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담스럽다던 '빅테크', 바이든 수혜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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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부담스럽다던 '빅테크', 바이든 수혜주 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1.26 15: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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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4년간 주가 급등했던 빅테크
바이든의 법인세 인상·규제 강화 기조에도 오히려 '기대'
최근 주가도 상승세·월가 우호적 전망 잇따라
바이든의 일관적 정책이 빅테크에 이익될 듯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주가가 급등하며 '트럼프 수혜주'로 불리던 빅테크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주가가 급등하며 '트럼프 수혜주'로 불리던 빅테크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대형 기술기업(IT)들은 지난 4년간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며 '트럼프 수혜주'라고 불렸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빅테크들에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법인세 인상을 공약했고, 민주당 내 진보적인 세력들은 빅테크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자가 승리한 이후 이같은 분위기에는 다소 변화가 생겼다. 바이든 당선자가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전통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히려 빅테크에게도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빅테크는 트럼프 수혜주? 지난 4년간 어땠나

일부 전문가들은 빅테크가 트럼프의 수혜주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정책이나, 지난 4년간 빅테크 주가의 고공행진이 그 근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 35% 수준이던 법인세율을 21%로 낮췄고 빅테크들은 이에 대한 수혜를 받았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법인세 인하 정책은 빅테크들의 이익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빅테크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CNN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스프트(MS),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넷플릭스의 시가총액 합계는 4년 전 2조달러에서 현재 8조달러까지 늘었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주가가 4배 가량 뛴 것이다. 

반면 바이든 당선자의 빅테크에 대한 시각은 조금 다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인하했던 법인세를 다시 28%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내 진보세력들이 빅테크의 기업해체를 강경하게 주장해 온 점도 빅테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물론 바이든 당선자가 과거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빅테크의 해체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고, 반독점 규제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향후 빅테크에 대한 독점 규제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빅테크와 월가 "바이든 시대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와 월가는 바이든 당선자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영리조직인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대선 당시 바이든 캠프에 최고 후원자 10명 중 5명이 빅테크 경영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과 MS,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 5사의 바이든 캠프 후원액은 총 1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트럼프 캠프의 상위 25대 후원자 명단에는 빅테크 관련 인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 아래 빅테크의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나단 골럼 크레디트스위스 미국 주식 전략가는 "백신 개발 소식은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이면서 에너지와 산업, 소재 등에 대한 관심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술주의 선호도는 여전해 2021년에는 기술주와 가치주가 같이 반등하는 모습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선 직후 기술주 주가는 9.4%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백신 개발 소식이 이어지면서 에너지주가 30% 이상 오른 것에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기술주의 우상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찰스슈왑, 로빈후드, TD애머리트레이드 등 수수료가 없는 온라인 증권앱을 통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도 빅테크 주가에는 긍정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온라인 증권앱을 통해 수백만개의 새로운 계좌를 개설했으며, 11월 이후 거래 규모 역시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바이든 당선자의 빅테크에 대한 시선을 부담스러워했던 투자자들이나 월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의 일관된 정책이 오히려 긍정적

미 주요 언론들은 바이든 당선자가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보다 전통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펼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해석한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기술 공급망에 불확실성을 조성했다"면서 "반면 바이든 당선자는 중국에 대해 보다 전통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덜 호전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미국의 제조 및 생산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술 제조업 일자리는 광범위하게 부활하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 소비자들과 미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당선자는 중국과의 무역에 있어서 보다 부드러운 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기술기업들도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서 고객을 잃고 있는 미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애플은 매출의 약 1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인텔과 AMD 등 반도체 회사들 역시 오랫동안 중국 매출에 의존해왔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이민정책에 있어 보다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빅테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술회사들이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위해 의존하는 주요 취업 비자 프로그램을 제한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은 이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규탄해왔다.

반면 바이든 당선자는 이민자들에 대한 장벽을 쌓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인간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보다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취할 것을 약속했다. 

톰 포르테 DA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이민자 친화적인 정책은 엔지니어 인재 풀을 늘려야 하는 빅테크에게는 이로운 정책"이라며 "현재 구글과 MS, 테슬라를 포함한 실리콘밸리 최대 기업들의 CEO들도 모두 이민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포드 로스쿨의 마크 램리 교수는 "실리콘밸리는 모두가 오고 싶어하고,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이들이 찾는 곳"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이민에 대한 장벽은 차치하더라도 미국과 실리콘밸리가 미래에 세계의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승리하면서 많은 것이 바뀔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가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보망이 부족한 지역사회에 광대역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포르테 애널리스트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초고속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모든 빅테크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 기술기업 출신 인물이 많다는 점도 빅테크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지난 16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자 인수위 '기관별 검토팀(ART)'에는 톰 설리번 전 아마존 공공정책팀 이사를 비롯해 마크 슈워츠 아마존 임원, 니콜 아이삭 링크드인 선임국장, 니콜 웡 전 구글 부사장 겸 총괄 고문 등을 포함해 우버, 에어비앤비, 리프트 등 빅테크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카말라 해리스는 '실리콘밸리의 동업자'라고 불릴 정도로 기술기업들에게는 우호적인 인물"이라며 "이같은 점을 종합할 때 기술기업들 입장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좀 더 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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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20-11-28 09:12:54
기사가 참 수준이 높군요. 많은 도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