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에 1등급 한우까지"…현대·신세계·롯데百 '구독서비스' 영토 확장
상태바
"베이커리에 1등급 한우까지"…현대·신세계·롯데百 '구독서비스' 영토 확장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1.18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샤인머스캣이나 디저트 상품 구독 서비스도 준비중
“새로운 소비계층인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한 경험 원해"
현대백화점이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해 '한우 정기 구독 서비스'를 내달부터 실시한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해 '한우 정기 구독 서비스'를 내달부터 실시한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백화점들의 서비스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과 변화한 라이프 스타일을 겨냥하기 위해 배송 전쟁에 이어 구독 서비스까지 뛰어들었다.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유보다 이용의 가치가 중요해짐에 따라 구독 서비스 영역의 확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오는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등심·채끝·안심 등 1등급 한우를 정기 배송해주는 ‘한우 정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 

직접 큐레이팅한 한우를 매달 1회씩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투홈 새벽배송’을 통해 배송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요리하는 ‘홈쿡족’이 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프리미엄 식재료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가 번거롭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샤인머스캣이나 디저트 상품 구독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며, 개월 수를 나누거나 장기적 구독 서비스를 펼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시장은 포화상태...소비자를 붙잡아야 성공

백화점의 구독 서비스는 신세계백화점이 최초로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월 5만원에 빵집 ‘메나쥬리’를 방문해 인기 제품 5종 중 1개를 매일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베이커리 월정액 모델을 선보였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월 18만원에 고급 제철 과일 3~5종을 골라 매주 집으로 보내주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역시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빵 정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매달 혹은 매주 이용료를 내고 사용자가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공급자로부터 제공받는 것이다. 일정 금액을 주고 받는다는 의미로 ‘구독 경제’라고 칭하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이 제공하는 과일 구독 서비스. 월 18만원으로 매주 3~5종의 과일을 맛볼 수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이 제공하는 과일 구독 서비스. 월 18만원으로 매주 3~5종의 과일을 맛볼 수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과거 신문이나 우유배달 등을 중심으로 존재하던 구독 경제는 최근 기술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영상 콘텐츠 구독 서비스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왓챠는 물론, 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리디북스, 취미 키트 구독 서비스 하비인더박스 등 다양한 분야에 구독 경제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월 3900원으로 이모티콘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플러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용자가 그날 감정과 상황에 맞춰 카톡 내 15만개 이모티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 교수는 구독 경제에 대해 “오늘날에는 시장이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를 얼마나 오래 붙들고 있느냐가 중요한 요인이 됐다”면서 “구독 경제는 ‘우리 기업의 소비자’로 만들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소비자와 콘택트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학연 서울과학기술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 경영콘서트에서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한 경험을 원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모델도 단순 제품 판매에서 제품이 제공하는 기능이나 최종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독경제, 지난해 40조원대까지 성장

실제로 구독경제의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5조9000억 원에서 2018년 31조9000억 원, 지난해 40조1000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희 교수는 “소비자와의 연결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추가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안내도 할 수 있어 구독 경제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거나, 제품의 질을 확보하지 못하면 되레 위기에 빠질 수 있다. 2011년 화장품 구독 서비스로 화제를 모은 스타트업 미미박스는 구독 사업을 접은 지 오래다.

이 교수는 “어떤 상품 제공할 것이냐, 상품의 구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가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면서 “내가 케어하지 못하는 특정 부분을 케어할 수 있을 만한 제품이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 추이.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 추이.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