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 비관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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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 비관론 확산
  • 라미 일본 통신원
  • 승인 2020.12.26 11:3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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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상 개폐회식 준비해온 연출팀 해산
공식이유, 코로나로 인한 개폐회식의 간소화
실제로는 연출팀 멤버들 간의 불협화음이 원인
조직위원회 내에서도 '올림픽 개최 비관론' 확산  
라미 일본 통신원.
라미 일본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 통신원]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의 총책임자가 지난 23일 기자 회견을 열어 지난 2년 동안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개폐회식을 준비해온 연출팀을 해산한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공식적인 이유는 올림픽 연기로 인한 비용 증가 및 코로나 방역 대비로 인해 개폐회식의 간소화를 위한 작업 효율성 향상을 위한 해산이라고 밝혔지만, 연출팀 내부의 불협화음이 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도쿄올림픽 개최를 불과 7개월 남겨두고 신임 연출 총책임자가 개폐회식을 원점에서 새롭게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내부에서조차 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

도쿄올림픽의 개폐회식 연출팀은 지난 2018년에 일본의 전통 희극인 교겐의 유명 배우인 노무라 만사이 씨를 중심으로 영화감독인 야마자키 타카시 씨, 뮤지션인 시이나 링고 씨, CF 감독인 사사키 히로시 씨 등 유명 예술인 8명으로 구성되어 발족했다.

그러나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도쿄올림픽 개최가 1년 연기된 가운데 일본 정부는 방역을 철저히 해서 2021년 7월 개최를 장담하고 있지만, 개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유명 예술인들로 결성된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팀. 사진의 윗줄 가장 왼쪽에서 두 번째가 전 총책임자였던 노무라 씨(남성), 아랫줄의 가장 왼쪽이 신임 총책임자인 사사키 씨. 12월 24일 후지TV의 낮 정보 방송 ‘바이킹’. 사진=후지TV 캡처.
지난 2018년 유명 예술인들로 결성된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팀. 사진의 윗줄 가장 왼쪽에서 두 번째가 전 총책임자였던 노무라 씨, 아랫줄의 가장 왼쪽이 신임 총책임자인 사사키 씨. 12월 24일 후지TV의 낮 정보 방송 ‘바이킹’. 사진=후지TV 캡처.

그런 가운데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인건비 등의 유지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경비 삭감의 필요성과 함께 올림픽에서의 신형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개폐회식의 간소화가 추진됐다.

이런 이유 등으로 개폐회식 연출팀 총책임자는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CF 감독인 사사키 씨 한 명이 총책임자로서 개폐회식을 준비하고 기존의 유명 예술인들로 구성된 연출팀은 해산하게 됐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애당초 일본 정부는 역대 최다의 국가가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올림픽으로서 ‘평화’와 ‘부흥’ 등의 이념을 기본으로 대규모의 화려한 개폐회식을 준비했다. 그러나 개폐회식의 내용이 점차 확실해 지면서 91억 엔(약 970억원)이었던 예산이 지난해 2월에는 130억 엔(약 1385억원)까지 늘었으며, 신형 코로나로 인한 올림픽 연기로 개폐회식에 사용하는 물품의 보관료나 인건비의 증가로, 예산은 165억 엔(약 1760억원)까지 다시 늘어나는 등 코로나 방역 등을 이유로 비용이 점차 커지자, 예산은 늘렸지만 사실상 행사는 점점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팀 해산을 보도하는 일본 언론. 앞으로 사사키 신임 총책임자 혼자서 연출을 담당, 전임 총책임자였던 노무라 씨는 어드바이저로서 남는다.’라는 자막이 보인다. 사진=TV아사히 캡처.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팀 해산을 보도하는 일본 언론. 앞으로 사사키 신임 총책임자 혼자서 연출을 담당, 전임 총책임자였던 노무라 씨는 어드바이저로서 남는다.’라는 자막이 보인다. 사진=TV아사히 캡처.

신임 총책임자인 사사키 씨는 CF 업계에서 오랫동안 활약했고,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회식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등장하는 ‘아베 마리오’를 기획하기도 했다. 사사키 씨는 ‘그동안 화려한 연출로 점점 규모가 커지기만 했던 개폐회식의 이미지를 확 바꿀 기회’라며, 1964년 도쿄올림픽의 개회식을 예를 들며 ‘당시의 개회식처럼 매우 간소하면서도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신임 총책임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기존 연출팀의 해체 이유가 공식적으로는 올림픽 개폐회식의 간소화이지만, 그 뒤에는 연출팀 멤버들 간의 불협화음이 큰 이유라는 견해도 있다. 우선 지난 1월에는 연출팀 중 한 명인 광고회사 덴츠의 크리에이티브 디랙터인 스가노 카오루 씨가 개폐회식 준비팀의 일원에게 갑질을 한 것이 밝혀져 연출팀에서 하차했다.

노무라 총책임자는 올해 2월에 가진 기자 회견에서 개폐회식 준비가 8부 능선을 넘었다면서도 관련 사안이 간단히 정해지는 것도 아니지만, 모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결정해 가는 작업이 매우 힘들다는 발언을 했다. 

또, 지난 22일 기존 연출팀의 해체를 알리는 기자 회견에서 사사키 신임 연출 총책임자는 기존 연출팀의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자기 분야의 일인자로 그다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는 분들이 아니어서 노무라 전 총책임자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며 자신도 사과한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24일, 후지TV의 낮 정보 방송인 ‘바이킹’의 메인 MC는 뒤에 분명히 뭔가 있었을 거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리고 스포츠 저널리스트인 고바야시 노부야 씨는 올림픽의 간소화가 결정되면서 개폐회식 연출의 방향성이 완전히 바뀌어 여러 명의 훌륭한 예술인이 함께 준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게 됐다며 개성이 강한 멤버가 7명이나 있어 의견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정책 애널리스트인 이시카와 카지오 씨는 ‘이렇게 유명하고 개성이 강한 멤버가 7명이나 모여 있으면 일이 매우 번거롭다.’라고 잘라 말하며 총괄 감독 1명으로 정리된 것에 대해 오히려 실무진들은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참고로 이날 방송에서 도쿄올림픽을 간소화하면서까지 개최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55.5%가 중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25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스포츠호치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내에서도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와 진전이 없는 대표 선수 선발, 차가운 여론 등의 이유로 올림픽 개최에 대한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개폐회식 연출팀의 해체에 관해 일본 네티즌들은 ‘지금 전 세계에서 진심으로 올림픽 개최를 생각하고 있는 나라는 얼마나 있을까? 순수하게 올림픽 개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권에 얽힌 분들은 전전긍긍하겠지.’, ‘도쿄올림픽 중지 발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구나. 대폭적인 간소화는 결국 올림픽 개최 중지를 의미하므로, 올림픽 준비팀들의 해산이 점점 가속화 될 것 같다.

어차피 중지될테니 한시라도 빨리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코로나로 국내 상황이 이런데 해외에서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야. 언론도, 야당도 GoTo(여행 할인 정책)는 비난하면서 올림픽은 운동 선수 등 관계자, 스폰서를 신경 써서 문제 삼지 않는다. 그래서 믿을 수가 없어.’ 등의 반응이 있었다.

도쿄올림픽까지 불과 7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개폐회식의 기존 연출팀마저 해체돼 일본 내에서의 올림픽 개최 비관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 라미 일본 통신원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 현재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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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otori zoa 2020-12-26 17:17:44
역시 일본이 일본하고있군요 ㅋㅋㅋ 상쾌통쾌합니다!

해산 2020-12-26 15:55:04
진짜 궁금하긴하네요 저렇게 차츰 올림픽은 사라지게 될것인지 아니면
원래 계획대로 갈것인지..변종 바이러스도 나왔다는데 내년 여름에 어찌될지 궁금하네요
전세계 사람들은 대부분 코로나 보다 자유를 외치며 자기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살고 있어서
올림픽한다고하면 다들 몰려가서 구경하고 놀고 할꺼 같아요

도우너 2020-12-26 16:07:34
근데 올림픽은 올림픽에 참석할수있는 예선전 같은거 안하나요? 코로나 심각한데 언제 만나서 언제할려는지

John k 2021-01-02 10:15:09
라미님을 통해 일본 언론의 구체적 동향에 대해 잘 알 수있어 너무나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국비유학생 제도 너무나 유용하고 이웃 국가의 동향을 이해 하는데 너무나 유용하다. 특히 라미님의 적극적인 활동이 국익에 또 한일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