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뉴욕증시는 역시 '빅테크'?..."갈수록 커지는 실적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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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뉴욕증시는 역시 '빅테크'?..."갈수록 커지는 실적 기대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1.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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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시즌 앞두고 빅테크 주가 강세...시장 상승세 이끌어
실적 뒷받침된다면 상승여력 충분하다는 의견 나와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술기업 규제 강화 우려
미국 기술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기술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크게 휘청거렸던 뉴욕증시를 다시 위로 끌어올린 것은 빅테크, 즉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었다. 

1년 내내 시장 주도주로 자리매김하며 상승세를 주도해온 빅테크는 지난해 11월 이후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산업, 소재 등 경기민감주에 시장의 '리더' 자리를 잠시 내준 듯 했다. 

한동안 힘을 잃은 듯 보였던 빅테크가 최근 다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돌입하면서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다시 상승세로 이끄는 것이다.

실적이 뒷받침된 이같은 움직임에 이미 오를만큼 오른 빅테크가 다시 한번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확산되고 있다.

잇따른 '어닝 서프라이즈'...믿을 건 실적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빅테크의 주가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더욱 키웠고, 시장의 주도권은 경기순환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기술기업들의 어닝시즌을 앞두고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이 나온다면 현재 '지나치게 비싸다'는 주가 수준도 정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넷플릭스였다. 넷플릭스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억4000만달러, 9억54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1.5%, 107%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도 2억명을 넘어서면서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의 정석'을 보여줬다.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 후 20일 주가가 17% 급등한 바 있다. 

다음 타자는 애플이다. 오는 27일 2021회계연도 1분기(2020년 10~12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애플에 대해 월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허버티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사상 최대의 12월 분기 실적을 앞두고 애플을 사들이고 있다"며 "애플은 사상 최대의 분기 매출과 이익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버티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분기 매출액이 1082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주당 순이익도 1.50달러를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분기 매출액이 1026억달러, 주당 순이익이 1.4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DA데이비슨의 톰 포테 애널리스트 역시 "이미 목표주가 133달러를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수준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애플이 1062억달러의 분기 매출과, 1.52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인텔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주당 순이익이 1.52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1.10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실적 발표 직전 인텔 주가는 6.5% 상승하며 21일 장을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도 실적이 기대할 만 하다. 26일에는 MS의 실적발표가 예정돼있으며, 27일에는 애플과 페이스북, 그리고 테슬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아마존과 알파벳도 2월2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월가 전문가 "기술주 긍정적...상승여력 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 기대되다보니 월가에서도 기술주를 대하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크레셋웰스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잭 애블린은 "앞으로 2주 동안 MS와 애플, 페이스북 등 빅테크의 어닝시즌이 이어지면서 이들이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을 원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평가의 근거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값비싼 주식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주식, 특히 기술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대형 기술주들은 추가적으로 25%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시킬 경우 애플을 비롯한 일부 기술주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의 경우 중국에서 대부분의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고, 중국 시장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만일 올해 경제가 기대만큼 회복하지 않는다면 기술주의 수익률은 더욱 돋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CNBC는 "올해 대형주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시장이 후퇴할 경우 빅테크는 상당한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주가 흐름.
애플 주가 흐름.

바이든 기술규제 강화 가능성은 부담

하지만 기술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3∼15일 시장 전문가 627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에서 거품이 가장 많이 낀 자산으로 '비트코인'과 '기술주'가 꼽혔다고 밝혔다. 거품의 정도를 1~10으로 측정할 때 응답자의 83%가 미 기술주의 거품 정도가 7 이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는 "비트코인과 대표적인 기술주인 테슬라는 1년 후 두 배로 오를 가능성보다 반토막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설문조사 결과"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술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술주의 주가 전망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0일 CNBC 방송에서 "바이든은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소중히 여기는 정치인"이라며 "유럽은 새로운 기준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도 경청할 것을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EU는 IT 기업들에 대한 규제 정책을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거대 IT 기업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매출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하거나 사업 매각 명령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담은 두 가지 법률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등 일부 기술기업들에 대해 시장 경쟁제한 행위 위반 혐의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미국의 기술기업들이 모여있는 실리콘밸리가 바이든 행정부의 더 엄격한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 법무부는 구글을 상대로,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기술주가 안고있는 이같은 부담 요인을 감안할 때 기술주보다는 경기순환주가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경제가 정상화되고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현금이 쏟아질 것을 감안해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보다는 경기민감주, 소형주가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2021년에는 지난 10년간 시장을 이끈 대형 기술주에서 벗어나 부양책의 혜택을 받을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라"며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버텨낼 수 있는 주식을 사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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