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發 환율 급락...당국 '시장개입'에도 달러당 1100원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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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發 환율 급락...당국 '시장개입'에도 달러당 1100원 터치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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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달러원 환율 1100.80원에 마감...2년 6개월만에 최저치
외국인, 미 마이크론사 실적 호조소식에 국내 반도체관련주에 자금몰려
외국인 국내 주식 5100억원 규모 순매수...당국, 미세 개입한 듯
달러원 환율이 2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2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00원대로 마감하며 2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예상한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40원(0.48%) 내린 달러당 110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 연저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난 2018년 6월 15일 1097.7원 이후 약 2년 6개월만에 최저치다. 

2일 달러원환율 변동 추이. 사진=다음 금융 캡처
2일 달러원환율 변동 추이. 사진=다음 금융 캡처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내린 1105.2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1105원대에서 보합세를 보이다 하락후 장마감 직전 소폭 상승해 1100원대를 지켰냈다. 시장에서 장 마감 직전 당국이 미세 개입을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2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장 큰 배경으로 외국인 주식 순매수로 인한 원화 강세가 꼽히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5153억원대 순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700원(2.51%) 오른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7만원선에 근접했고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 대비 8.46% 급등했다.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한 것은 전날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론이 4.57% 오르며 67.08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20년만에 최고 주가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마이크론은 이날 D램 등 메모리 분야 실적 호황을 예상해 내년 1분기 예상 실적을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마이크론 발표 이후 잇따라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도이치뱅크와 미즈호증권 등은 70달러를 제시했고 스위스 UBS 증권은 기존 61달러에서 7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D램,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사실상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90% 이상 장악해 3파전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마이크론 발표에 따라 내년 메모리 시장 호황을 예상한 외국인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했다. 이런 흐름에 반도체 수출실적 개선 등의 기대가 더해져 환율(원화 강세)이 큰 폭으로 내렸다.  

여기에 원화강세를 예상한 투기 세력의 베팅과 미국 추가부양책 합의 기대에 따른 달러 약세도 더해졌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형성된 상황에서 원화 방어가 필요하자 시장에서는 장 마감 직전 당국이 미세 개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장 막판에 당국이 개입하는 것을 두고 ‘종가 관리’라는 말을 쓴다”며 “종가가 언론에 보도되면 기업 등 시장 참여자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국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에서 당국 개입분은 60~80전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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