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혁신 위해 CEO부터 변해야…내가 선두에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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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혁신 위해 CEO부터 변해야…내가 선두에 서겠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1.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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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그룹 VCM 회의에서 그룹 경영진에게 변화와 혁신 주문
"권위적 문화 여전히 존재...유연하고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해야"
신동빈 롯데 회장이 13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롯데 회장이 13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1 상반기 롯데 VCM'에 참석해 모니터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진에게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하며 코로나19 이후 재도약을 위한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지난해 경영 지표를 언급하면서 "우리의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분발을 당부했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실적을 언급하며 다각도의 변화를 통한 혁신과 위기 극복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각 계열사 사장들에게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가 무엇이냐"라고 물으며 "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는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 한다"며 비전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실행력 제고도 주문했다. 그러면서 "특히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와 연구개발(R&D)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주력 부문인 유통과 화학이 모두 크게 휘청였다. 예년보다 이르게 연말 인사를 단행하고, 임원수를 100여명 줄인 것도 롯데가 느끼는 위기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 회장은 이에 대해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문화에 대한 논의도 언급했다. 신동빈 회장은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회사 및 그룹 전체 조직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신동빈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다"며 "규제에 대응하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더 나아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IMF, 리먼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우리에겐 ‘위기 극복 DNA’가 분명히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 달라”며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말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VCM은 롯데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그룹의 중장기 목표 및 전략을 공유하는 회의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열린다. 

이날 VCM에는 각 계열사 대표이사를 비롯해 롯데지주와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사업부문(BU) 임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오후 2시부터 4시간 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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