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기후변화 악화 주범?…딥러닝 한번에 탄소 배출량 '어마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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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후변화 악화 주범?…딥러닝 한번에 탄소 배출량 '어마어마'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0.12.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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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대규모 AI모델 이산화탄소 배출량 車 5대 분량
딥러닝 개발시 이산화탄소 방출량도 함께 공개해야
딥러닝 개발 과정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자동차 5대가 평생 배출하는 양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pixabay
딥러닝 개발 과정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자동차 5대가 평생 배출하는 양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IBM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기후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딥러닝 개발 과정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자동차 5대가 평생 배출하는 양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AI 연구소인 '오픈AI'는 지난 6월 역사상 가장 대규모인 AI 모델 'GPT-3'을 만들었다. GPT-3에 들어가는 매개변수는 1750억개로, 전작 GPT-2의 15억개를 크게 뛰어넘는다. 훈련기간도 다르다. GPT-2가 훈련하는 데 수십일이 소요된 반면, GPT-3은 수천 일이 필요했다. 

딥러닝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데이터 양이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AI가 더 정교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를 처리해야 하는 에너지도 많이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함께 배출되기 때문이다. 

물론 딥러닝 자체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진 않는다. 핵심은 전력이다. 딥러닝을 돌릴 때 서버와 GPU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한 연구자는 "딥러닝하는 데 GPU 한두 개가 필요한 게 아니"라며 "인텔 CPU보다 GPU가 전기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데다, 서버도 많아야 하기 때문에 전력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실제로 딥러닝을 통해 AI 모델을 하나 만드는 데 필요한 전력은 3개월보다 조금 긴 3.4개월 동안 두 배씩 증가해왔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AI 모델개발을 위해 쓰인 전력소비량이 약 30만 배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실시한 연구에서, 엠마 스트루벨(Emma Strubell)이 이끄는 연구진은 단일 딥러닝 모델을 훈련하면 최대 62만6155파운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 이는 자동차 5대가 평생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미국인 한 명은 1년에 3만6156파운드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엠마 스트루벨(Emma Strubell)이 이끄는 연구진은 단일 딥러닝 모델을 훈련하면 최대 62만6155파운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포브스는 "학자들이 오늘날의 AI 연구과제를 재평가하고 개혁할 의지가 없는 한, AI 분야는 향후 몇 년 동안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적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AI 연구자들이 연구에 대한 측정값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새로운 모델에 대한 결과를 발표할 때, 성능과 정확도 측정 기준과 함께 모델 개발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AI 분야에서 보다 근본적인 장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끊임없이 증가하는 신경망을 단순히 구축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 아님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기계에서 지능을 모델링하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인간 두뇌의 경우, 오늘날의 딥러닝 방법에 비해 효율적이지만 이를 작동시키는 데는 20와트의 에너지만을 필요로 한다. 

거대 기업도 딥러닝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상관관계를 알리는 데 나섰다. IBM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거대 AI 프로젝트의 경우 딥러닝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러한 정보를 통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연구를 수정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또 "AI 시스템을 훈련하는 것은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몇 주가 걸리기도 하며, 따라서 에너지 소비는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관계자는 "딥러닝을 효율적으로 가볍게 하는 것이 지구 환경을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학계에도 형성돼 있다"며 "똑같은 성능을 내더라도 전기를 덜 필요로 하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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