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오작동…북한·중국발 쌍둥이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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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오작동…북한·중국발 쌍둥이 태풍
  • 김인영
  • 승인 2016.01.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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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노출된 노출된 한국호…지도층의 판단과 의지에 달려

 

병신년 새해가 밝은지 첫주를 보내면서 한해를 보낸 것 같은 느낌이다. 많은 일이 벌어졌다. 북한 김정은은 수소탄이라며 네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고, 중국 증시는 10%나 폭락했다. 두가지 사안 모두가 태풍급 뉴스였다. 쌍둥이 태풍이 한꺼번에 발생한 가운데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어느 하나도 피해나갈수 없는 여건이다.

북한 핵실험과 중국 경제위기는 지상과 해상으로 맞닿아 있는 한국에 직접적 양향을 줬다. 북한 도발에 우리정부는 곧바로 강경한 대응으로 맞섰고, 중국발 위기는 국내 증권시장에도 타격을 줬다. 올해 한국호가 헤쳐 나가야 할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두 사안의 공통점은 지도자의 오류 또는 잘못된 운영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북한 핵실험은 젊은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무모한 판단에서 비롯됐고, 중국 경제의 위태로움은 지도부가 시장 기능과 어긋나게 경제를 운영한 탓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미증유의 한해를 맞고 있다.

 

북한 젊은 지도자의 오류…세계적 비난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보도된 만평이 상징적이다. 김정은이 핵버튼을 손에 쥐고 있는 삽화에 “우리는 수소탄을 터트렸어. 그리고 중국 증시도…”라고 멘트를 넣었다.

북한의 기습적인 4차 핵실험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새해벽두부터 세계 유력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적어도 그의 존재는 세계적으로 확인했고, 그런 면에서 북한 도발은 성공했다고도 할수 있다.

북한의 도발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이슈와 이란 핵협상 등에 가려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밀려났던 북한 핵 이슈를 단번에 지구촌 이슈로 급부상시켰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일본·유럽등 서방세계에서는 4차 핵실험을 주도한 33세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세계 SNS 이용자들 사이에선 김정은에 대한 글을 올리며 조롱했다.

미국 대선전에도 김정은의 이름이 화제로 떠올랐다. 미국 대선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국무장관은 '깡패'라는 용어를 동원했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미치광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과대망상증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30대의 북한 지도자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려 핵실험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방세계에서 확인된 그의 모습은 예측불가능한, 무서운 젊은 존재라는 점이다.

뉴욕에서 발간되는 주간잡지인 뉴요커는 김정은을 표지 모델로 등장시켰다. 뉴요커는 18일자에서 '새로운 장난감들(New Toys)'이라는 헤드라인으로 표지 삽화를 실었다. 삽화에선 김정은은 어린이로 묘사돼 있다. 김정은은 인민복을 입고 왼손엔 'USA'라는 로고가 달린 미국 비행기 장난감을, 오른손에는 북한의 미사일 장난감을 들고 전쟁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의 주변에는 장난감 탱크와 군인, 미사일 등이 카펫 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뉴요커는 "북한 김정은은 동맹국인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무기를 실험했다"며 "북한은 수소탄이라고 주장하지만, 핵폭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놀랍다"며 북한 지도자의 도발성, 불가측성을 우려했다.

 

 

중국 지도부의 개입주의가 시장 불안을 악화

금융시장에선 지난주 중국만 쳐다보았다. 중국 증시에선 새해 첫주에 두차례에 서킷브레이커를 가동하고 거래를 정지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첫주 5영업일 동안에 중국 증시는 10%나 급락했다. 중국 증시의 폭락은 세계 증시 폭락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닷새동안에 전세계 증권시장에서 날아간 시가총액이 2조3,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왔다. 뉴욕증시 S&P500 지수는 6% 하락했고, 지수를 구성하는 미국 블루칩 500개 주식에서 1조 달러가 날아갔다.

중국 증시 폭락은 중국 지도부가 시장을 잘못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중국 경제에 시장요소를 도입하고, 산업의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29일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중국이 앞으로 5년간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기 부양책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을 제대로 인식한 것이다. 리커창 총리도 올해 과잉설비 정리와 좀비기업 퇴출 등 공급부문의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자, 당국은 시장에 개입하고, 개혁 속도를 늦추고 있다. 그 결과, 시장이 더욱 불안하게 움직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지수는 지난해 8월 5,000 포인트를 넘으면서 12개월 사이에 무려 2.5배나 상승했다. 가히 폭발적이다. 최고지도부가 증시를 풍선처럼 부풀렸다. 중국 증시 투자자의 90%가 개미들인데, 중국인들이 모두 부자가 된양 기뻐했다.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주식에 투자하라고 독려했다. 결과는 ‘버스트(붕괴)’였다. 12개월 사이에 2,000포인트에서 5,000 포인트까지 불어난 주가는 8월 이후 40%가 날아가 3,000 포인트로 주저앉았다.

그러자 정부가 개입했다. 중국 인민들의 부가 감소하는 것을 막겠다는 정부의 갸륵하고 인정많은 조치였다. 노인연금에서 돈을 빼 증시에 부어 넣었다. 주가는 연말에 3,500 포인트까지 회복됐다. 폭락과정을 거쳤지만, 중국 증시는 1년 반 사이에 75% 상승하도록 정부가 돈을 쓸어 넣은 것이다. 올초에 나타난 것은 그 거품의 붕괴였다.

중국의 공산주의 지도자들은 정부가 시장을 조작할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래서 새해 첫주 당국은 또다시 시장에 개입했다. 시장은 자율에 맡기고 산업의 구조조정에 힘쓰겠다는 말은 허언으로 끝나고, 또다시 중국 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은채 새해 첫주를 보냈다.

시장주의자들은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내버려두라고 한다. 어쩌면 연초의 중국 증시 폭락은 잘 된 일이라는 주장도 한다. 거품이 꺼지고 정상으로 돌아올때까지 기다리는 게 시장의 원칙이다. 투자자들에게는 고통이 되겠지만, 금융시장은 정상화로의 길을 한발짝 더 다가서기 때문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갈라진 대한민국…지도층, 정신 바짝 차려야

새해초부터 한국이라는 배는 북한의 핵실험, 중국 경제의 위기신호라는 두 개의 태풍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나라가 갈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인들은 사활이 걸린 선거에 목을 매고 있다. 과거 IMF 외환위기도 1997년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터졌다

우리 지도자들이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한국호는 좌초될 수도 있다. 여야 정치 지도자, 경제계 모두가 한마음이 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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