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英 과감한 도전 "2030년까지 탄소배출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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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英 과감한 도전 "2030년까지 탄소배출 68%↓"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0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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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총리, 탄소배출량 1990년 대비 기존 57% 감축에서 68% 감축으로 변경
"각국 정상들에 적극적인 탄소배출량 감축 선도하기 위함"
英 과학자들 "목표일 뿐 기후변화 염두에 둔 정책들 수반돼야"
코로나19 이후 일부 건설정책은 탄소배출량 오히려 늘리고 있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30년 탄소 배출량 목표치를 1990년 대비 68%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30년 탄소 배출량 목표치를 1990년 대비 68%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영국 정부가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감한 조치를 내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향후 10년 이내에 영국의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대 68%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존슨 총리 "기존 57% 감축에서 68% 감축으로 변경"

BBC통신 및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3일(현지시간) 영국의 2030년 탄소 배출량 목표를 1990년 대비 기존 57% 감축에서 68% 감축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는 세계 경제 대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있어서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1990년 대비 최대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2030년 전까지 탄소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유엔에 정식 보고하지는 않은 상태다. 

영국 정부의 이처럼 과감한 기후변화 정책은 오는 12일 열리는 '2020 기후 야망(Climate Ambition) 정상회의'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해석하고 있다. 

영국은 2021년 제 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의장국으로, 이탈리아와 함께 오는 12일 2020 기후야망 정상회의를 주관한다.

정상회의에 앞서 야심찬 계획을 선언해 더 많은 국가들이 보다 높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하게끔 선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것은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영국이 세계 지도자들에게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순제로 목표를 설정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기후학자들은 영국 정부의 과감한 조치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 코린 르퀘레 교수는 "각국이 영국의 선례를 따른다면, 전 세계가 야심찬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 보다 안전한 기후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 뒷받침하는 정책 수반돼야" 지적도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의 야심찬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그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영국 정부 자문위원회인 기후변화위원회(CCC)는 "68%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CCC는 "이것은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각종 정책과 순제로 전략의 구체화, 항공 및 해운의 배출을 줄여가겠다는 분명한 약속,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포함해 더 넓은 범위의 기후변화 정책을 동반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과 비비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은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부분은 오히려 탄소 배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존슨 총리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10개항으로 구성된 '녹색산업혁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목표는 세웠으나, 각종 정책들이 엇박자를 내면서 녹색산업혁명의 효과를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영국 정부는 영국 전역의 도시와 지역을 연결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공공 교통 프로젝트인 HS2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는 모두 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계획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기후학자인 브라이언 호스킨스 박사는 BBC 뉴스에 "존슨 총리의 목표는 야심차지만, 우리는 지금 당장 이를 뒷받침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부처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때 기후변화 목표를 감안해야 하는데, HS2 프로젝트를 보더라도 해당 부처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확실히 받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 역시 "비판론자들은 존슨 총리의 목표가 불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며 "특히 상당한 탄소 배출이 필요한 계획들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EU 정상들은 오는 12일 회의에서 2030년 탄소배출 감축량을 1990년 대비 55%로 늘리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역시 취임 이후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는 등 기후변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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