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반도체 팹리스 시장 진출...AI반도체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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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반도체 팹리스 시장 진출...AI반도체도 출시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1.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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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국내 중소 기업과 협력해 데이터서버용 AI 반도체 출시
GPU 대비 연산속도는 1.5배, 전력사용량 80%인데 가격은 절반
자사 데이터 센터에 연내 공급
자사 AI 서비스에 적용, 5G MEC 서버 속도 향상될 듯
SKT가 선보인 AI 반도체 ‘SAPEON X220’의 모습. 사진제공=SKT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SK텔레콤이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개하고 AI 반도체 산업에 진출할 뜻을 밝혔다. SKT가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팹리스)로서 시장에 진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에서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개하고 향후 AI 반도체 산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SKT는 데이터센터 용 AI 반도체 ‘SAPEON X220’을 공개했다. 최근 AI 관련 기업 수요가 늘면서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은 자사의 AI 기능 수행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SKT 역시 클라우드와 통신 사업자로서 자사가 운영하는 데이터 서버용 AI 반도체를 개발한 것이다. 

GPU 대비 연산속도는 1.5배, 전력사용량 80%인데 가격은 절반

SKT가 이날 공개한 ‘사피온(SAPEON) X220’은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고 가격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절반 수준인데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

사피온X200은 GPU 보다 연산 성능은 강화된 반면 전력 사용량은 줄었다. 자료제공=SKT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AI연산은 대부분 GPU가 담당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엔비디아사가 대부분의 서버용 GPU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채굴에도 GPU가 쓰이면서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전력 효율이 낮고 가격이 비싼 GPU를 대체하기 위해 SKT를 비롯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자사의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앞으로 IT 기업들의 관련 기술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구글이나 아마존 심지어 테슬라도 CPU나 GPU처럼 범용 하드웨어가 아니라 자사의 니즈에 맞는 AI반도체를 만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SKT는 통신사업자이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다 보니 AI 반도체를 사용해 5G, 데이터센터 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KT 관계자는 "사피온은 데이터 센터용 반도체이기 때문에 데이터 센터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와 국내 중소 기업과 합작

SKT는 사피온X220의 반도체 디자인, 서버시스템 제작,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에이직랜드’, ‘KTNF’, ‘두다지’ 등 중소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SKT 관계자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AI 프로세서’는 SKT가 설계했고 AI 연상을 위한 데이터 공급과 관련한 메모리 기술은 SK하이닉스가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작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문업체)가 담당한다. SKT는 자사 데이터 서버에 사피온을 연중 첫 납품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이 약한 만큼 대만 TSMC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제작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편 SKT는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날 공개한 사피온X220은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한 제품이지만 2022년부터 양산될 사피온X220의 후속 제품은 서울대 등과 협력한 국책사업을 통해 개발할 예정이다. 

SKT, '반도체·S/W·서비스' 통합 AI 솔루션 제공

이날 SKT는 AI 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API 등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AIaaS(AI as a Service)' 전략을 밝혔다. 

SKT의 AI솔루션 전략. 자료제공=SKT

AI를 이용하는 고객사에게 콘텐츠 추천, 음성 인식, 영상 인식, 영상화질 개선 등 AI 서비스와 하드웨어인 AI 반도체까지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 기반 콘텐츠 추천 서비스 도입을 희망하는 OTT(Over the top) 기업에게 AI 반도체 기반 고성능 고효율 데이터센터부터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등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제공해 해당 기업이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하는 팀과 인력 없이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SKT는 5G 모바일 에지 클라우드(MEC) 기술과 AI 반도체를 접목한다. AI 반도체를 MEC 서버에 적용하면 고객은 초저지연 통신을 기반으로 기기의 성능에 구애받지 않고 높은 수준의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5G 시대에는 기지국을 작은 데이터센터처럼 사용하는 MEC 기술이 필요하다"며 "MEC 서버에 연산능력이 강화된 AI 반도체를 적용하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훨씬 빠른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SKT는 “사피온 X220은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 가능하다”며 “SKT는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AI 반도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자사의 AI 서비스 '누구(NUGU)', ‘슈퍼노바(Supernova)’, ‘티뷰(Tview)’ 그리고 ADT캡스 등 SK ICT 패밀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AI 반도체 적용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김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출시는 SKT의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쾌거”라며 “향후 AI 반도체와 SKT가 보유한 AI, 5G, 클라우드 등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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