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국유기업이어 트리플A 기업도 '디폴트 속출'
상태바
[차이나 리포트] 국유기업이어 트리플A 기업도 '디폴트 속출'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0.12.16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유기업의 디폴트 증가 추세…작년 12%에서 올해 31%로
AAA 평가 기업 디폴트… 중국 신용평가사 치명상
국유기업 디폴트 사태로 촉발된 중국발 경제위기 우려 커져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국유기업을 비롯한 중국 대형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사태가 이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화천자동차그룹과 융청석탄전기가 디폴트를 선언한데 이어 10일에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칭화유니가 4억50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 원금 및 이자를 갚지 못하고 디폴트를 선언했다. 
 
특히 올해 일어난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가 중국 당국이 집중 육성하던 기업과 국유기업을 포함하고 있어 중국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도 적지 않다.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사태를 두고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러 시각이 존재한다.

우선 중국 당국이 좀비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중국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과 민간이 운영하는 핵심 산업을 중국 당국이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이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해 산업구조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으로 심각한 위기는 아닐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시각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불황에 따른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기업 자금지원 중단 및 축소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이 분석이 맞을 경우 잘 나가는 듯했던 중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에서 BMW와 합작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화천자동차그룹이 지난달 디폴트를 선언했다. 사진=화천자동차그룹 홈페이지 캡쳐.
중국에서 BMW와 합작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화천자동차그룹이 지난달 디폴트를 선언했다. 사진=화천자동차그룹 홈페이지 캡쳐.

中 국유기업, 디폴트 비율 작년 12%에서 올해 31%

중국 국유기업의 디폴트 경고등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켜졌다. 2018년 국유기업인 신장생산건설병단의 산하기관인 제6지부와 중국 최대 민영 에너지기업인 화신에너지그룹의 자회사인 상하이화신국제가 디폴트를 냈다. 지난해에는 중국 국유기업인 중신그룹의 자회사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중국의 디폴트 연쇄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양상이 국유기업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해 1~11월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 가운데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지난해 12%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다른 디폴트 연쇄 우려의 이유는 중국 기업들의 기업 간 상호 빚보증 관행이다. 중국 기업들의 복잡한 연대보증으로 한 기업의 자금난이 보증선 기업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 국유기업들의 디폴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AA 평가 기업 디폴트… 中 신용평가사에도 불똥 

튼튼한 재정과 초우량 기업을 의미하는 신용등급 프리플에이(AAA)기업들이 하루 아침에 디폴트 위기에 처하면서 중국 신용평가사들의 기업 평가가 전세계 금융권으로부터 신뢰도를 잃고 있다.  그리고 중국 기업 평가의 신뢰도 저하는 중국 회사채 자체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부담을 느낀 중국 당국은 기업의 디폴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은 기업의 자금 유용과 채무 상환 회피에 대해선 엄격히 처벌하기로 했다 감독관리 부문과 지방정부에게는 디폴트에 원인을 제공한 각종 시장 주체에게 무관용 자세로 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중국 신용평가사들의 주먹구구식 신용평가 관행에도 철퇴가 내려졌다. 중국 금융당국은 4위 민간 신용평가사 다궁국제에게 기업 신용등급을 부풀리고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1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중국 인민은행도 신용평가사 감독 관리 방침을 발표했다.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은 “현재 중국 신용평가업계의 등급 평가가 불합리하고 차별성이 부족하며 사전 예보 기능도 약하다”며 “신용평가사들이 평가 역량과 작업 결과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24~25일에 진행된 중국 파산법토론해 모습. 중국 당국은 감독관리 부문과 지방정부에게 디폴트에 원인을 제공한 각종 시장 주체에게 무관용 자세로 임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24~25일에 진행된 중국 파산법토론해 모습. 중국 당국은 감독관리 부문과 지방정부에게 디폴트에 원인을 제공한 각종 시장 주체에게 무관용 자세로 임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잇따른 중국 국유기업 디폴트...중국발 경제위기일까?

중국 국유기업의 디폴트 사태 속에도 중국 증시는 코로나19 사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디폴트 사태가 중국 증시의 전체 상승 흐름을 뒤흔들지는 못하고 관련 업종 주가에만 영향을 주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신용 위험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진 않을 것이며 당국이 경기 부양강도를 낮추면서 재정 및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당국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는 중국 언론 행태를 볼 때 이 같은 기사의 정확성에 대해의구심을 갖고 불안해 하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있는 최근 중국 경제 상황 분석자료를 보면 중국 경제 구조상 정부의 개입이 가능한 만큼 당장 경제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중국 국유기업 중심의 디폴트 사태가 중국 정부의 통제 하에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2021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3조7300억 위안으로 올해 2조 6200억 위안보다 크게 확대되는 만큼 경계감을 갖고 상황 변화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유기업의 디폴트 사태가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관여로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중국 국유기업의 디폴트 사태로 촉발된 중국발 경제위기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면서 코로나19로 경기 위축에 직면한 글로벌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 상황이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