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마이크론 쫓아와도 '정상적 세대교체'...계속되는 '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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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마이크론 쫓아와도 '정상적 세대교체'...계속되는 '초격차'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2.02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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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세대교체.... 메모리 이정배·파운드리 최시영 '50대 사장'
생활가전사업부 이재승 부사장 가전 최초 사장 자리 올라
파운드리 CTO 신설해 정은승 사장 보임
삼성전자가 20201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두고 업계 내외에서 안정적인 세대교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이건희 선대 회장 별세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에서 첫 번째 정기인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별다른 변화는 없는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가 기존의 3인 대표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택한 가운데 반도체 부문에서 세대교체를 진행한 것은 기존의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DS(반도체 사업부)부문에서 두명의 50대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파운드리 사업부를 맡았던 정은승 사장은 신설된 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으로 자리를 옮겼다.

왼쪽부터 이재승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이정배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왼쪽부터 이재승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이정배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53세의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D램 전문가다.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출신으로 1995년부터 D램 설계팀에서 근무하면서 설계팀장, 상품기획장, 품질보증실장, D램 개발실장 등을 두루 거쳐 삼성전자가 D램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DS 부문장은 3년 주기로 교체되기 때문에 이번 인사도 그에 따른 정기 인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문장 교체에 따로 주기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어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영 성과 등을 종합고려한다”고 답했다. 
 
이번 승진으로 D램,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메모리 전제품을 총괄 지휘해 초격차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메모리 분야에선 미국 마이크론사와 중국의 후발 업체들의 추격이 한창이다. 마이크론사는 세계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같은 단수의 반도체를 만들더라도 높이가 낮아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낸드 한 덩어리(stack)에 더 많은 단(layer)를 넣을 수 있어 타사 제품보다 높이가 15% 이상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256단 낸드 제품도 만들 수 있지만 경영 전략과 고객 수요, 수율 등을 감안해 7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7세대 낸드 제품은 170단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 낸드플래시 사업 영업이익과 경쟁업체 두 곳의 영업이익 그래프를 공개하며 "가격경쟁력에서 뛰어난 솔루션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업체의 추격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새로운 경쟁자가 기술장벽을 넘어야 하기에 위협이 안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뒷받침 하기위해 DS부문에 최고기술책임자 자리를 신설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마이크론의 낸드 기술 등에 대응하는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는 걸로 안다”며 “경쟁사에 대응한 인사라기 보다 반도체 연구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의 특성상 삼성전자는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의식하기보다 현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술격차를 확대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운드리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에서 경험을 축적한 최시영 부사장(56세)를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으로 임명했다. 최 사장은 오하이오주립대 전자재료 박사 출신으로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에서 파운드리 사업부가 호실적을 낸 점을 감안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경영안정을 우선으로 하되, 지속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런 기조는 생활가전사업부 인사에서도 나타난다. 이재승 사장은 삼성전자 창립이래 생활가전 출신으로는 최초 사장 승진자다.

1986년 입사 이후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며 무풍에어컨, 비스포크 시리즈 등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2020년 1월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부임이후 코로나19 여파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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