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日언론 "총리위에 니카이 간사장 있다"...궁지에 몰린 스가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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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日언론 "총리위에 니카이 간사장 있다"...궁지에 몰린 스가 총리
  • 라미 일본 통신원
  • 승인 2020.12.31 12:1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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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힘키운 니카이 간사장
니카이, 스가 총리 면전서 자신이 킹메이커라고 호령
일본 네티즌, 니카이 간사장 퇴진 요구
라미 일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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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 통신원] 신형 코로나가 일본 전역에서 급격히 재확산하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등 8명이 지난 14일 회식을 한 사실이 밝혀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회식에 스가 총리는 불참 예정이었는데 니카이 간사장이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현직 총리를 불러냈다는 사실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게다가 30일 기존에 알려진 사실 외에 니카이 간사장이 스가 총리 앞에서 자신이 킹메이커라고 호령하는 등 하고 싶은 말을 마구 내뱉었다는 사실까지 보도되고 있어 스가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회식 문제에 관해 스가 총리는 최근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지만, 니카이 간사장은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다는 식의 비상식적인 발언을 해 일본 국민의 비난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니카이 간사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의 이런 자신감 뒤에는 스가 총리조차 쩔쩔맬 정도로 자민당 내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스가 총리는 신형 코로나가 급속히 재확산해 일본 국민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에도 일본 정부의 여행 할인 정책인 GoTo 캠페인의 중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의료 관련 수장들이 ‘의료 긴급사태 선언’을 하기에 이르자 스가 총리는 지난 14일 급거 GoTo 캠페인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 등이 가진 ‘스테이크 회식’에 비판 봇물. 70세 이상의 ‘중진’ 8명이 ‘송년회’라는 제목과 함께 ‘송년회’의 주요 참가자를 지난 16일 보도한 ANN 뉴스. 사진=TV아사히 캡처.
스가 총리 등이 가진 ‘스테이크 회식’에 비판 봇물. 70세 이상의 ‘중진’ 8명이 ‘송년회’라는 제목과 함께 ‘송년회’의 주요 참가자를 지난 16일 보도한 ANN 뉴스. 사진=TV아사히 캡처.

이 소식을 접한 자민당 파벌 중 하나인 니카이파의 간부는 ‘자기 멋대로 중지 따위를 하다니’라며 격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 이유는 니카이 간사장이 ‘전국여행업협회’ 회장을 지내고 있고, GoTo 캠페인 중지 발표 직전에 관광업계에 ‘GoTo 캠페인’의 전면 중지는 없다고 설명했던 전적이 있어 체면을 구긴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GoTo 캠패인 일시 중지를 발표한 당일 저녁 스가 총리와 니카이 간사장 등 8명이 참석해 회식을 가진 사실이 밝혀졌고, 유력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는 지난 23일 스가 총리가 니카이 간사장이 갑자기 불러내 참석하게 됐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에 스가 총리는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니카이 간사장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7일, 일본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자민당 정권에 비판적인 타하라 소이치로 씨가 메인 MC인 BS아사히의 ‘격론! 크로스 파이어’에 니카이 씨가 출연해 논란이 됐던 회식이 ‘식사를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메인 MC인 타하라 씨가 ‘일반인들은 보통 올해 송년회도 포기하고 있다.’라고 지적하자 ‘회식을 목적으로 만난 게 아니다.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 즉 지금의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자리였다.’라며 언짢은 표정으로 답했다.

지난 27일, 토론 방송인 BS아사히의 ‘격론! 크로스 파이어’에 출연해 답변하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 사진=BS아사히 캡처.
지난 27일, 토론 방송인 BS아사히의 ‘격론! 크로스 파이어’에 출연해 답변하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 사진=BS아사히 캡처.

그러나 논란이 됐던 회식에 참석했던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신형 코로나 사태의 대응을 위해 모였다고는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참석한 인물들이 스가 총리와 니카이 간사장 외에는 일본 프로야구팀인 소프트뱅크의 구단 회장, 배우, 정보방송의 전 MC 등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결국, 애당초 국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음에도 스가 총리가 억지로 참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지난 30일 인터넷 언론 매체인 ‘FRIDAY 디지털(일본의 유력 출판사인 고단샤가 운영)’은 니카이 간사장이 단순히 스가 총리를 불러낸 것뿐만이 아니라, 스가 총리를 앞에 두고 자신이 킹메이커라는 둥,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 이어가 다른 참가자들은 거의 말을 하지 못해 회식 분위기가 내내 냉랭했다고 전했다.

애당초 자민당 내에서 무파벌인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에 취임할 수 있었던 것도 니카이 간사장이 후견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그런 상황에서도 장기 집권을 위해 취임 당시 각종 개혁 정책과 함께 가장 최우선 정책으로 코로나 대응을 내세웠다. 그런데도 그와 모순되는 GoTo 캠페인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니카이 간사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본 언론의 중론이다.

이에 관해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진정 이 사람을 퇴출시키고 싶다면 자민당 지지율을 급락시켜야 한다. 내각 지지율은 벌써 급락 중이고 스가 씨는 단명으로 끝날 것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자민당에 맡기고는 싶지만, 일단 고름을 짜내기 위해서라도 여기는 여론의 냉엄함을 보여 줘야 한다.’, ‘이 녀석이 없어지면 얼마나 많은 이익이 창출될 것인가.... 아니, 이익이 창출된다기보다 손실을 억제한다고 하는 편이 적절할지도...’.

‘지역 유권자 여러분, 정말 부탁해요. 본인은 아직도 의욕이 있는 것 같은데, 니카이 씨만큼은 낙선시켜야 한다는 기세로 잘 부탁합니다.’, ‘반기를 드는 소장파가 내부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 이 정당의 미래는 없다.’ 등 대부분 자민당은 지지하지만, 니카이 간사장만큼은 퇴출시키기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 2005년, 일본 전국여행업협회의 총회에서 회장 연임이 결정된 후, 발언하고 있는 니카이 씨. 사진=니카이 의원 홈페이지.
지난 2005년, 일본 전국여행업협회의 총회에서 회장 연임이 결정된 후, 발언하고 있는 니카이 씨. 사진=니카이 의원 홈페이지.

현실은 많은 일본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난 22일, 일본의 유력 매체인 ‘문춘 온라인’은 니카이 간사장은 관광업계 외에도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제2차 아베 내각이 수립된 이후 자민당 내에서 힘을 비약적으로 길렀다고 전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지난 2014년 자민당 총무 회장의 연임에 성공한 후, 각종 기업과 협회로부터의 진정이 쏟아졌다고 한다. 게다가 2016년에 자민당 간사장에 취임하면서 권력이 니카이 씨에게 더욱 집중됐고 ‘전국토목개량사업단체연합회’의 회장으로까지 취임하면서 명실상부한 ‘농업토목의 거두’로 군림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록 니카이파가 자민당 내에서는 4번째 규모의 파벌에 지나지 않지만, 정치 자금 모집 능력만큼은 당내에서 최고인 점도 니카이 간사장의 강한 영향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언론 매체인 ‘NEWS 포스트 세븐’은 지난 26일 ‘현재의 스가 씨에게 있어서 니카이 씨는 총리로 만들어 준 은인이다. 무파벌인 스가 총리는 당내 기반이 약하고, 니카이파의 지지가 없으면 정권 유지가 위험해진다. 역학관계로 봐도 스가 총리는 후견인인 니카이 간사장에게 거역할 수 없다.’라는 자민당 중진 의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상왕으로서의 니카이 간사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스가 총리는 협의 없이 GoTo 캠페인의 일시 중지를 결정해 니카이 씨의 분노마저 사버렸다. 게다가 지지율마저 폭락하고 있어 스가 총리가 장기 집권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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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숙 2021-01-03 10:30:28
응원합니다.

너부리 2021-01-01 23:55:11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이현 2021-01-01 20:05:54
잘 읽고 갑니다.
사실상 닛카이 시대군요.

성진화 2020-12-31 21:41:42
잘 읽고 갑니다

AJ 2020-12-31 19:32:30
일본처럼 총리를 뽑는 민주주의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없죠. 아베같은 비상식적인 인물이 총리가되고 그의 관방장관이 대를 잇고 한두사람이 파벌 만들어 조직을 장악하고 참 문제가 많네요. 꼭 우리나라 적폐매국노기득권층이 하는짓과 비슷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