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아픈손가락 ‘스마트폰’사업...’전장부품’ 강화 발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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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아픈손가락 ‘스마트폰’사업...’전장부품’ 강화 발판될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1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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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매각설...LG"사실무근"
5년 이상 적자 이어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업계 "LG, IoT 연결 스마트폰사업포기 쉽지않아"
구광모 회장, LG그룹차원에서 전장부품 새 먹거리로 육성
커넥티드카 시대 차키에서 과금까지...스마트폰 중요성 커져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재규어 F-PACE 차량 내부 모습. 사진제공=LG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최근 금융투자업계와 언론 등을 통해 LG전자가 만성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할 수 있다는 소문과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업계의 반응은 정반대다.   

전자업계에서는 LG그룹차원에서 향후 전장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LG전자역시 즉각적으로 스마트폰사업 철수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내 한 매체는 LG전자가 'CES 2021(국제가전박람회)'에서 선보인 ‘LG 롤러블’을 제외한 모든 제품 개발을 중단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보도를 전하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오는 26일 LG전자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MC사업본부(스마트폰 담당 사업부서)의 중요 결정사항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해당 보도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란 주장은 LG전자 MC사업본부의 적자가 이어지면서 지난 2016년 이후 증권가를 중심으로 여러차례 제기됐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생산 비율을 70%까지 늘리는 등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2019년 LG전자의 스마트폰 ODM 생산비율은 30% 수준이었다. 

이런 노력에도 증권가에서는 ‘MC사업본부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제 LG스마트폰은 ODM 수준이 아닌 다른 차원의 결단을 할 때라고 본다”며 “LG롤러블을 올 상반기 출시한다고 해도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당장 올해 의미 있는 판매고를 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LG전자가 22개월간 4조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누적하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를 주력 사업인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연결성 때문이라는게 중론이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각종 전자 제품을 제어하면서 사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향후 기술발전과 제품간 연결성 때문에 스마트폰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LG그룹, 전장부품사업 강화... 없어선 안될 스마트폰

사물인터넷과의 연결성에 더해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LG전자를 넘어 LG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전장부품과 시너지를 내는 중요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선 취임 3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를 그룹차원에서 ‘종합 전장회사’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 차량용 통신부품등을 만드는 LG이노텍이 전장 사업에 뛰어들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

그룹차원의 시너지를 통해 LG그룹이 그리는 미래차의 모습은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와 함께 공개한 ‘아이오닉 콘셉트 캐빈’(IONIQ Concept Cabin)’을 통해 엿볼수 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넓은 전기차 실내 공간에 LG그룹의 제품이 가득차 있다. 신발관리기, 커피머신, 의류관리기, 미니바, 올레드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LG전자 관계자는 현대차와의 콘셉트 캐빈에 대해 “콘센트 개념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보여준 차원”이라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 발전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커넥티드카는 바퀴달린 스마트폰”

학계에서는 커넥티드카의 상용화 초기 단계에선 차량 내부 제품 대부분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것으로 전망한다. 커넥티드카란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이 가능하도록 만든 차량이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학계에선 커넥티드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 바퀴달린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실장은 “커넥티드카 초기 상용화 단계에서 스마트폰은 작게는 차키에서부터 시작해서 각종 결제수단과 연동한 전기차 충전비, 주차료, 톨게이트비 과금 등 자동차 기능 대부분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게 될 것”이라며 “초창기 커넥티드카 제어를 놓고 스마트폰과 자동차 제조사의 프로그램 간에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7일 삼성전자는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1’시리즈에 이같은 기술의 단초가 되는 ‘디지털 키(digital key)’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올 여름부터 아우디, BMW, 포드, 제네시스 등 주요 자동차 업체와 협력해 스마트폰을 차량 손잡이에 대면 차문이 열리고, 주차장에서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차량 키를 공유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생태계’가 자동차까지 아우르는 셈이다. 

"커넥티드카 시대 스마트폰 포기할 수 없어" 

김시호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 “커넥티드카 시대에 단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서비스에 접근할 수단을 잃게 된다”며 “LG가 스마트폰에서 철수하면 향후 디지털카 시장에서 IT 기업으로서 이미지를 포기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할 때 거의 모든 개인이 몸에 지니고 있는 스마트폰(단말)이 자동차에 접근하는 열쇠가 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할 때 각 제조사 스마트폰이 열쇠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를 부르고, 요금을 결제하는 등의 제어가 모두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에 빚춰 볼 때 LG그룹 차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단순히 LG전자 내의 가전제품과의 연결성을 넘어서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전자와 마그나 합작 법인등 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될 전장부품 사업에 접근하는 핵심 수단이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LG전자는 현재 MC사업본부 적자규모를 폭을 줄여가면서 관리하되 롤러블 등으로 기술발전을 계속하면서 전장부품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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