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부터 '바로배송'까지…롯데·신세계·현대백의 '코로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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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부터 '바로배송'까지…롯데·신세계·현대백의 '코로나' 생존법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1.06 18: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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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3사, 美월마트 벤치마킹
온라인 주문과 오프라인 픽업 결합
배송 속도 단축 위해 기존 매장의 물류기지화 시도
롯데마트 중계점에서 온라인 주문 30분 안에 점포 내 상품을 담고 포장하는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롯데마트 중계점에서 온라인 주문 30분 안에 점포 내 상품을 담고 포장하는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코로나19가 소비의 중심추를 완전히 바꿔놨다.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특히 대형마트의 존재 이유였던 신선식품마저 새벽배송이 등장하며 판도를 뒤집었다. 

미국 월마트, 노드스트롬 백화점, 콜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위주의 종합유통 채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온라인을 휩쓰는 대형 유통 업체 아마존의 등장으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매출 감소로 인한 폐점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아마존 같은 선도기업이 없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지대였던 우리나라도 2~3년전부터 시장 상황이 빠르게 달라지면서 기존의 거대 유통 공룡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선도업체들은 수익성을 확보할 있는 루트를 마련하지 못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당초의 평가와는 달리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해 1조원 대의 적자를 냈고, 마켓컬리도 창사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으나 성장세는 가파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액은 작년 1분기 -5.8%, 2분기 -5.5%, 3분기 -0.7%로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체는 같은 시기 두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커머스 공룡'이라 불리는 해당 전자상거래 업체에 맞서기 위해 국내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강자들은 지금 다양한 도전을 시도 중이다. 

온라인에서 주문, 오프라인서 픽업… 온·오프라인 경계 허물어져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들을 추진 중이다. 롯데마트는 6일 쿠폰 전용앱 'M쿠폰'을 개편한 '롯데마트GO'를 새롭게 론칭했다. 쿠폰·적립, 미리주문, 스마트결제, 입점매장예약 등의 기능을 제공해 고객의 매장 쇼핑 편의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또한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 등 계열사 7곳의 온라인쇼핑몰을 합친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고 전국 7400여개 매장에서 찾아가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SSG닷컴도 온·오프라인 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달 23일부터 SSG닷컴을 통해 제품들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해당 점포의 지정된 장소에서 제품을 찾아가는 '매장 픽업 서비스'를 신설했다. 현재는 이마트 성수점과 서수원점 두 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이는 월마트의 재도약 핵심 전략인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월마트는 아마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미국 전역에 포진된 53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십분 활용,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드라이브 스루로 물건을 받는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서비스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만들었다.

치열한 체질 개선 덕에 월마트는 지난해 3분기(8~10월) 347억달러(15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도 동기 매출(1280억달러) 대비 5.2% 신장한 실적을 올렸다. 3분기 영업이익 역시 5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특히 신세계는 픽업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백화점과 SSG닷컴을 연계하는 '익스프레쓱' 서비스도 최근 선보였다. 기존에는 SSG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백화점의 각 매장에 방문해 수령해야 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전용 공간에서 한꺼번에 비교하고 원하는 상품만 골라서 찾아갈 수 있다.

생존법 찾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자료=각 그룹
생존법 찾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자료=각 그룹

새벽배송 넘어 바로배송, 이제는 '속도 전쟁'

유통업계들의 속도 전쟁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불이 붙었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자 새벽배송, 익일배송에 국한됐던 배송 전쟁이 '바로배송' 등으로 진화한 것. 업계는 더 빠른 배송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리뉴얼하고,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물류 실험'을 펼치며 배송 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배송 속도를 보장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기존 매장의 물류기지화'다. 롯데마트는 점포를 자동화해 주문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위해 '스마트스토어'와 '세미 다크 스토어'를 도입했다. 온라인 주문 30분 안에 점포 내 상품을 담고 포장하는 전 과정을 자동화한 '스마트스토어'는 이번 년도 안에 12개 롯데마트 점포에 적용된다.

매장 일부를 온라인 배송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해 매장 영업과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세미 다크 스토어'는 올해 29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는 지난 2009년부터 런던 중심지에 운영 중인 점포 중 일부를 온라인 전용 물류거점 다크스토어로 변경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고객의 일부 제품을 배송하기 시작한 바 있다. 테스코는 이를 통해 주문량 50%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이마트도 SSG닷컴에서 새벽배송을 전담하고,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피킹앤드패킹(PP)센터를 구축해 당일배송에 대응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국 이마트 매장 110여 곳에 PP센터가 설치돼 하루 최대 배송 처리 물량이 1년 새 20% 늘어난 6만건으로 확대됐다.

배송의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중순 `현대식품관 투홈`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진입했다. 백화점 식품관 상품을 새벽에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가입자가 약 15만명까지 늘었고, 매출도 목표치를 20% 넘게 달성했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비대면, 선택이 아닌 필수…미래형 유통매장이 온다

오는 2월 현대백화점은 서울 최대 규모인 신세계 강남점(8만6500㎡)을 뛰어넘는 규모의 백화점을 여의도에 개점한다. 특히 아마존이 오픈한 세계 최초 무인자동화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의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소비자가 쇼핑을 한 뒤 그냥 걸어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 서비스를 적용했다.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2018년 1월 대중에게 처음 선보인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고'는 대면 서비스가 필요없이 제품 선택부터 구매까지 가능해 '미래의 마트'라고 불린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가 앱만 다운로드하면 줄을 설 필요 없이, 계산 순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쇼핑할 수 있게 했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해당 '아마존고' 기술을 매장에 접목해 상품을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8년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본사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SCA·Strategic Collaboration Agreement)'를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마트가 중계점· 광교점에 우선 도입한 '스마트카트'도 이와 흡사하다. 스마트카트 안에 설치된 리더기를 통해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카트자체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옛날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장이 있는 곳에 돈이 들어오는 구조였는데, 빠르게 온라인 시장이 열림에 따라 오프라인 효율이 더 이상 예전처럼 나오지 않게 됐다”며 “벌어들이는 돈이 온라인으로 빠지게 되니 기존의 사업방식을 따르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무인자동화 시스템의 경우, 비용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추후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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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영 2021-01-07 14:11:43
현백 집앞에 있다보니...
최근 바로투홈 편리해서 새벽투홈도 주문해봤다.
2번째인데 첫번째도 새벽7시이전 배송 시간약속 못지키더니..
오늘은 폭설을 핑계로 오후2시가 넘었는데도 여태 깜깜 무소식..ㅜㅜ
큰 그림을 그리고 업계에 뛰어들었으련만... 이런 작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고객센터는 배송 추적도 안된다하고.. 상담 직원 고객응대 매뉴얼부터 손봐야 할듯하네요..
문의하니 더 화가 나네요ㅜㅜ
이런 체계로 오히려 기업 이미지 버리는 서비스를 왜 만든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