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희 칼럼] 2021년 세계 증시② 반드시 선택해야할 투자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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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 칼럼] 2021년 세계 증시② 반드시 선택해야할 투자테마는
  • 서진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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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재발 가능성 크지 않아...주요국 '언제든지 유동성 공급' 나설것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황 안올듯...미 연준은 2021년 이후로 설정하고 있어
코로나 대유행 계기로 ESG 관심 본격화...시급하고 혁신적 변화 요구로 부상
미국도 뒤늦게 ESG에 '큰 관심'...ESG투자 ‘착한’ 투자 너머 '미래의 성장’ 위한 전략
서진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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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 금융 칼럼니스트] ①에 이어 계속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기’는 다시 올 것인가? 

과거 금융위기들과 이번 코로나 팬데믹의 근본적 차이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한 목소리로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무제한적으로 쏟아 붇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 회복이 언제쯤 가능할 것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반대로 한가지 분명한 것은 향후 바이러스 재확산 등으로 실물 또는 금융시장의 위기 상황이 재발할 경우 재정 및 통화정책을 언제든지 추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미국, 유럽 그리고 한국을 포함 대부분의 정부와 중앙은행이 코로나 팬데믹이 완전히 종식되고 경제 정상화가 확인될 때까지 최소 지금 수준의 재정 및 통화부양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한다면 risk-off 모드로 전환하는 시점은 2021년이 아닌 그 이후가 될 수 있습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다양한 정책적 믹스가 계속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선진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속된 확대적 통화정책 및 재정 부양책을 합친 강력한 비전통적 정책을 계속 집행하면서 문제가 생길 시 즉각 경제주체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더욱 분명히 할 것입니다.

다만 경제활동 축소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역봉쇄 등으로 예전과 같은 정책의 승수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강력한 재정 부양책을 약속하는 정치적 수사는 계속되겠지만, 실제 집행 보다는 립서비스 수준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2021년은 전세계적으로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며, 특히 차입비용이 높은 국가들의 경우 이전 경제 사이클로 복귀가 늦춰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무제한적 통화정책과 재정 부양책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져올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 확산으로 감소했으나, 2021년 경제 회복이 확산되면 완만하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무제한적으로 공급된 유동성과 저금리가 결합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급격히 반등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코로나 팬데믹의 정상화가 차별적으로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미 연준이 설정한 2% 인플레이션 상한선을 돌파할 시기는 2021년 보다 이후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각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통제하는 전통적 정부 예산 시스템에서 벗어나 조금 더 유연한 재정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향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낮은 성장율, 낮은 금리, 낮은 인플레이션 및 느슨한 재정 및 통화정책은 부채의 급증과 소득 및 부의 불균형 사이의 균형을 찾는데 아직까지는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021년 세계경제는 어느 수준으로 회복될 것인지, 경제위기가 재발하지는 않을지 등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1년 세계경제는 어느 수준으로 회복될 것인지, 경제위기가 재발하지는 않을지 등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무역과 세계화(Globalization)는 여전히 유효할까?
글로벌 무역,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추세'

198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 무역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2000년대 초반까지 글로벌 무역의 성장율이 GDP 성장율을 압도하였습니다. 이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시작으로 선진국의 제조시설이 중국, 인도, 남미 및 동남아 등 저임금 비숙련 노동력 중심의 국가로 이전되면서, 생산 단가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은 2000년대까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들의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과 국가안보를 연계하고 경제의 정치화가 강해지면서 글로벌 무역의 성장율은 글로벌 GDP 성장율과 동일한 수준으로 하향되었습니다.

글로벌 GDP 성장율 대비 글로벌 무역 성장율 비교. 출처= Datastream, Bloomberg, Amundi
글로벌 GDP 성장율 대비 글로벌 무역 성장율 비교. 출처= Datastream, Bloomberg, Amundi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는 경제 주권과 보건의료 주권의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국내 산업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 역시 사이버보안, 무역분쟁, 지정학적 위험 등 개별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비용과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생산원가의 최적화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소비자,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생산과정의 공정성과 친환경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며 저개발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ESG가 투자는 물론 기업경영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생산 시스템 재설계를 이미 진행하고 있습니다. 2~3년 후에는 이렇게 변화된 생산 시스템이 무역 패턴에도 큰 변화가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지역 내 소비와 생산이 경기 사이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글로벌 무역을 압도할 것이며, 앞으로 투자자들이 어떤 지역과 산업을 선택할 때 이러한 요인들을 반영해야 합니다.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반드시 선택해야 할 투자테마는 ESG
이제 ESG는 더 이상 ‘착한’투자가 아냐...장기수익율 확보 위한 ‘최적’의 투자전략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에서 약 9천만 명의 인구가 새롭게 극빈층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의 확산은 금융시장과 자산가격의 안정성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대면방식에서 온라인으로 생활 양식의 급격한 이동, 국가별 기술과 보건환경의 격차 확대 그리고 글로벌 무역의 퇴조와 역내 경제활동 증가 등 코로나 팬데믹의 실제적인 영향은 소비, 생산 및 투자 등 모든 경제활동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전염병 대유행을 겪으면서 인류는 당장 중요하지 않거나, 개인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환경 문제(E), 사회적 책임(S) 그리고 기업의 생산과 투자활동의 기준을 바꾸는 지배구조(G)에 대해 당장의 시급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의 ESG 투자 이유. 출처= BNPP, ESG Global Survey 2019
기관투자자의 ESG 투자 이유. 출처= BNPP, ESG Global Survey 2019

BNP파리바의 2019 글로벌ESG 서베이에서 응답한 기관투자자와 자산 운용사 중 52%가 장기 수익율 향상을 위해 ESG에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고, 37%가 투자위험 감소를 위해 ESG를 투자의사결정의 기준에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그동안 ESG 가 투자보다는 규제에 대한 대응이나 기관의 평판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다는 평가를 일축하는 결과입니다.

이 중 환경(E)에 대한 투자는 기후변화, 탄소배출규제, 친환경적 생산시스템 및 인프라구축 등이 포함됩니다. 이중 친환경(대체)에너지나 전기자동차 등은 이미 2020년에 주가 상승율이 가장 높은 투자테마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2021년에도 지속될 전망인데,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한 재정정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새로운 사회 인프라 구축에 따라 집중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 예상됩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이미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복귀는 물론,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정책의 획기적 대전환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향후 미국 정부의 인프라투자는 화석원료-탄소배출에 대한 강력한 규제, 신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대규모 기반시설 투자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해 유로 정상들이 어렵게 합의한 유럽 회복기금(Recovery Fund) 역시 총 7500억 유로의 기금 조달 계획중 2250억 유로를 그린본드 발행으로 충당할 계획입니다. 이번 유럽 회복기금의 그린본드 발행계획은 2019년 전세계 그린본드 총 발행규모와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그린본드로 조달된 자금의 사용이 친환경 산업과 기업 등으로 엄격히 제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회복기금 중 최소 30% 이상이 친환경관련 산업과 기업에 투자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대륙별 ESG 투자 분포. 출처= GSIA yearbook 2020
대륙별 ESG 투자 분포. 출처= GSIA yearbook 2020

그동안 유럽에 비해 ESG 또는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고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미국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총 시즌에 S&P 500지수에 속하는 기업들 중 환경 및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주주총회 안건을 지지한 주주의 비중이 처음으로 30%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는 미국의 대주주가 연기금 및 금융기관 등 주로 기관투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놀라운 변화입니다.

그동안 ESG 투자를 선도했던 유럽이 탄소배출권 도입 등 기후변화 테마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최근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와 같이 좀 더 산업적 특성이 드러나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ESG 관련 시장지수 개발과 ETF등을 활용한 패시브 투자전략을 통해 ESG 투자규모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폴, 우리나라의 공적 연기금을 필두로 ESG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향후 전세계에서 ESG 투자 잠재력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ESG투자시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어떻게’ 투자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일 것입니다. 흔히 ESG를 잘 실천하는 기업은 ‘착한’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적정’한 수익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투자자로서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물론 여기서 ‘적정’한 수익율을 얼마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착한’ 소비와 투자를 통해 기업활동을 감시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착한’ 제품과 서비스에 소비자가 몰리며 기업 매출이 증대되거나, 기업과 오너 일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 역시 주가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거나 주주총회에서 직접적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최근 대표적인 ESG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두가지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ESG를 기업 경영에 잘 반영하고 있는 ESG리더 기업(ESG Leader)들에 투자하여 안정적이고 양질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동시에, 향후 ESG 전반 혹은 일부 요소가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이 예상되는 기업(예를 들면 탄소배출감소에 기여하는 신기술 또는 신상품의 개발, 화석 에너지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 아동노동력 착취를 방지하도록 생산시설의 이전 등)인 ESG 향상 기업(ESG Improver)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ESG 향상 기업은 ESG 도입 또는 강화를 통해 미래 기업가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전략입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선진국 위주였던 ESG투자 포트폴리오가 국가, 섹터, 테마별로 다양화되고 있으며, 주식, 채권 등 개별 증권에서 펀드, ETF까지 투자 대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착한’ 투자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의 ‘성장’을 위한 투자전략으로 ESG를 봐야 합니다.

2020년은 일상의 소중함이 무엇보다 크게 다가온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뀐 가정, 직장, 학교와 공동체의 생활 양식이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 이후에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사회적 룰을 만들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금융시장 역시 2020년은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는 투자 격언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한 해로 주식, 채권, 부동산과 금까지 모든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였습니다. 연말에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시작으로 경기 회복과 정상화에 대한 강한 기대로 시작할 2021년은 투자자의 역량을 시험할 한 해가 될 것입니다.

 ● 서진희 금융 칼럼니스트는 국내 보험사에서 채권운용을 시작으로 국내 및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20년이상 펀드운용, 상품마케팅과 해외투자를 담당했다. 현재 NH-Amundi 자산운용 글로벌투자부문장 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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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용 2020-12-31 10:43:52
내년에 투자를 위해 고민해야 할 중요한 내용을 잘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환경과사회를 생각하는 투자, 중요할 것이라는 점에서 공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