공급이 부족한 상황임을 감추고 있다"며 "대형 은행들을 압박하기 위해 은화를 사들이자"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는 "JP모건체이스가 오랜 기간 귀금속 가격 상승을 억제해왔다"며 JP모건이 과거 귀금속 가격 조작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일을 언급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2019년 직원들이 귀금속 선물 시장에서 가격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으며, 지난해 9월에도 귀금속과 미 국채 시장 조작에 관한 혐의를 인정하고 9억2000만달러 규모의 벌금을 내기로 미 연방정부와 합의한 바 있다. 

암호화폐 기업인 제미니의 공동 창업자인 캐머런 윙클보스는 트위터를 통해 "은 시장이 '사기'였음을 입증한다면 다음 주자는 '금'이라고 믿는게 좋을 것"이라고 언급, 레딧 이용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트위터 상에서는 '실버스퀴즈'라는 해시태그도 유행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개임스톱 등의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의 '숏 스퀴즈(공매도에 나선 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매수에 나서는 것)'를 이끌어낸 것처럼 은 시장에서도 같은 움직임을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이에 은 선물 가격을 비롯해 관련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가 일제히 치솟았다. 

은 선물가격은 지난달 29일 6.8% 상승한 데 이어 1일 장 중에도 7.4% 급등, 온스당 29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다. 뉴욕증시에서는 은 채굴업체인 쿠어마이닝과 팬아메리칸실버가 지난 28일과 29일 이틀동안 각각 17%, 15% 급등했다. 

은 관련 ETF에도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세계 최대 은 ETF인 아이셰어스실버트러스트에 10억달러 가까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 ETF는 지난 28일 5.5% 급등한 데 이어 29일에도 1% 넘게 올라 이틀간 7% 가까이 급등했다. 

FT는 "호주의 은 생산업체인 실버마인스와 실버시티미네럴스는 각각 주가가 각각 45%, 42% 급등했다"며 "홍콩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물 은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다. 

세계 최대 귀금속 온라인 소매업체인 APMEX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전례없는 수요 급증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이 개장하는 일요일 저녁까지는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고, 머니메탈과 다른 귀금속 소매업체들 역시 비슷한 내용을 공지했다. 

세계 최대 은 ETF인 아이셰어스실버트러스트 그래프.
세계 최대 은 ETF인 아이셰어스실버트러스트 그래프.

은, 제 2의 게임스톱 될까?

레딧을 중심으로 은 매수세를 촉구하는 세력이 결집하면서 은 가격이 들썩이자, 은이 제2의 게임스톱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게임스톱 등 일부 과열종목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이 보유 종목의 강제 매각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경우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는 상황. 여기에 은 시장까지 가세한다면 시장의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게임스톱 사태가 은 시장에서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스톱이나 AMC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이어서 유독 큰 변동성을 보였으나, 은 시장은 규모 자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ANZ은행의 수석 상품 전략가인 대니얼 하인스는 "상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은 시장은 상당히 크고 유동성이 많다는 점이 게임스톱과의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레딧 이용자들은 일부 소규모 주식들을 움직였지만, 은 시장은 그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라보뱅크의 상품 전략가인 라이언 피츠마우이스 역시 "게임스톱과 은은 극적으로 다른 시장"이라며 "개인적으로 래딧 이용자들의 새로운 전략이 변덕스럽기로 악명이 높은 선물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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