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트럼프 탄핵 ‘스모킹 건’, 박병진 전 미국 연방 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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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트럼프 탄핵 ‘스모킹 건’, 박병진 전 미국 연방 지검장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1.01.25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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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하원,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착수
지난 4일 박 전 검사장 사퇴, 탄핵 결정적 증거로 부상
박 전 검사장 사퇴배경에 워싱턴 정가 관심집중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방하원의 탄핵심판 송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박병진(미국명 BJay Pak) 전 조지아주 북부 연방 지검장이 탄핵 정국의 ‘스모킹 건’이 될지 워싱턴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방 법무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말 발생한 박병진 전 연방 지검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대해 경위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민주당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에는 의사당 폭동을 선동한 혐의와 함께 조지아주 선거결과를 바꾸려고 주(州)국무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담겨있다.

연방 법무부 감찰관실은 최근 박병진 전 지검장이 지난 1월 4일 사퇴한 경위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법무부의 고위 관리가 박 전 지검장의 사퇴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지아주의 ‘선거부정’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그의 퇴진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 내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뒤집을 수 있는 충분한 표를 찾아내라고 촉구했다는 통화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곳에는 ‘네버 트럼퍼(Never-Trumper)’ 연방 지검장이 있다”고 말했다. 네버 트럼퍼는 ‘트럼프 절대 반대자’를 뜻하는 말이다. 특정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박 전 지검장을 지칭한 것처럼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박 전 지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해 2017년 10월 취임했다. 미국의 첫 한국계 연방 지검장이었다. 임기는 4년이다.

박병진 전 미국 연방검사장
박병진(미국명 BJay Pak) 전 미국 연방검사장. 지난 4일 임기 4년의 미 연방 검사장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퇴한 박 전 검사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9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와 일리노이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검사와 변호사로 활약했다. 지난 2011년에는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세 차례의 임기를 마친 바 있다.

그는 특히 지난 2002년부터 조지아주 북부 항소법원 검사로 근무하면서 코카콜라의 영업비밀을 펩시에 빼돌리려 한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검사장 시절 대전차 로켓을 이용해 백악관 공격계획을 세웠던 20대 이슬람 급진주의자를 체포해 전국적 유명인사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사임은 시점 때문에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박 전 지검장 사퇴 이후, 조지아주 남부 연방 검사장인 바비 크리스틴이 이 자리를 함께 맡은 것이 의혹을 부추겼다. 통상 지검장이 공석이 되면 부검사장이 직무를 대행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WP는 “그의 사퇴 경위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반면, 박 전 지검장은 사임을 알리는 메일에선 '예상 못 한 상황'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지검장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부터 ‘올스턴 앤 버드(Alston & Bird)’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다음 행보를 이어간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스턴 앤 버드 법률사무소의 소송 및 판결 집행 부서에서 파트너로 일하게 돼 기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이 로펌이 형사 사법제도 개혁을 비롯해 법집행 기관과 위험에 처한 청소년들 사이 관계 개선을 돕고자 하는 자신의 염원을 강하게 지지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스턴 앤 버드 로펌은 소송과 공판 전문으로 애틀랜타서 2번째로 규모가 크다. 로펌측도 지역언론인 애틀랜타 비즈니스 클로니클을 통해 “박 전 지검장은 풍부한 경험과 능력의 리더”라며 “그를 영입하게 돼 로펌의 지명도와 명성을 더욱 높이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8년간 이 로펌에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9년 ‘조지아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될 정도로 촉망받는 인사다.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그의 능력이나 나이로 볼 때, 조만간 다시 정계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시기는 빠르면 내년 연방하원의원선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트럼프 탄핵정국은 어쩌면 그의 앞으로 정치행보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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