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치열해진 '5G가입자 전쟁'...이통3사, XR기술에 목맨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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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치열해진 '5G가입자 전쟁'...이통3사, XR기술에 목맨 까닭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1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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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로 5G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입자 증가 효과
정부, 조만간 '실감경제 활성화 계획'발표
통신3사,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
억제된 야외활동 탓 스포츠·콘서트 관련 콘텐츠 인기끌듯
지난해 할로윈데이 당시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잠실역 부스트파크 롯데월드타워 앞 아레나 광장에 설치된 할로윈 이글루에서 할로윈 맞이 ‘AR 동물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정부와 이통3사가 올해 목표한 5G 서비스 누적 가입자 2000만명을 확보하고자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사업에 적극 나선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을 사용한 기술과 서비스를 말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실감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감경제(Immersive Economy)는 AR, VR와 같은 실감기술을 활용해 산업현장, 의료, 문화 등 산업 전반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VR는 헤드셋형(HMD) 고글을 쓰고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기술이다. 고개를 어느쪽으로 돌려도 360도 가상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AR는 실제 사물위에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공덕역 U+5G 갤러리에서 U+AR 앱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G유플러스

이통 3사 역시 올해 비통신 사업 성장을 목표로 AR·VR 사업과 관련해서 현재 내부 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계획을 수립 중이다. 

SKT 관계자는 “올해 VR는 온라인 컨벤션을 지향해 가상현실 서비스의 대중화를, AR는 생활소비재 기업들과의 제휴협력을 강화한다"며 "AR사업에서 일반 사용자들이 생활 전반에서 증강현실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적용케이스를 확대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늘어난 비대면 수요 등이 더해지면서 올해 XR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PwC에 따르면 전 세계 AR·VR시장은 2019년 464억달러(한화 약 50조원)에서 2030년 1조5000억달러(한화 약 1647조원)로 3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PwC는 중장기적으로 AR시장이 급속도로성장하며 VR·AR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XR, 통신사에겐 '일석이조'

이통사의 비통신 사업 중 AR·VR의 중요성은 남다르다. 통신업계는 스마트폰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유·무선 통신시장에서 추가 성장이 어려워졌다. 새로운 사업에서 수익성을 창출해야 하지만 5G 등 기반 통신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통신 사업 투자 비용도 통신 서비스 수익 등에서 마련해야 한다. 

SKT가 만든 'AR 동물원' 사진=SKT
SKT가 만든 'AR 동물원' 사진=SKT

XR시장 성장에 따라 통신사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서비스나 인터넷 TV(IPTV) 등의 자체 플랫폼에서  운영하면서 XR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고,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늘어난 데이터 사용량을 바탕으로 5G 등 통신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XR 콘텐츠 시장 확대는 5G 가입자 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SKT에 따르면 AR∙VR 앱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다른 SKT 가입자보다 3배 많다. 

게다가 XR 사업이 대량의 데이터 사용을 전제로 하는 만큼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다른 경쟁자의 진입장벽도 높다.

일반 기업이 XR 콘텐츠를 대규모로 공급할 경우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아프리카TV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통신사에게 망 이용료 명목으로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XR은 당분간 통신사가 과점적 지위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선 이통사

VR·AR시장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발전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자본력과 네트워트 서비스,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한 이통사가 유통플랫폼을 운영하고 스타트업 등 전문 제작기업은 게임, 방송, 커머셜, 국방, 의료, 교육, 부동산, 관광 등 각기 전문 산업 분야에서 컨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구조다. SKT와 LG유플러스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도 가지고 있다. 

VR로 보는 아이돌 콘서트 사진제공=LU유플러스
VR로 보는 아이돌 콘서트 사진제공=LU유플러스

콘텐츠 경쟁력이 플랫폼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해 인기 있을 트렌드를 예상하고 관련 콘텐츠 제작을 계획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랜기간 외부활동을 못한 소비자들이 스포츠 공연, 뮤지컬, 아이돌 콘서트 등 현장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콘텐츠 제작을 위해 스타트업과 통신사의 협업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 통신 3사 플랫폼에 가장 많은 VR·AR 콘텐츠를 공급한 실감 콘텐츠 업계 1위 업체는 벤처기업 '아바엔터테인먼트'다. 아바엔터테인먼트는 역시 올해 뮤지컬과 운동경기 실감 콘텐츠 제작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LG유플러스와 함께 프로야구 VR 중계를 서비스 한 바 있다. 

아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통신사에 없는 VR라이브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스포츠, K팝 콘서트 중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시장 확대에 따라 올해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빔블은 XR 기술을 활용 디지털 쇼룸을 제공한다. 사진=비빔블 홈페이지 캡처
비빔블은 XR 기술을 활용 디지털 쇼룸을 제공한다. 사진=비빔블 홈페이지 캡처

XR기술로 디지털 쇼룸 플랫폼을 제공하는 비빔블도 올해 사업확대를 점치고 있다. 디지털 쇼룸 오프라인 전시관을 디지털 플랫폼위에 구현해 상품 실제 크기와 활용성 등을 실감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 업계관계자들은 디지털쇼룸에서 제품 시연을 관람할 수 있고 실시간 온라인 미팅도 할 수 있다. 그간 외주제작에 집중했던 비빔블은 자체 플랫폼 공개를 앞두고 이통사와 협의 중이다.

비빔블 관계자는 "일반 이용자 접근성을 고려해 와이파이와 LTE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이통 3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XR 사업 특성상 데이터 처리, 플랫폼 접근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통사와 협력이 가능하다. 

강중모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발표할 실감경제 계획은 그간 산업규모로 인식했던 실감경제를 경제전략으로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올해 역시 코로나여파로 비대면 경제 활성화가 예상돼 B2B분야에서의 성장성이 좋을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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