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2200조 돌파…실물경제 뇌관 되나
상태바
부동산금융 2200조 돌파…실물경제 뇌관 되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1.04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9월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2214조9천억원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
집값 급락이나 금리 상승 시 부실화 우려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부동산시장에 몰린 돈이 사상 처음으로 2200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부동산시장에 몰린 돈이 사상 처음으로 2200조원을 돌파했다. 집값이 급락하거나 금리가 상승하면 부실화해 실물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의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21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2019년 연말(2067억원)과 비교하면 7.1%(147조9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금융기관·보증기관의 가계·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과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의 합계를 의미한다. 

지난 2019년 9월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003조9000억원이었다. 불과 1년 만에 200조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는 210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금융은 지난 2017년 말 1792조9000억원, 2018년 말 1918조7000억원, 2019년 2067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명목GDP대비 부동산금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말 76.8%에 불과했지만 2018년 말 101.4%, 2019년 말 107.7%로 증가했다. 

형태별로 보면 가계 여신이 1133조7000억원(전체 익스포저 대비 51.2%)으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관련 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전년동기대비 8.0% 증가했다.

부동산 관련 기업여신은 816조4000억원(36.9%)으로 전년동기대비 10.8% 증가했다. 금융투자상품은 284조8000억원으로 2019년 4분기부터 MBS(주택저당증권)발행이 크게 늘면서 전년동기대비 21.8%로 증가했다. 

작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치솟는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 조달을 늘린 가계 움직임이 두드러진 결과다. 

불어난 부동산금융이 금융 안정을 위협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가 오르거나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 가계부채 등 부동산금융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최근 시장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등 대출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산 가격 조정 우려는 한층 커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17일 0.99를 기록해 지난 4월 22일 1.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국고채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값(국채금리)이 하락(상승)한 결과다. 내년 인플레이션 우려에 10년 만기 미 국고채 금리도 0.9%대로 올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금융으로 인한 리스크가 높다 해도 당분간 국가적 경제위기에 직면할만큼의 큰 위기가 오진 않을 것"이라며 "현 정부의 경우 부동산 규제가 강해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가 잘 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가계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위기가 올 수 있겠지만 정부가 상당기간은 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며 "실제로 금리를 올리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