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페토'가 뭐길래...유튜브 넘어설 ‘종합 덕후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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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제페토'가 뭐길래...유튜브 넘어설 ‘종합 덕후 플랫폼?'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29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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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콘텐츠 키워드 '메타버스'
AI와 AR이용해 메타버스 구현한 '제페토', 가입자 2억명 확보
K팝 팬들의 새로운 '덕후 '플랫폼으로 성장
빅히트·JYP·YG가 수입억원 규모 투자
아바타버전의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사진=제페토 인스타그램 계정
아바타버전의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사진=제페토 공식 인스타그램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네이버가 운영하는 ‘제페토’ 등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활용한 플랫폼이 향후 K팝 시장의 새로운 무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른바 아이돌 '덕질'의 공간이 이미 유튜브에서 제페토 등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29일 올해 산업트렌드를 소개하는 첫번째 보고서 주제로 제페토 등 서비스를 언급하며 '메타버스(Metaverse)'를 선택했다.

인기협은 메타버스를 "또 다른 내가 존재하고, 내가 생활할 수 있으며 그 세계가 나와 상호작용하는 가상 공간"이라 정의했다.

메타버스 서비스 중 제페토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바타 구현 기술력 때문이다. 

제페토는 증강현실(AR)기술과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찍은 ‘셀카’를 나와 닮았지만 조금 더 예쁜 3D 아바타로 만들어준다. 제페토가 2018년 서비스 후 전세계 2억명의 가입자를 모은 비결이다. 이 중 80%가 10대다.

다른 아바타 앱은 예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공들여 꾸며도 '예쁘다'는 평을 받기 어려웠고, 과도하게 꾸미면 본래의 나와 너무 다른 아바타가 만들어졌다.

제페토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AI로 구현한 아바타 캐릭터를 통해 친구들과 만나 '셀카'를 찍을 수 있다. 사진= '제페토 코리아'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3D캐릭터는 자유롭게 제페토 가상 공간 내 '맵'을 돌아다니면서 콘서트를 즐기거나 이용자간 게임을 하거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피드(SNS 사용자의 게시물을 묶어 다른 사용자에게 노출하는 화면)’를 관리하는 SNS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K팝 ‘덕후’ 플랫폼

업계에서는 제페토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K팝’을 꼽는다. 단순 3D 아바타 플랫폼이 아닌 K팝 팬들의 이른바 ‘덕질’ 공간으로 성장하면서 전세계 가입자를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빅히트(70억원), YG(50억원), JYP(50억원)가 제페토에 투자했고, 네이버는 SM 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엔터업계와 협업이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엔터업계와 투자 협력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통합까지 나섰다.

지난 28일 방탄소년단(BTS)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위버스’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라이브)’를 1년 내에 통합할 것이라 밝혔다. 

아이돌 '트와이스'가 제페토에서 '보이스 카드'를 공개했다. 사진=제페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유튜브의 시장 영향력 확대에 맞서 네이버는 지난 2015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V라이브를 만들었다.

V라이브는 K팝 아티스트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면서 전세계적 인기를 끌어 월간 이용자수가 3000만명에 이른다. 

엔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향후 V라이브 위버스의 통합 후 제페토와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지난 28일 엔씨소프트가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134개국에 동시 출시하면서 플랫폼간 경쟁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유니버스는 아이즈원 등 K팝 아이돌의 뮤직비디오 등을 플랫폼에서 독점 공개하고, 팬들이 자신이 원하는 가수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등 기능면에서 제페토와 유사하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나 빅히트가 밝힌 것은 아니지만 제 3자 입장에서 봤을 때 엔씨와의 경쟁구도에서 앞서기 위해 향후 제페토와 통합 플랫폼간 다양한 방식으로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며 “지난 20년 이상 플랫폼에 사람을 모으고 관리하는 능력을 축적한 네이버와 BTS로 매출 1조원을 만든 빅히트의 노하우가 제페토와 연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덕후들이 이미 유튜브에서 가상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

엔터업계가 K팝 시장성 확대를 위해 IT 기업의 플랫폼과 연계해 각종 독점 콘텐츠와 '굿즈'(아이돌 가수와 관련해 엔터테인먼트사나 팬들이 만드는 각종 상품)를 제공하면서 팬덤 문화의 중심이 유튜브 등 기존 플랫폼에서 종합 가상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페토에서는 같은 스타를 좋아하는 팬끼리 그룹을 만들어 활동할 수도 있다. 사진=제페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엔터사들은 아티스트 기획과 발굴 단계에서 이미 제페토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소통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제페토에서도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반영한 아이템을 사고팔며, 아이돌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활용해 2차, 3차 창작물을 공유하는 생태계가 형성됐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K팝의 미래는 결국 통합 플랫폼에 운명을 걸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기본적으로 케이팝을 넘어선 종합 '덕후'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꾀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K팝의 미래 중 가장 큰 지분이 아바타·캐릭터를 활용한 AI 혹은 가상 아티스트”라며 "이미 유튜브에서 새로운 플랫폼과 결합해 독점적인 컨텐츠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유튜브는 일방향 스트리밍이고 아이돌 관련 아이템을 만드는 커머스 생태계가 없다”며 “이 부분에서는 이미 팬덤 문화가 유튜브에서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이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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