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반도체 주문 증가..."2021년 화웨이 감소분 넘어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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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반도체 주문 증가..."2021년 화웨이 감소분 넘어설 듯"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2.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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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 내년도 출하량 공격적으로 제시
애플도 내년 상반기 아이폰 생산량 30% 늘려
반도체 주문· 스마트폰 판매 증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엔 호재
"화웨이 거래선이었던 SK하이닉스는 득실 따져봐야 할 듯"
2012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화웨이 감소분을 넘어서는 반도체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2021년도 출하량에 대해 공격적인 목표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화웨이 감소분을 넘어서는 반도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6일 리포트를 통해 “2021년 스마트폰 업계의 가장 큰 이슈중 하나는 화웨이 출하량 감소분을 어느 업체가 얼마 만큼 흡수하느냐"라며 "2021년엔 화웨이외의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1억4000만대, 중국 내수 시장에서 9500만대를 나눠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화웨이 감소분을 넘어서는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경쟁하는 가운데 업계에선 중국 시장의 패권을 누가 차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11월 화웨이가 매각한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Honor)’가 화웨이 감소분을 흡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마켓펄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45%, 비보가 17%, 오포가 15%, 샤오미가 11%, 애플이 8% 순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2021년도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는 시장 점유율 4%, 아너는 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소분은 9500만대인데 증가는 1억대 이상?

애플을 제외하면 내년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9500만대에 달하는 화웨이 감소분을 놓고 사실상 샤오미, 비보, 오포 간 경쟁이 예상된다.

내년에 가장 공격적인 출하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곳은 샤오미다. 샤오미는 2021년 자사 출하량 목표를 2억4000만대로 설정했다. 올해 샤오미 예상 출하량은 1억5000만대 수준. 

중국의 각 스마트폰 업체 출하량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김 연구원은 “2021년 글로벌 성장률이 13%인 점을 감안하면 샤오미의 2021년 출하량은 2억대로 예상된다”며 “화웨이 감소분에 샤오미의 지난 3분기 시장 점유율을 적용해 계산해 보면 2억 1000만대까지는 합리적인 목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오포와 비보는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하진 않았다. 중국내 점유율이 16~18%인 점을 감안하면 각각 2000만대 물량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추정이다.

여기에 아너가 내년 목표 출하량을 1억대라 밝혔다. 2019년 아너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6871만대. 이 중 중국 판매량이 4630만대였다. 김 연구원 “중국에서 5천만대 미만의 출하량을 기록하던 업체가 1억대를 달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이들 업체가 밝힌 내년도 목표치는 이미 화웨이 감소분 9500만대를 초과한다. 그러나 시장 성장률,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이런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샤오미, 오포, 비보는 화웨이 감소분을 나눠 가지려는 게 아니라 최대한 흡수하려는 전략”이라며 “그렇다 보니 3사는 화웨이 감소분 이상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재고 확보 노력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에겐 호재, SK하이닉스에겐 어떻게?

지난 8월 이후 반도체 제조사들이 메모리 반도체 시설 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면서 점차 생산량이 줄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D램과 낸드 플래시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해 반도체 사이클이 찾아올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 중국발 스마트폰향 반도체 수요 증가는 이 분석에 힘을 보태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니케이 아시아 등 외신은 애플이 내년 상반기 아이폰 생산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0%까지 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사가 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실상 세 곳중 한 곳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퇴출 이슈가 생긴 이후 결국 다른 제조사가 화웨이 감소분을 메이크업(make up)하면서 반도체 제조사의 타격은 적을 것이란 분석이 있었다”며 “최근 중국발 스마트폰향 반도체 주문 증가도 그런 맥락의 연장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업체로서는 고객사 수요 증가가 화웨이 감소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인지, 시장 성장에 따른 추가 주문인지를 구분할 순 없지만 전반적인 흐름이 호재인 건 맞다”고 덧붙였다. 

김경록 연구원은 “삼성은 경쟁사인 화웨이와 오포와는 거래규모가 크지 않았던 걸로 알려졌다”며 “이 상황에서 제재 이후 반도체 주문과 스마트폰 판매도 늘어나니 삼성전자 입장에선 큰 호재”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마이크론이 화웨이의 가장 큰 공급사였고, SK하이닉스 역시 거래선중 하나였다”며 “마이크론은 타격이 클 것이고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손익을 좀 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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