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슬라, 21일 'S&P500편입'...팔때일까? 더 사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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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슬라, 21일 'S&P500편입'...팔때일까? 더 사도 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21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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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차익실현 타이밍" vs "지수 추종자금 감안하면 더 간다"
S&P500 편입 기대감 안고 주가 오른만큼 일부 차익매물은 있을 듯
"전체 포트폴리오 중 일부는 차익실현·일부는 그대로 보유" 조언도
테슬라가 21일부터 S&P500 지수에 편입된다. 사진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사진=연합뉴스
테슬라가 21일부터 S&P500 지수에 편입된다. 사진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올 한 해 최고의 인기주인 테슬라가 21일부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다.

편입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18일 테슬라는 6%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 수준인 6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2억주에 이르렀는데, 이는 30일 평균 거래량의 4배 수준이었다. 

많은 월가의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이유 중 하나로 S&P500 지수 편입 소식을 꼽는다. 편입 직전일에 거래량이 폭발한 점, 편입 발표 직후 주가의 급등세가 더욱 가팔랐던 점 등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S&P500 지수 편입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호재였다면 S&P500 편입 시점은 차익실현의 타이밍일까.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다. 

테슬라, 21일부터 S&P500 편입...다섯번째 비중

CNBC에 따르면, S&P500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69%다. 이는 애플(6.57%), 마이크로소프트(5.29%), 아마존(4.37%), 페이스북(2.13%)에 이어 다섯번째다.

현재 클래스 A와 클래스 C로 나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식을 합산해서 생각한다면 테슬라는 여섯번째로 비중이 큰 종목이 된다. 

18일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6588억달러(약 717조원) 규모다.

CNBC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신규 편입되는 종목들 중 테슬라처럼 시총 규모가 큰 것은 전례가 없다. '가장 극적인 편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7배 이상 급등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S&P500 진입과 ▲주식분할 이슈가 대표적인 호재였다고 입을 모은다.

주식분할 이전에는 주당 가격이 한 때 23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지나치게 비쌌던 탓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에 테슬라는 지난 8월 '5대 1' 주식분할을 결정했고, 주가가 40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테슬라 주식이 더 싸보이는 '착시 효과'가 일어났다.

이는 소액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 매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또 한가지 호재는 S&P500 편입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자금만 약 5조달러에 달한다.

S&P500 지수에 편입되면 인덱스 펀드 자금은 지수 비중에 맞춰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약 1000억달러(약 108조원)가 테슬라에 새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중요한 점은 이같은 기대감이 이미 테슬라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16일 S&P500 지수 편입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만 70% 급등했다. 

"S&P500 편입 시점은 차익실현 타이밍"

투자자들은 S&P500 편입 시점이 차익실현 타이밍이 될지, 아니면 추가 상승 동력을 얻게 될지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먼저 역사적 흐름을 보면 차익실현 타이밍이라는 판단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토니 사코나히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S&P500 편입 전이나, 편입 발표 직후의 주식들은 강력한 매수세가 있지만, 편입 이후에는 단기적으로는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흐름이 있다"고 언급했다. 

2010년 이후 S&P500 지수에 편입된 주식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S&P500 편입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강한 흐름을 거두다가, 발표 이후부터 편입 직전까지 약 3%의 추과 수익률을 달성한 후 실제 편입 이후에는 몇달 간은 저조한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S&P500에 신규 편입된 주식들은 편입 이후 6개월간 평균 1.7% 하락했다. 

사코나히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테슬라는 지난 6개월간 23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는데, 이는 S&P500 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역할을 했다"며 "1월 초에는 테슬라의 4분기 판매 실적이 발표되지만, 주가 상승률만큼 아주 좋은 실적은 아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는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GLJ리서치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고든 존슨은 "테슬라 주가가 곧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500 편입 기대감에 지수를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이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 역시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유지하고,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제시, 80%의 폭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적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가 터무니없이 과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 주가 흐름표.
테슬라 주가 흐름표.

"1000달러까지 더 간다"

그러나 올해만 주가가 7배 상승하는 것을 지켜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테슬라 주식을 놓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1000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중국에서의 전기차 수요 급증이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현재 전기차는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 수준이지만, 2025년까지 10%로 늘어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선두주자인 테슬라에게는 더욱 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역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 그리고 전기차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성 등에 초점을 맞추며 투자의견을 각각 '매수', '비중확대'로 제시한 바 있다. 

월가의 전망이 서로 엇갈리면서 블룸버그통신은 "월가가 테슬라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테슬라를 단순히 자동차 제조회사로 평가할지, 아니면 친환경 기업이나, 기후변화 혁신 기업으로 평가할지 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동차 회사로 분류할 경우 실적에 비해 주가는 터무니 없이 높은 수준이지만, 기후변화 혁신 기업으로 분류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가 90달러에서 1000달러로 천차만별인 점도 '월가의 고민'을 반증하고 있다.

테슬라라는 기업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주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으니, 월가 또한 테슬라에 대한 평가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전문 매체인 모틀리풀은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과 차량 소프트웨어, 두 개의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선두주자"라며 "이는 시장이 테슬라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로 평가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의 상승세는 비이성적인 측면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흥분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모틀리풀은 "테슬라 주주들을 위한 한 가지 제안은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되 전체 포지션을 매각하지는 말라는 것"이라며 "대규모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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