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의 정문일침] '투자시장 호황기의 우려'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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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의 정문일침] '투자시장 호황기의 우려' 단상(斷想)
  •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 승인 2021.01.12 17: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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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의 투자에 대한 '확증 편향'의 우려
2. 남들이 하니 나도 한다는 '밴드왜건 현상'의 우려
3. 전문가 말을 너무 믿는 '시어서커 환상'의 우려
자신을 객관화하는 '나만의 원칙' 세우자
서기수 다올 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서기수 다올 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잘 나가다가 내가 투자만 하면 꼭 가격이 떨어는 건 뭔데?”

“적당히 수익을 냈다고 생각하고 나왔는데 내가 매도하고 나서부터 엄청 오르니 수익이 나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

이런 푸념을 하는 투자자들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고 종합주가지수가 역사적인 3000포인트를 돌파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는 요즘에도 이런 푸념들이 주변에서 들리니 '투자의 왕도'는 정말 없는 듯 싶다.

늘 시장과 거꾸로 움직이는 것은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나의 투자 종목이고 내가 매수하면 하락, 매도하면 상승하는 것은 정말 자연의 이치일까? 과연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시장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3가지 우려의 마음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많은 분들의 이러한 고민을 함께 해보자. 더군다나 2021년 새해의 분위기는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원자재 및 가상화폐에 투자해도 무조건 수익을 낸다는 의견이 다수인 분위기라서 지금까지의 필자의 경험을 빌어 우려의 생각을 조심스레 적어본다.

투자자들이 꼭 명심해야 하는 투자에 대한 세 가지 우려의 마음 중에 첫 번째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마음이다.

자신의 생각만을 믿고 주변의 얘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일단 투자를 고민하다가 매수를 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 확증편향의 마음이 그대로 유지되고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하리라. 하지만 그러다보니 너무 편협된 마음으로 주변의 변화와 흐름을 무시한 채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맞는 정보와 자료만 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투자의 당위성에 부합하는 주변의 의견에만 귀를 열고 우려스러운 얘기나 리스크에 대한 소리는 귀를 닫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 주식은 물론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다시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는 얘기만 주변에 난무하고 수억에서 수십억 원을 벌었다는 풍문에 생업을 포기하고 아예 전업투자로 해도 지금의 수입은 가져가지 않겠냐며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을 본 적이 있다.

이런 분들에게 꼭 얘기하고 싶은 것이, 서점에 무수히 많은 재테크 책들이 있는데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 썼다고 한다면 실패했다는 사람의 책은 왜 없을까 하는 질문이다.

즉, 우리가 모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청나게 많은,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의 존재를 부정하면 안 된다. 부동산도 같은 의미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2020년 꽤 높은 상승률을 보인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모두 수익을 냈을까? 설사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아직 매도 전 수익률이고 양도소득세나 비용을 감안했을 때 과연 뉴스에 떠도는 소문대로 수익률이 나올까 하는 부분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는 ‘모든 투자자는 투자하는 순간부터 낙관론자가 된다’ 라는 격언과 부합되는 얘기다. 투자를 하면서 귀를 닫는 대신 충분히 귀를 열고 시장의 변화와 위험요소를 항상 챙기는 투자 이후의 자세가 훨씬 중요하다. 아울러 매도나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타이밍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두번째 우려의 마음으로는 ‘밴드왜건 효과’라는 것이 있다.

예전부터 주식투자의 격언 중에 ‘증권회사 객장에 주부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나타나거나 아이엄마가 아이를 등에 업고 나타나면 무조건 보유 주식을 전부 매도하라’라는 말이 있다.

남들이 한다고 나도 조바심에 혼자 뒤처지는 조급한 마음으로 시장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오히려 차분하게 지금상승장 이후의 조정장 같은, 다음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 사전 준비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대세 상승'이나 '상승랠리'나 이런 표현이 시장에 난무할 때는 오히려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

자산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너도나도 뛰어들자는 심리가 만연할수록 '나만의 투자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자산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너도나도 뛰어들자는 심리가 만연할수록 '나만의 투자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를땐 하늘높은줄 모르는 절벽...뒤돌아보면 낭떠러지

절벽과 낭떠러지의 차이점을 아는가? 아래에서 보면 하늘 높은 줄 모를 정도로 오를 일만 있는 절벽처럼 보이지만, 중간까지 올랐다가 뒤돌아보면 내려가는 것이 걱정스러운 낭떠러지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군중행동'으로 인해서 시장의 버블현상이 발생한 경우를 우리는 많이 목격했다. 투자가치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 나보다는 나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니 내게 별 문제가 생길까 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오히려 최고의 투자 결정은 군중과 반대로 하는 경우일 수 있다고 하는 ‘역발상’투자를 권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투자의 가치보다는 주변의 환경 변화에 따라 진행하는 투자라는 점에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겠다. 중요한 것은 절대 불변의 투자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라는 것으로, 지금 시기가 과연 가격이 저렴할 때인지 비쌀 때인지는 조금만 물러서서 지켜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세 번째 마인드는 ‘시어서커 환상’이라는 마음으로, 시장의 전문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마음이다. 이 말은 “모든 예언자(seer)마다 속아주는 사람(sucker)이 있다”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강의나 언론 인터뷰나 컨설팅을 하시는 분들이 시장에 너무나 많다. 물론 그 분들이 일반인들 보다는 자료나 정보 및 경험이 많아서 투자에 대한 식견은 있겠지만 무조건 그분들의 의견이 정답은 아니다.

본인의 투자에 참고만 해야지, 무조건적인 믿음을 주며 맹목적으로 추종하려는 자세는 투자에 있어서 큰 독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시장에 전문가는 없다'

필자가 겸손을 떠는 것이 아니라 진정 '시장에 전문가는 없다'라고 생각한다. 그냥 관련 경험이 많고 성공보다는 오히려 실패의 경우를 더 많이 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참고하는 것이 나은 자세라고 믿는다.

새해가 밝고 많은 독자분들이 앞으로의 재테크나 자산관리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더더욱 주변의 솔깃한 제안 같은 얘기가 많이 들릴 것이다. 그럴수록 객관적으로 본인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현재 재무상황과 목표에 맞는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는 '나만의 원칙'을 정하도록 하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과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표현을 조금 더 강조하고 싶은 요즘이다. '나만의 원칙'을 세우는 첫걸음부터 하자.

●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 & 부동산가치평가 연구소장은 한성대에서 재무관리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에서 재테크 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겸임교수, 한성대학교 경영학과 외래교수, 한국금융연수원 외래교수 등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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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용 2021-01-14 07:21:15
요즘 같을때 진정 필요한 조언인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 때문에 배아파 투자하면 곡소리 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