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KT-삼성전자, AI 연구개발 위해 함께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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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SKT-삼성전자, AI 연구개발 위해 함께 뭉쳤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0.12.22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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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협력위한 'AI R&D 협의체' 결성
내년초 첫 합작품 '팬데믹 극복 AI' 공개
핵심 API 공공기관과 개발자에게 개방해 공익 극대화
AI 기술로 사회적 난제 추가 해결 추진
우경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상무(사진 왼쪽), 박승기 카카오브레인 대표(사진 가운데), 김윤 SKT CTO(사진 오른쪽) 가 22일 오전 SK텔레콤 판교 사옥에서 팬데믹 시대 공동AI 개발에 협력하기로 결의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우경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상무(왼쪽부터), 박승기 카카오브레인 대표, 김윤 SKT CTO가 팬데믹 시대 공동AI 개발에 협력하기로 결의하고 기념촬영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카카오,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3사가 사회 안전 기여를 목적으로 한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협의체'를 결성했다. 

카카오, SK텔레콤, 삼성전자는 팬데믹 시대의 AI 기술 개발에 협력, 기술 발전을 통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함으로써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을 추진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3사는 이번 AI 동맹으로 각 사가 가진 핵심 역량을 모아 ▲미래 AI 기술 개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 ▲AI 기술 저변 확대를 공동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코로나19가 국가 경제·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시점임을 고려해 우선 코로나 조기 극복과 공공 이익을 위한 AI 개발에 초점을 맞춰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사는 'AI R&D 협의체'를 결성, 각 사 CTO(최고기술경영자) 또는 AI 전문 임원급을 참석시켜 공동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향후 국내 타 사업자 참여는 물론, 글로벌 AI 동맹체 수준으로 규모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함께 하면 글로벌 최고 AI 만들 수 있다"…영역별 동맹 구축

3사 협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삼성전자 등 국내 ICT 기업에 "글로벌 AI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내기업간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AI 분야에서 초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카카오와 삼성전자는 개별적으로 업무협약을 맺은 적이 있다. 또 카카오와 SK는 지난해 서로 상호간 지분을 가져가며 포괄적 제휴를 맺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포괄적 제휴 내용 중에는 AI에 관해 협력하는 내용도 있었다"며 "이번 협력도 제휴의 연장선으로, 결과물을 정확하게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SK텔레콤, 삼성전자는 각각 메신저 플랫폼, 이동통신서비스, 스마트 디바이스 등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수년 간 AI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이 역량을 결합하면 단기간 내에 국내 AI 기술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3사가 결의한 후 협력이 진행됐다. 

이에 3월 공동 실무 그룹이 만들어졌고, CTO급 워크숍을 격주 단위로 정기 운영하고 실무 기획·개발팀이 수시로 온라인 미팅을 진행하면서 핵심 협력 과제를 확인하고 개발 방향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진행해왔다. 

3사 AI 동맹 첫 합작품은 '팬데믹 극복 AI'…핵심 기술·기능 개방

3사가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첫 합작품은 '팬데믹 극복 AI'다. 이 AI는 현재 위치 주변의 코로나 위험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위험도를 분석해 이용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거나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한다. 향후 태풍, 폭우 등 재난 재해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다. 

큰 범주 내에서는 재난 알림으로 볼 수 있지만 AI가 이용자의 주변과 향후 이동경로의 위험도를 예측해 사전 경고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발생 사실 위주로 알려주는 기존 재난 알림과는 차이가 있다.

팬데믹 극복 AI는 유동인구 빅데이터, 공공 재난 정보, SNS 정보 등을 통해 지역별 위험도를 정교화하고, 스마트폰 등에 기록된 일정, 항공권·공연·숙박 예약 정보, 평상시 이동 경로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예측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예를 들어 AI는 서울 을지로입구역 주변 건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공공 정보를 바탕으로 당시 주변 유동인구가 800명, 그 중 20%가 역삼동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분석해 을지로입구의 위험도를 상(上)으로, 역삼동을 중(中)으로 분석한다. 이에 따라 을지로로 출퇴근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자차 이용을 권유하고, 역삼동의 영화관을 예약한 이용자들에게 거리두기를 안내한다. 

은평구에 사는 60대 주부 A씨는 메신저로 "강한 태풍으로 주변 1500가구가 정전됐다"는 안내를 받고, 심장질환으로 호흡기의 도움을 받는 남편을 위해 AI비서에게 긴급 구조를 요청한다. 구조를 기다리며 스마트워치로 의료기관에 실시간 심박도 등 건강 상태를 전송한다. 

또 팬데믹 극복 AI에 대형 한국어 언어모델을 포함한 범용 AI 기술을 적용해 AI가 뉴스를 분석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요약·전달하거나, 다양한 재난 관련 정보 요청을 정확하게 이해해 적절한 답변을 생성해낼 수 있도록 진화시킬 예정이다. 

3사는 팬데믹 극복 AI로 별도 서비스를 만들기보다는 '백엔드 AI 플랫폼'으로 개발한다. 핵심 기능과 기술을 API 형태로 개발자·연구기관·기업 등 공공에 개방하고, 앱·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형태이다. 3사가 함께 운영하게 될 별도의 사이트에 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수익성 내는게 목표가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힘을 합치는거라 사업을 하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AI를 가지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를 하게 되면 비용이나 인력이 들어가겠지만 일단 API를 올려두면 그걸 많은 분들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外 고령화 등 사회적 난제 해결·AI 서비스 공동 개발 등 맞손

3사는 팬데믹 극복 AI를 시작으로 사회 고령화, 미세먼지 등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연구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5G, 스마트폰, AI, 메신저 플랫폼 등 각 사가 가진 다양한 역량과 사업 영역을 융합하는 등 ICT 전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3사는 동맹체에 협력과 합류를 원하는 ICT 기업이 있다면 열린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훌륭한 파트너들과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는 "이번 AI 초협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이번 3사의 협력은 팬데믹 극복이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서 시작해 산업계·학계에서도 널리 사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 컴포넌트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국내 AI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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