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코로나] ② 팬데믹에 '울고 웃고'..생존전략 다시 쓰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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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코로나] ② 팬데믹에 '울고 웃고'..생존전략 다시 쓰는 기업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2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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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슨모빌의 쇠퇴와 기술주의 도약 두드러져
치명타 입은 공유경제 기업들도 재도약 꿈꿔
에어비앤비는 최근 뉴욕증시 화려하게 데뷔하기도
올해 기술기업들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평가되며 상당한 도약을 이뤄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기술기업들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평가되며 상당한 도약을 이뤄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다우지수는 미국 뉴욕 주식시장을 대표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30개 구성종목의 주가를 단순 평균 방식으로 계산해 지수화시킨 다우지수는 미국 경제를 반영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지난 8월, 즉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한 차례 폭풍을 일으키고 난 후 다우지수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무려 92년간 다우지수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아왔던 엑슨모빌이 다우지수에서 퇴출당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기업들 중 시가총액이 가장 컸던 엑슨모빌은 이미 2012년 애플에게 시총 1위 자리를 내주고, 이후 기술주들에게 잇따라 추월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산업의 대표주자였던, 그리고 미 경제를 대표했던 엑슨모빌이 다우지수에서 퇴출당한 것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 경제에 상당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에너지 쇠퇴·빅테크 도약 이끌다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바로 코로나19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자동차는 그대로 멈췄고, 뱃길과 항공길도 모두 막혔다. 에너지 수요가 급감하면서 유가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고, 이는 석유기업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엑슨모빌 역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CBS뉴스는 엑슨모빌의 다우지수 퇴출 소식을 전하면서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 석유기업들은 50년 전에 비해 훨씬 영향력이 낮아졌다"며 "화석 연료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며 석유기업들의 침체를 이끌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엑슨모빌의 빈 자리를 채운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기업인 세일즈포스였다.

세일즈포스는 2009년 3월 이후 주가가 무려 27배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두드러진 주가 상승세를 보여준 종목이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같은 변화는 에너지 중심에서 클라우드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슨모빌의 빈 자리를 세일즈포스가 채웠듯, 코로나19가 에너지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면, 반대로 기술주는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종목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이전, 즉 11월 이전까지 뉴욕증시를 이끌어온 것이 빅테크였다는 점만 보더라도 코로나19가 빅테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로 많은 이들이 자택에 머물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직접 회사에 나가서 업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줌' 등 화상회의를 통해 업무를 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대신 '아마존'을 통해 온라인 구매에 나섰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소비자들도 늘었으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근황을 전하는 이들도 늘었다. 

기업들 역시 디지털 기술 채택에 나서면서 빅테크는 더욱 각광받게 됐다. 

맥킨지는 "기업들의 디지털 기술 채택이 불과 8주만에 약 5년 이상 진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끈 디지털 기술로의 빠른 변화는 회복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코로나19 시대에 오히려 빅테크가 각광을 받으면서 이들 주가도 고공행진을 펼쳤다. 애플은 미국 상장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했고,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 증시가 경제와는 동떨어진 흐름을 보이게 하는 원인이 됐다.

근무형태 변화 이끄는 빅테크

빅테크들은 단순히 자사 실적만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반의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빅테크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원격근무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는 등 전통적인 근무 형태에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원격근무를 실시하면서 기업 생산성이나 실적에 타격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근무 형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내년 6월까지는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하지 못할 것 같다고 언급, 원격근무를 연장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구글 역시 '다양한 근무 형태에 대해 다양한 실험을 해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초 내년 7월까지 직원들의 원격근무 허용 기간을 연장했으나,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트위터 역시 코로나19 이후에도 전 직원을 상대로 '영구 재택근무제'를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 또한 향후 5~10년 내 전직원의 50%가 원격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난 5월 "향후 10년에 걸쳐 코로나19로 촉발된 분산형 업무방식, 즉 재택근무를 중심으로 회사의 운영 방식을 영구적으로 재조정하겠다"며 재택근무 확대 방침을 약속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직원들이 근무시간의 절반 정도는 재택근무를 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며 "안전한 시기가 되더라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더 많은 융통성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공유기업들은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울고 웃으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사진은 에어비앤비. 사진=연합뉴스
공유기업들은 올 한해 코로나19로 인해 울고 웃으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사진은 에어비앤비. 사진=연합뉴스

'롤러코스터' 한 해 보낸 공유경제 기업

코로나19가 공유경제에 미친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보건 위기는 낯선 이들과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안겨줬고, 이는 에어비앤비, 우버, 위워크 등 공유경제 기업들에게 고스란히 타격을 입혔다.  

코로나19 공포가 최악으로 치닫았던 지난 3~4월 에어비앤비의 예약 건수보다 예약 취소 건수가 더 많을 정도였다. 이에 지난 5월 에어비앤비는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1900명을 감원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야만 했다. 

우버와 위워크도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우버 역시 3700명을 대량 해고한 지 2주만에 또다시 3000명을 추가적으로 감원하는 등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줄였다. 

위워크의 최대 투자사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순손실이 9000억엔(약 1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1~3월 분기 순손실은 1조3765억엔(약 15조7500억원)을 기록, 일본기업의 분기별 순손실 중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 도쿄전력홀딩스(1조3972억엔 순손실)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였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공유기업들은 재도약을 꿈꿨고 일부 기업들은 성과를 냈다. 

우버는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껑충 뛴 점에 주목, 승차 공유 서비스 대신 배달 서비스업으로 성장 동력을 옮기고 있다.

우버는 지난 7일 자율주행차 사업과 에어택시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전동킥보다 및 자동차 공유 자회사인 점프를 경쟁사 라임에 매각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7월 배달앱 서비스인 포스트메이트를 26억5000만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다. 우버는 포스트메이트 인수 후 자사 음식배달업체인 우버이츠와 통합할 예정이다.

우버이츠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1분기 총 주문액이 전년동기대비 무려 52% 급증한 바 있다.

에디슨 트렌드에 따르면 소프트메이트와 우버이츠가 통합할 경우 미국 음식배달 매출 시장의 약 37%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음식배달 사업이 연간 2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배달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우버 역시 새로운 도약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위워크도 타격에서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됐지만, 모든 사람들이 집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집 근처의 위워크 사무실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위워크 또한 재도약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포브스는 "코로나19는 위워크를 매우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만들었다"며 "화상회의를 실시한 결과 일부 직장인들은 어수선한 집 안에서 카메라를 켜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들이 가까운 사무실에서 원격근무를 하기 시작하는 점은 위워크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주목할만한 도약은 에어비앤비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IPO 공모가는 68달러였고, 10일 주당 146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144.7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112.8% 급등한 것이다.

시가총액 역시 이날 1016억달러(약 110조원)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와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도 더 큰 규모다. 

코로나19 타격이 극심했을 당시 에어비앤비 공모 금액이 180억달러(약 20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성공적으로 데뷔한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에어비앤비가 가지고 있는 사업모델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머무는 호텔보다 오롯이 자신들만 사용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에 타격을 입었던 수요는 빠르게 살아나기 시작한 것. 여기에 코로나19가 끝나면 여행 수요가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에어비앤비의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는 요인이다.  

삭소뱅크의 피터 가르니 팀장은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내년에는 에어비앤비가 매우 긍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행은 앞으로 2년동안 크게 늘어나고 이는 에어비앤비에는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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