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요처 찾은 낸드플래시...콘솔1대가 스마트폰 6.9대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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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요처 찾은 낸드플래시...콘솔1대가 스마트폰 6.9대 몫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2.15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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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5, 엑스박스 시리즈X 전세계적 인기...코로나19 영향
신작에 HDD 대신 SSD 탑재...스마트폰 평균 탑재량(120GB) 대비 최대 8.3배 고용량
게임 생태계 확장이 추가 SSD 수요로 이어져
삼성전자의 8K QLED TV에서 콘솔 게임을 시연 중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8K QLED TV에서 콘솔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연말 성수기 콘솔 게임의 인기가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콘솔 게임을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새로운 수요처로 주목하고 있다. 

14일 오픈 마켓 업계에 따르면 현재 소니가 만든 신형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5’이 물량 부족으로 사전 예약 형식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이후 사전 예약 판매 형식으로 국내에 들어온 물량은 모두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소니의 신형 콘솔 게임 플레이스테이션5. 사진=소니
소니의 신형 콘솔 게임 플레이스테이션5. 사진=소니

쿠팡 관계자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5 추가 예약판매에 대해서는 소니측과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라 추후 일정에 대해선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할 정도다. 

하반기 세계적인 콘솔게임 인기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신작 콘솔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 X/S’역시 지난 9월 국내 출시후 수분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이후 공급 물량 역시 매진을 거듭해 내년 1월까지 한국에 할당된 엑스박스 물량은 모두 소진됐다.

이같은 상황은 한국 만의 상황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이 이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콘솔 게임 이용이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통상적으로 콘솔 게임 판매가 늘어난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MS의 신형 콘솔 게임 엑스박스 시리즈X. 사진=MS
MS의 신형 콘솔 게임 엑스박스 시리즈X. 사진=MS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게임 매체 게임인더스트리가 미국 시장조사 업체 NPD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 게임 시장 이용자 지출이 역대 최고액인 70억 달러(약 7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하드웨어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4억달러(약 1조5200억원)을 기록했다. 하드웨어 지출은 PC와 콘솔게임기를 포함한다. 콘솔 게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건 플레이스테이션5였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X 판매량을 각각 500만대, 200만대 규모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1억1040만대 수준의 낸드플래시 추가 수요

이 같은 신형 콘솔 게임의 유행에 반도체 업계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의 연관성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전 콘솔 제품에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가 쓰였지만 PS5와 엑스박스X시리즈에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탑재됐다.

SSD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한 저장장치다. 기계식 헤드(head)가 데이터를 기록하고 읽는 HDD에 비해 SSD는 디지털 방식을 활용해 작동 속도가 빠르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X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든 SSD와 그래픽카드용 D램(GDDR)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콘솔 게임 1대당 탑재되는 SSD 용량은 800GB~1TB 수준이다. 지난 6월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의 연간 판매량을 각각1600만대, 500만대로 추산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용량은 PS5 825GB, 엑스박스 시리즈 X는 1TB로 추정되므로 스마트폰 평균 탑재량(120GB) 대비 각각 6.9배, 8.3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의 추정치에 따르면 낸드 플래시를 기준으로 PS5는 스마트폰 1억 1040만대, 엑스박스 시리즈X는 4150만대 수준의 추가 수요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애플이 목표한 아이폰12의 판매량이 8000만대 임을 감안할 때 반도체 업계가 콘솔 게임의 인기에 주목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콘솔게임기의 수요 견인 효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2019년 대비 각각 2.1%, 5.8% 증가할 것이라는게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의 전망이다. 

성능향상→생태계 확대→SSD 수요 증가

콘솔 게임의 인기가 게임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두 제품 모두 SDD를 탑재해 로딩 속도를 대폭 단축시켰다”며 “게임에 속도감을 더해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더 많은 콘솔 게임 출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콘솔 게임기의 성능 향상으로 그동안 PC에서만 구현됐던 고사양 게임이 이제는 콘솔 게임기로 들어오면서 관련 생태계가 더 넓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게임 업계에서 ‘대작’이라 평가받는 콘솔 게임은 PC로도 출시된다. 신작 고사양 게임들이 SSD를 필수 사양으로 요구하고 있어 PC향 SSD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SSD 생산은 갑자기 늘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콘솔 수요에 따른 수요 증가는 하위 업체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낸드 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인텔 등이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두 콘솔 게임기에 SSD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 추가 SSD 수요가 나머지 업체에 분배되면서 SSD 시장 전체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로나19이후 원격수업, 재택 근무 등 비대면 수요와 동영상, 게임 이용이 늘면서 PC용 SSD와 데이터 서버 증설에 따른 SSD 수요가 느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SSD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7% 증가한 86억 4952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영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콘솔 게임의 인기로 그래픽 D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 개선을 일부 기대한다”며 “그래픽 D램은 전체 D램 중 비중이 한자리수에 불과해 낸드쪽 수요 개선이 더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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