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GBC' 105층 포기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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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GBC' 105층 포기한 까닭은
  • 안은정 기자
  • 승인 2021.01.21 18: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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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서울 삼성동 GBC 105층→50층 3개동으로
초고층 건축규제와 막대한 비용에 따른 부담이 원인
20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50층 3개 동 또는 70층 2개 동으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20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50층 3개 동 또는 70층 2개 동으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옛 한국전력용지)에 신축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당초 계획했던 569m 높이의 105층 1개동이 아닌 50층짜리 3개동이나 70층짜리 2개동으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1일 현대차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서울시에 GBC 설계변경안을 제출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제치고 국내 초고층 건물의 판세를 바꿀 야심찬 계획이 수정된 데에는 초고층 건물에 적용된 복잡한 규제와 비용 절감을 고려한 현대차그룹의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고층 빌딩에 대한 확실한 정의는 없지만 건축법상 50층 이상의 건물을 가리킨다. 높이가 10층 또는대지 기준 연면적이 9900㎡ 이하인 건물은 중소형 빌딩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초고층 빌딩은 랜드마크로 자리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지상 123층·555m)가 국내 최고층 건물이고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지상 68층 305m)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지상 80층·300m)가 뒤를 잇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이었던 GBC 건립을 원안과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이유로 ‘초고층빌딩’ 규제에 대한 부담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실용주의’를 꼽고 있다.

현행 ‘초고층 재난관리법’에 따르면 높이 200m 또는 50층 이상인 초고층 건물은 30층마다 한 층을 모두 비워 피난안전층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할 만큼 ‘안전’ 측면에서 규제가 까다롭게 적용된다. 이에 따른 건축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더군다나 GBC가 들어서는 삼성동은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공항(군 공항)에서 7km 떨어져 있어 지난 2017년 국방부에서 “전투기 비행이나 레이더 전파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었다.

같은 이유로 군 공항 부지와 5.5km 떨어진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설 때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를 틀기도 했고 이로인한 추가비용도 수천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을 지을 때 중소형 빌딩보다 규제가 더 강화되고 군 공항 활주로 수정과 레이더 전파 문제 등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부담이나 논란을 피하려 50층으로 나눠 짓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설계가 완성될 땐 높이가 50층 미만인 49층 정도에서 멈추고 지하층까지 포함 50층대 건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GBC 건물을 105층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서울시에 내야 하는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과 비롯해 건축비만 총 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 5월 자율주행,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차 분야에 45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경영전략을 내놓았다. GBC의 층수를 낮추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미래차 혁신 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안전과 교통 관련 조사에 잘 협조했고 군 공항과 관련한 사안도 협의 중이었다"며 "아직 그룹 차원에서 정확하게 결정 내린 사안은 없기 때문에 GBC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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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원 2021-01-22 00:02:41
정몽구 회장님 고인이 되신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