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르는 '팔만전자'...삼성전자, 신축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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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오르는 '팔만전자'...삼성전자, 신축년 전망은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2.28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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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실적 기대감과 연말 배당이 단기적 호재
DRAM·NAND 호황 사이클
미중 무역갈등, 반사이익 장기적 호재
중국의 자국 기업 적극적 지원...
삼성전자에는 부담일 수 있어
삼성전자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장중 8만원대를 터치하며 '8만전자'를 달성했다.

28일 종가 기준으로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거래일 대비 1.16% 오른 7만8700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목표가인 '십만전자'까지도 조만간 오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해 "반도체 업황의 호황 시기가 2022년 하반기로 예상되고, 비메모리 부문의 매출만 받쳐준다면 '십만전자'도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이런 오름세라면 좀 더 빠르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렁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20% 넘게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지난 1년을 주기로 보면 50% 가까이 급등했다.

52주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코스피 강세에 기여해온 삼성전자의 주가 약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가지 시각으로 해석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2021년 실적 기대감과 연말 배당이 단기적 호재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상승 요인으로 2021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배당 관련한 기관 자금 유입을 제시했다. 기관은 지난 23일부터 792만여주를 내리 사들였다. 

이런 주가 상승이 단기적 급등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이제서야 인정 받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PER이 낮아지는 씨클리컬로 구분되는 기업"이라며 2021년 삼성전자의 순이익 컨센서스 최고치를 44조원으로 제시했다. 

2021년 삼성전자 순이익 컨센서스 전망치. 그래프=하나금융투자

이 연구원은 "2018년 사상 최고치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며 "12개월 예상 PER가 15.1배로 이익 증가 국면에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은 이익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호재 요인은 꾸준히 높이고 있는 배당성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꾸준히 배당성향을 높혀왔고, 현재는 30% 후반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꾸준한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익 개선이 곧 배당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루어지는 선순환인 것"이라고 밝혔다.

DRAM·NAND 호황 사이클·미중 무역갈등 반사이익 장기적 호재

반도체 업종의 2022년이라는 호황기 시점은 장기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자극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RAM 산업이 공급 부족에 진입한 뒤 2022년까지 2년까지 장기 호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여타 DRAM 업체들의 분기 실적의 성장세가 2022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연구원은 NAND 산업의 호황기 역시 2022년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NAND 업체들이 공격적인 장비 증설을 이어가고 있어 엔터프라이즈용 SSD 시장도 수요가 자극될 것이라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언택트와 클라우드, AI 시대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도 (성장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DRAM 사이클이 앞으로 2년간은 성장 드라이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 공정을 활용해 10나노미터 초반급 DDR4 D램 모듈 양산을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 공정을 통한 10나노미터 이하 D램 기술 개발에 착수하고, 내년에는 최신 D램 표준규격인 DDR5 D램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지난 7월 DDR5 D램의 표준안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DDD5 D램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차세대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기존 DDR4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와 소비전력 효율성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중국기업 제재도 삼성전자에게는 호재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부터 무역분쟁의 일환으로 중국과의 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제재 리스트에 중국의 파운드리 SMIC를 포함시켰다. SMIC에 전략 물자를 수출할 때 특별 허가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호재다. 중국 기업이 담당했던 일정 부분을 국내 기업도 나눠가지게 되면서 업계의 입지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중화 동맹이 약화되면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에서 TSMC와의 격차를 좁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SMIC 제재로 중국의 스마트폰과 팹리스 업체들이 이미지 센서와 지문인식 센서 등의 핵심 부품 수급을 위해 삼성전자와 DB하이텍에 주문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이라는 반도체 호황기 시점은 장기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자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자국 기업 적극적 지원...삼성전자에는 부담일 수 있어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반도체 관련 밸류체인을 국산화 시키는 것은 삼성전자에게 부담 요인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SMIC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 SMIC는 TSMC, 삼성전자처럼 7nm 이하 초미세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SMIC는 지난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 2차 상장을 통해 약 9조원을 조달했고, 이 자금은 모두 초미세공정 진입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엔 5nm 공정부터 필수적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 노광장비 도입을 추진하다가 미국 정부의 견제로 실패하기도 했다.

SMIC가 화웨이와 함께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떠오르자 중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미국은 막아내면서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관련 입지가 줄어들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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