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통신] '방역' 고전속 '한국인 관광' 기대하는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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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통신] '방역' 고전속 '한국인 관광' 기대하는 인도네시아
  • 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 승인 2020.11.30 15:2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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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정부, 현지 한일매체 관계자들 초청해 발리등 관광지 견학시켜
10월부터 로컬 관광객에 허용...해외 관광객 다시 찾기까지 시간걸려
"한국서 당장 대규모 관광객 오는거 기대 안해...소규모팀으로 장기체류하길"
라부엔 바조
라부안 바조. 사진= 배동선 통신원
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 라부안 바조(Labuan Bajo)의 라부안은 ‘포구’라는 뜻이다.

350년간 이어졌던 네덜란드 식민지시대 끝물에 수카르노를 비롯한 많은 인도네시아 독립투사들이 유배당했던 격오지 플로레스 섬의 서쪽 끝 작은 '바조' 포구. 이제 '동누사떵가라(NTT)'라고 불리는 동부 인도네시아의 해양 관문이 됐다. 

전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에 빠져들자 인도네시아 역시 외국인들에게 빗장을 걸어 잠갔다. 지난 10월 로컬 관광객에게 다시 문이 열리기까지 발리, 롬복, NTT 지역에서 관광산업 종사자 12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내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꾸준히 증가하면서 발리의 호텔들과 유명한 식당들에 손님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비를 주도하던 이 지역 경제는 국경이 닫혀 있는 한 예전의 영광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지역 가이드들의 90%가 아직 현장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정부, 한일 매체관계자에 관광여행 홍보

“경제관련 인사들에겐 이미 문이 열렸습니다. 이른바 이코노믹 코리더(Economic Corridor)죠. 이젠 투어리스트 코리더(Tourist Corridor) 차례입니다. 빈딴, 족자, 마나도, 반유왕이 같은 곳들도 철저한 방역에 힘쓰며 외국인 입국금지 해제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관광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발리가 우선입니다. 곧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12월에서 1월 사이에 전면 해제 대신, 특정 지역을 지정해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는 결정이 날 것을 기대합니다.”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제2지역 여행마케팅 이사 시깃 위짝소노(Drs. Sigit W.)씨는 지난 11월 21일 기행취재팀을 태우고 라부안 바조를 출발했다. 첫 목적지인 뿔라우깔롱(Pulau Kalong), 즉 '박쥐섬'을 향하던 씨사파리7호(Sea Safari VII) 피니시형 크루즈 선상에서  인도네시아 관광산업의 현주소를 이같이 설명했다.

코로나 방역에 애를 먹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른 한편에서는 조속한 관광지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10월엔 중국유학생협의회와 인도인 거류민 커뮤니티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발리와 인근 도서 관광지들의 준비상황을 견학시킨 바 있다. 이번 11월 기행 취재에는 한인뉴스와 자카르타경제신문, 유투버이자 인플루언서 조유리양, 요미우리 신문과 일본인 커뮤니티 신문 데일리 자카르타 등 한국과 일본 매체들이 참여했다. 

박쥐섬 앞에 정박한 관광선들. 사진= 배동선 통신원
박쥐섬 앞에 정박한 관광선들. 사진= 배동선 통신원

수 만 마리 날아오르는 박쥐섬, 세 개의 해변 등 유명한 관광지

붉게 물든 노을 속에 길게 누운 박쥐섬에서 날아오른 수만 마리의 커다란 박쥐들이 돛대 위를 스치듯 지나며 일제히 플로레스 방향으로 향하는 장관을 보려는 십 수척의 관광선들이 인근 해역에 모여들었다. 다음날 새벽 뿌라우 빠다르 섬(Pulau Padar)에 상륙해 이 지역 관광지의 아이콘인 '세 개의 해변'이 한 앵글에 들어오는 고지대에서 일출을 맞았다. 이어 파도와 붉은 산호 조각들로 백사장이 붉게 물든 핑크비치에서 느린 오전을 보낸 우리는 그날 오후 코모도 섬에 닿았다.

짝짓기 기간이 끝난 지난 10월말 조사한 코모도 섬의 대형 코모도 도마뱀 개체수는 1522마리인데 작년보다 200마리 정도 늘었다고 한다. 예전 한창 때 주말이면 2천 명가량 관광객들이 찾던 이곳은 국내 관광객에게 다시 개방된 후 2개월 만에 평일 200명, 주말 700명 수준으로 관광객이 다소 회복되긴 했다. 그것도 코모도 도마뱀 1200마리를 보유한 린차 섬이 공사로 문을 닫은 여파라고 한다.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게 했던 코로나는 해양 관광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인도네시아에 온 지 27년 만에 만난 살아있는 코모도 도마뱀들은 내 반가움에 데면데면할 뿐이었다.  

코모도 섬의 코모도 도마뱀들. 사진= 배동선 통신원
코모도 섬의 코모도 도마뱀들. 사진= 배동선 통신원

"발리에 한국 관광객 붐기기까진 시간 걸릴 것"

동누사떵가라(NTT)의 한적한 관광지들과 달리, 발리의 덴빠사르와 우붓은 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서양인들도 많이 보였는데 모두 발리에 사는 이들이다.

“외국인 관광이 재개되어도 14일간 자가격리를 강제하는 한국에서 당장 예전 같이 많은 관광객을 기대하진 않습니다. 그 대신 소규모 팀들이 장기간 체류하면서 수준 높은 관광서비스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 우선의 목표입니다.”

시깃 이사는 라부안 바조를 출발하기 전날 밤, 신축 호텔 이나야 자야 코모도(Inaya Jaya Komodo)에서 한-일 매체관계자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여행에 참여한 또 다른 관광창조경제부 직원은 이후 허니문 테마의 견학여행을 기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빠다르 섬 세 개의 해변. 사진= 배동선 통신원
빠다르 섬 세 개의 해변. 사진= 배동선 통신원

취재여행은 시작부터 끝까지 철저한 방역이 강조됐다. 출발 전날 자카르타 시내 끄망(Kemang)의 한 클리닉에서 코로나 래피드 테스트를 받았고 거기서 받은 음성결과 확인서류를 출발지인 수카르노-하타 공항은 물론 경유지마다 매번 제시해야 했다. 또한 모든 국내 여행객들은 eHAC Indonesia라는 앱을 핸드폰에 깔고 도착지마다 출발지와 비행편, 좌석번호, 현지 숙소 등을 입력해 공항 보건당국의 확인을 받았다.

관광지 모든 식당, 호텔, 가게에 입장할 때마다 손 세척, 체온검사, 좌석 띄어 앉기, 마스크 착용 등 비교적 철저한 방역 프로토콜이 준수됐고, 호텔 부페에서도 손님들이 직접 음식을 접시에 담지 않고 반드시 칸막이 너머 호텔 직원의 도움을 받도록 일련의 통일된 규칙들이 시행되고 있었다. 

eHAC Indonesia 앱 스크린샷
eHAC Indonesia 앱 스크린샷

남국의 여행도 방역을 피할순 없는 현실

여가를 이용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최대한의 느긋함을 즐기려는 남국으로의 여행에 이젠 ‘방역’이란 키워드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피할 수 없는, 그래서 억지로라도 익숙해져야 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트랜드다.

한국인들에게 ‘원숭이 사원’으로 많이 알려진 우붓의 멍키 포레스트(Monkey Forest)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건 원숭이들 뿐이었고 4박5일을 함께 다닌 사람들의 마스크 안쪽 얼굴은 좀처럼 기억나지 않는다.

자카르타에서는 코로나 일일 신규확진자가 11월중 몇 차례 5천명 선을 넘으며 여전히 기승을 부리지만 다시금 외국인 관광객 맞이를 준비하는 발리. 매 15일마다 덴빠사르 시내 주요 네거리들을 막고, 신에게 공양하며 악한 귀신들을 제하는 힌두교 머짜루(Mecaru) 행사도 재개됐다. 발리의 신들에게도 코로나는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닌 듯했다.

● 배동선 자카르타 통신원은 1995년 당시 (주)한화 무역부문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입성했다. 2016년 제18회 재외동포문학상 소설부문 수상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인도네시아 통신원을 지냈고, 재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편찬위원회 공동 총괄편찬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가 있고, 한국외대 양승윤 명예교수와 함께 <막스 하벨라르>를 공동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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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에 2020-12-01 19:22:39
이나라 방역 포기한 주제에 한국인들 불러 죽이려는거냐? 절대 가면 안돼여!!! 얘네들 코로나 테스트기도 중국산이고 방역물품 마스크도 중국산만 쓰는데.... 거의 쓰레기만 가져다 방역용품이라고 생색내다 의료진만 때죽음 당했어요 ㄷㄷㄷ

피터 2020-12-01 07:28:17
아무리 발리가 아름다워도 아직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발리지역이 안전해지기전에는 발리와 인도네시아에 간다는것은 코로나에 걸리고 싶다~ 라고 하면서 가는겁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뒤에 가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