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AI 동원 'TV화질' 경쟁..."저화질 콘텐츠도 8K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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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AI 동원 'TV화질' 경쟁..."저화질 콘텐츠도 8K로"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1.12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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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AI 기술 활용, TV 시장 경쟁력 강화
'바람과함께 사라지다'를 8K로
중국 업체에 앞선 'AI 업스케일링' 기술
당분간 4K·8K 콘텐츠 공급은 어려워
8K 영상
파타고니아의 8K 화질 영상. 사진= Timestorm fims 유튜브 채널 캡처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전세계 TV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기술을 적용, 고화질 영상을 구현하면서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ES2021(국제가전박람회)’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출시될 TV 신제품에 탑재된 AI 기술이 중국 기업 등 후발업체의 기술력과 비교해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개한 제품은 모두 입력되는 영상의 화질과 관계 없이 모델에 따라 4K와 8K 화질로 개선해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CES2021에서 공개한 QNED TV(오른쪽), LG전자가 공개한 OLED TV(왼쪽).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자가 CES2021에서 공개한 Neo QNED TV(왼쪽), LG전자가 공개한 OLED TV(오른쪽).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기술의 핵심은 TV에 탑재된 'AI 업스케일링' 기능이다. 업스케일링(Upscaling)은 부족한 픽셀을 더하고 보정해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 각사의 노하우가 축적된 AI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명암비나 색상 표현의 디테일이 뛰어난 고화질 영상이 만들어진다.

양사가 공개한 프리미엄 TV를 통해 1932년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8K 화질로 감상할 수 있게된 셈이다. 

콘텐츠 품질은 뛰어넘은 하드웨어

업스케일링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 지상파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영상 해상도가 HD 수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영상 해상도는 가로와 세로의 픽셀수로 표시한다. HD 영상은 가로 세로 각각 1280, 720개의 픽셀로 구성된다. 

HD보다 고화질인 FHD(Full HD)는 가로 1920개, 세로 1080개 픽셀로 구성되며, UHD(Ultra HD)는 가로 3820개, 세로 2160개 픽셀로 화면을 구성한다. UHD에서 4K, 8K로 늘어나면 픽셀수도 증가한다. 

삼성과 LG는 물론 글로벌 TV 업계 3위 업체인 중국 TCL사도 8K 영상을 구현하는 TV를 이번 CES에서 소개했다. 

그러나 아직 콘텐츠 제작 분야에선 4K 영상도 흔치 않다. 한국의 지상파 방송은 HD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지상파 3사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프로그램의 50%이상을 UHD 콘텐츠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픽셀수에 따른 해상도 차이.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HD 영상은 픽셀이 92만1600개(1280x720)에 불과해 4K를 지원하는 TV에서는 792만5760개의 픽셀을 추가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화면 빈 공간이 검은색으로 처리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에서 발표한 TV에 탑재된 AI 프로세서는 이 문제를 해결한다. 삼성은 '네오 퀀텀 프로세서(Neo Quantum Processor)’를 LG전자는 '알파9(α9 Gen4) 프로세서'를 각각 자체 개발해 신제품 TV에 적용했다.

프로세서는 AI의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반도체다. 삼성과 LG는 그간 축적한 영상 화질 개선 기술력을 이번 신제품에 담았다. 

중국 업체에 앞선 AI 업스케일링 기술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오 퀀텀 프로세서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자체 개발했다"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력을 적용해 업계 다른 경쟁사 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네오 퀌텀 프로세서는 학습형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통해 이용자의 TV 시청 패턴을 분석한다. 스포츠, 영화, 다큐멘터리 등 사용자가 시청한 영상을 학습해 화면의 입체감과 색상 디테일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화질은 개선한다.

시청자가 어떤 영상을 보는지에 따라 같은 TV 제품임에도 입체감과 명암비 등 색상 표현력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AI 업스케일링 기술 개념도. 사진=엔비디아 블로그 캡처
AI 업스케일링 기술 개념도. 사진=엔비디아 블로그 캡처

LG전자도 100만개 이상의 영상과 1700만개 이상의 음향 데이터를 분석해 '알파9'프로세서에 AI 알고리즘을 제작했다.

화질 개선과 함께 화면에 송출되는 얼굴, 사물, 글씨 등을 또렷하게 부각한다. 영화,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송출 영상의 장르와 시청 중인 화면의 배경을 구분해 최적화된 화질을 구현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알파9 프로세서의 화질 엔진부분은 LG전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다"며 "영상 화질 개선 노하우를 집약했다"고 말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과 LG가 스마트 TV에 탑재한 AI 기술력은 경쟁 업체인 중국 기업들과 비교해 월등히 뛰어난 수준"이라며 "8K의 경우 현재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나 송출할 대역폭이 없는 상황에서 AI 업스케일링이 거의 유일하게 8K 영상을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태희 성균관대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업스케일링은 단순히 화소를 복사 붙여넣기해서 늘려주는게 아니다"라며 "실시간으로 저화질 영상을 4K나 8K 수준으로 전환하는 건 각 업체들의 노하우가 반영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추격하지 못할 정도의 특별한 기술이라고 볼 순 없지만 현 시점에서 앞서 있는 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4K, 8K 콘텐츠 공급은 어려워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계는 여건상 당분간 4K나 8K 콘텐츠를 제공하기 쉽지 않다. 

4K 카메라 등을 활용해 제작한 콘텐츠 수가 적고, 4K 영상 송출시 데이터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넷플릭스 콘텐츠 중 4K 콘텐츠 비중은 절반이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서비스 왓챠의 경우 올해 50여편의 4K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이에 따라 양사의 AI업스케일링 기술은 당분간 4K, 8K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택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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