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남양주·양주·고양시 실제 거래량 대폭 감소
"거래량 추이에 따라 아파트 상승세 판단해야"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GTX 발표 이후 호가가 너무 높아서 거래가 아예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산 덕양구 원흥동 T 공인중개사)
“매물이 아예 없다. 일반 수요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실거래가는 주춤하고 호가만 오르는 상태인데 거래는 잠겼다” (남양주시 별내동 T 공인중개사)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에서 GTX 고양 창릉역과 남양주 왕숙 노선을 확정 지으면서 GTX가 신설되는 지역 주변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주부터 양주와 남양주, 고양시의 가격 상승률은 경기도 평균보다 상승폭이 컸지만 거래량은 전월 대비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실제로 상승세인지는 판단하기 위해서는 거래량 추이에 따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실제 거래량이 수반된 경우 호가에 따라 실거래가도 오를 수 있지만 거래량이 줄었다면 당장 일희일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호가 높으면 뭐하나...거래가 안되는데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의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46%를 기록했고 특히 교통호재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의 변동폭이 컸다.
남양주는 별내동 및 진접을 위주로 아파트 가격이 올라 0.96%의 변동률을 보였고, 고양시(0.867%) 양주시(0.71%)로 집계돼 경기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올 1월 아파트 거래량은 대폭 감소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27일 기준 남양주의 아파트 거래량은 627건으로 지난달에 견줘 55% 감소했다. 양주(253건)와 고양(743건)은 각각 65%, 72% 줄었다.
부동산업계에서도 거래가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양주 별내동 T공인중개사 관계자는 "GTX남양주 왕숙 발표 이후 오히려 호가가 너무 높게 책정돼서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호가가 높으니 실제 매물을 찾는 사람도 줄었고 전화 문의만 간간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국, '3개월이상, 3건이상 평균 거래가로 부동산 평가
이 가운데 주간마다 발표되는 가격 동향으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실거주 목적의 수요가 있어서 가격 상승률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실거래가가 아닌 호가만 오른다면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볼 수 없다”며 “선진국에서는 3개월 이상, 3건이 넘는 거래량을 통해 매매가가 올랐을 경우에만 가격 상승세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5일 거래된 남양주 다산동 ‘다산센트레빌’ 전용면적 114㎡는 5000만원 떨어진 7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별내동 별내 우마린 전용면적 101㎡ 아파트는 27일 7억6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1월보다 8000만원 감소했다.
양주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주 옥정동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면적 58㎡ 아파트는 1억2500만원 감소한 3억2000만원에 집계됐다.
한 교수는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은 실거래 신고가는 가격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매물이 줄고 거래가 잠겨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들을 위한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대책을 발표해도 실현되기까지 5~6년이 걸려 당장 매물이 잠긴 현재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재 서울에서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다보니 여러 호재가 겹친 남양주, 양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데 매물이 많이 나오기 위해서는 세 부담을 낮추는 정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보유세나 거래세를 낮추는 방식이 투기 수요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겠지만 집값을 잡고 시장 안정화가 목표라면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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