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쌓이는 약달러 환경들...원값 1100~1120원 예상
상태바
[이번주 환율] 쌓이는 약달러 환경들...원값 1100~1120원 예상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1.29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7일 달러원 환율 2년 5개월만에 최저치 1103.2원 기록
한은, 기재부 등 고위당국자 경고에도 달러 약세 흐름 지속
이번주 한국 11월 수출, 중국과 미국의 11월 제조업 PMI 모두 달러약세 배경될듯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 속도와 규모도 관건
외국인이 11월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 4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외국인이 11월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 4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00~112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력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대비 1.4원(0.12%) 내린 1103.2원에 마감했다. 2018년 6월 15일(1097.7원)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8일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저치였던 1103.8원을 기록한 후 7거래일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주 서울외환시장 달러원 변동 추이. 사진=스탠다드차티드 은행 캡처
지난주 서울외환시장 달러원 변동 추이. 사진=스탠다드차티드 은행 캡처

전문가들은 월말을 맞아 서울외환시장에서 수출업체의 네고(달러화 매도)물량이 늘고 글로벌 헤지펀드가 원화 강세에 베팅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글로벌 달러화 약세까지 겹쳤다. 미 동부 현지시간 2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이양에 협력할 뜻을 밝혔고, 같은날 바이든 당선인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재무장관에 임명한다고 발표하면서 달러화 약세에 힘을 실었다.

옐런은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옹호하는 케인지언(keynesian·케인스주의자)이자 비둘기파로 평가받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6일 환율 하락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달러약세-원화 강세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다. 다만 한 증권사 연구원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이주열 총재 등 당국자들이 지속적으로 개입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당분간 환율 하락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번주 달러원 환율 1103~1120원

NH투자증권은 이번주 달러원 환율 예상밴드를 1103~1120원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코로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가 본격화된 가운데 옐런 전 연준 의장의 재무장관 지명 소식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개선으로 이어져 달러 지수의 하락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작은 정부를, 민주당은 큰 정부를 지향해온 만큼 1993년 클린턴, 2009년 오바마 정권 당시 임기초와 비교해 임기말(집권 2기) 때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다는 게 NH투자 증권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다만 해당 시기에 미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 이에 따라 대규모 재정지출 축소가 동반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바이든 정권 출범 후 추가 재정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 재무장관에 지명 된 옐런 전 연준 의장 역시 대규모 재정정책에 우호적이라는 점이 글로벌 달러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주 달러원 환율 변동 범위를 1100~1115원으로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이번주 미국 고용지표, 중국 제조업 PMI 지수, 한국 수출데이터 모두 잘 나올 것”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갈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4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주 초 외국인은 하루 1조원 가까운 규모로 주식을 사들였지만 지난 27일에는 781억원어치를 순매수 하는 데 그쳤다. 

전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줄어들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여기에 수출 지표가 괜찮게 나오고, 미국 정권이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백신 기대까지 더해지면 달러와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주에는 중국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한국 11월 수출량, 미국 11월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ISM) 등이 발표된다. PMI와 ISM은 제조업 분야 기업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해 발표하는 지수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기업발 경제지표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백 연구원은 “현재 기업들의 심리는 괜찮은 상황”이라며 “기업들 지표 자체는 나쁘지 않겠지만 소비자 심리,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등 소비지표들은 최근 악화되는 양상”이라고 답했다. 

이어 “시장에서 기업과 소비지표가 양분된, 양극화된 상황”이라며 “PMI가 잘나와도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재무부가 긴급 대출 자금 회수를 결정하면서 연준은 시장 안정 의지를 강하게 표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연준이 뒷받침 하는 달러 약세 환경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주 주요 일정

30일에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11월 중국 제조업 PMI지수를 발표한다. 전월 지수는 51.4였다. 시장에서는 이달에 51.5를 기록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달 1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의 11월 수출액을 발표한다. 한국의 10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8%하락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11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일에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가 11월 제조업지수(ISM)을 발표한다. 전월 지수는 59.3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달 지수를 57.8로 예상한다. 이 지수가 50 이상일 경우 경기확장을 예고하므로 시장에서는 미국 경기 회복 속도는 주춤할 수 있지만 확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일에는 미국 노동부가 11월 실업률을 발표한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6.9%였다. 시장에서는 6.8%를 예상한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늘면서 고용개선 속도가 둔화될 거란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