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톡vs대웅 ITC 판결 "또 연기될 수도"...코로나 확산·바이든 취임에 영향
상태바
메톡vs대웅 ITC 판결 "또 연기될 수도"...코로나 확산·바이든 취임에 영향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2.14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웅, 예비판결 뒤집을 '한 방' 없어 메디톡스가 유리한 상황
지난 한 달간 대웅메디톡스 주가 변화는...대웅↑메디↓
합의 가능성 희박한 상태...본판결 이후 메디톡스 향방은
보툴리늄 균주를 두고 소송 중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사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늄 균주 관련 소송이 16일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기존의 엘러간(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 회사) 손을 들어줬던 예비판결이 뒤집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일단 ITC 판결 자체의 국내 승자는 메디톡스가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세 등을 이유로 다시 한 번 판결이 연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정민 ITC 전문 변호사는 "미국이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연기할 명분이 충분히 존재한다"며 "특히 새로운 대통령 취임이 목전에 있기 때문에 행정부 소속인 ITC가 연기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에 연기될 경우 세 번째다. 당초 양사의 최종 판결은 11월 6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11월 19일로 연기됐고, 이후 오는 16일로 한 번 더 연기됐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기밀 관련 ITC의 최종판결도 지난 10일 나올 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로 연기된 상태라 양사의 본판결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종판결에 기대감으로 이날 메디톡스의 주가는 7.38% 올라 23만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1월에도 본판결 직전 메디톡스는 연일 강세를 보여왔다. 본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다시 한 번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반면 대웅제약은 14일 종가 기준 6.32% 내린 13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 이전 주가 흐름보다는 가격이 높지만, 하락폭 자체는 훨씬 커진 모습이다.

대웅, 예비판결 뒤집을 '한 방' 없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ITC 송사 결과 자체는 기존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보툴리늄 균주 소송에는 미국의 글로벌 보톡스 생산기업 엘러간도 엮여 있고, ITC가 그간 영업기밀침해 관련 최종판결을 예비판결과 다르게 내린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사실상 미국 내 두 기업인 에볼루스와 엘러간의 싸움에 가깝다"며 "대웅제약이나 메디톡스가 주체적으로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 역시 2012년에 대웅제약의 보톡스 제품인 나보타의 임상과 판매를 위해 미국에 만들어진 회사이기 때문에 엘러간과 완전히 대등한 위치의 미국 기업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특별한 변화를 끌어낼 만큼 주체적인 기업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또 ITC가 공정성을 추구하는 위원회 조직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미국 중심적인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크게 뚜렷한 증거가 새로 발견되지 않는 이상 본판결을 뒤집으면서까지 대웅의 편을 들 이유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지난 10월 5일 ITC가 공개한 예비결정 재검토 투표 결과 '위원회 5명 전원이 대웅제약과 대웅의 현지 파트너업체 에볼루스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기로 찬성했다'는 점은 대웅의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위원회가 이의제기를 만장일치로 받아들이는 것도 흔한 일"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대웅제약은 이 점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주가 움직임은...대웅↑메디↓

ITC와 별개로 대웅제약의 주가는 지난 한 주 초강세를 보이며 급등했다. 지난 10월 27일 8만8200원까지 내렸던 주가는 12월 11일 종가 기준 16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대웅제약 주가의 강세에는 연구개발중인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 관련 호재가 작용했다. 대웅제약은 니클로마사이드와 호이스타정을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중이다.  

지난 9일 대웅제약은 "국내 경증 코로나 환자에게 기존 췌장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던 호이스타정을 처방한 결과 치료 효과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했다"며 코로나 치료를 위한 국내 최초의 경구 약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쳤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에 대해 "진행 중인 임상2상에서도 코로나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부터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대웅제약 3개월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증권

반면 메디톡스의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비교적 약세였다. 25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20만원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승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던 ITC 본판결이 밀리자 이에 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위계에 의한 공무 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를 당하며 주가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대웅제약 주가가 코로나 치료제로 강세를 보이던 지난 9일 이후 하루만에 메디톡스 대표의 추가 기소 소식이 전해지며 양사의 주가는 더욱 희비가 갈리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최종 판결을 앞둔 이번 주에는 다시 승소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메디톡스의 주가가 미국 현지 시각으로 16일까지 상승 랠리를 펼치고, 대웅제약의 주가는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할 수 있다.

14일에도 종가 기준 전거래일 대비 대웅제약은 6.32% 내리고 메디톡스는 7.38% 올랐다.

합의 가능성 희박...본판결 이후 메디톡스 향방은

양사의 합의 가능성은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경우 ITC의 최종 판결 재연기 이유 중 하나가 양사의 합의 기간 마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경우 합의를 위한 시간을 따로 갖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합의 가능성에 대해 "승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합의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본판결에서 메디톡스의 승소 가능성을 80~90%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승소할 경우 추가적인 배상금을 받거나 보상을 지급 받는 것은 아니지만, 엘러간에 대한 기술 수출과 원료 약품 수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이를 통한 이익 창출이 보장된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사실상 현재 보톡스 시장은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 단계로 넘어온 상태이기 때문에 메디톡스에게는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한 바 있다.

패소하는 쪽은 재심 신청, 최종 항소를  거쳐 연방 법원 항소라는 '플랜B'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그 기간동안의 균주 판매 여부는 항소법원이 결정하는데, 정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다만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변호사 선임비 등은 양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실적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소송 비용 증가'가 지적됐다. 두 회사 모두에게 소송 비용은 이미 작년부터 부담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대웅이 압도적으로 큰 규모라 메디톡스가 승리한다고 해서 판세가 단번에 뒤집어지지는 못할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승패여부와 상관없이 국내에서의 메디톡스의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금까지 진행 경과로 볼 때 ITC가 예비판결을 바꿀 특별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판결이 연기되지 않는다면 예비판결을 그대로 인용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