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옐런은 최고의 선택"...월가는 왜 환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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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옐런은 최고의 선택"...월가는 왜 환호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1.24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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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전 연준의장, 미 재무장관으로 낙점...첫 여성 재무장관 예고
코로나19 직면한 미 경제 되살릴 구원투수로 여겨져
재무부와 연준간 긴밀한 협력 이끌며 경기부양책 내놓을 듯
과거 연준 의장 시절 미 경제회복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 이어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재닛 옐런 전 연준(Fed) 의장을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재닛 옐런 전 연준(Fed) 의장을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초대 재무장관으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지명할 계획인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미 언론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재닛 옐런 전 의장이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옐런 전 의장이 재무장관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에 미 월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치솟는 실업률과 무너진 경제 상황을 다시 정상화시키는 데 있어 옐런 전 의장은 최고의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옐런, 높은 실업률 직면한 경제에 적합한 인물"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옐런 전 의장은 1997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으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4~2010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낸 뒤 연준 부의장을 거쳐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2014년 연준 의장 자리에 올라섰다. 

미국 주택시장의 호황과 불황,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 완만한 경기회복세 등을 모두 거치며 내공을 다져온 만큼 코로나19 이후 위기에 빠진 미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옐런 전 의장은 소득 불평등과 노동시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온 인물이다. 연준은 이전까지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로 초점을 맞춰왔으나, 옐런 전 의장이 연준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2015년 청문회에서 옐런 전 의장이 소득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믹 멀베이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연준의 권한 밖"이라며 비판을 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표명했는데, 이를 비판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언급하며 "옐런은 연준의 변화를 이끌어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실업률이 미 경제에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는 현 시점에서 고용과 소득 불평등에 관심이 많은 옐런 전 의장이 이 과제를 해결할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도 더했다. 

크리스 럽키 MUFG 유니온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전 의장은 높은 실업률에 직면한 경제를 다루는 데 있어 특출나게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미 재무부와 연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에서도 옐런 전 의장은 올바른 선택지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초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미 전역에서 봉쇄조치가 시행되며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자 파월 연준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긴밀한 관계를 토대로 꾸준히 협력하며 발빠른 조치를 내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준 부의장과 의장을 거쳐오면서 연준 이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옐런 전 의장은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옐런 전 의장이 재무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파월 의장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미 경제를 위한 각종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NYT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메리 달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은 옐런 전 의장을 핵심 멘토로 꼽고 있다. 연준 주요 간부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인 셈이다. 

이 신문은 "옐런 전 의장의 임명은 연준과 재무부 사이에 필요한 긴밀한 관계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취임할 당시 기념 촬영한 사진. 왼쪽부터 파월 의장, 재닛 옐런 재무장관 내정자, 라엘 브레이나드 연준 이사,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브레이나드 이사는 차기 연준의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취임할 당시 기념 촬영한 사진. 왼쪽부터 파월 의장, 재닛 옐런 재무장관 내정자, 라엘 브레이나드 연준 이사,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브레이나드 이사는 차기 연준의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경제 고치기에 중점 둘 옐런에 시장은 안도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옐런 전 의장이 재무장관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에 미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고, 특히 금융주 중심의 강세가 돋보였다. 

CNBC는 "시장은 옐런이 정치가 아닌 경제회복에 주력하는 것을 보며 재무장관으로 발탁된 것을 지지하는 모습"이라며 "월가 일부에서 우려했던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강조하기보다는 경제를 고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 후보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거론됐는데, 진보적인 성향의 워런 의원은 은행들에 대한 강한 규제를 강조해온 인물이다.  

아이언사이즈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리서치 책임자 배리 크냅은 "은행권에 더 나쁜 결과가 있을 수 있었다"며 "시장은 특히 은행업계는 워런 의원과 같은 진보적인 성향의 재무장관을 두려워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기 위한 안전한 카드로 워런 의원이 아닌 옐런 전 의장을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미 언론은 그녀가 연준 의장으로 재직 당시 이끌어낸 각종 성과는 미 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고의 선택지'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한다. 

2014년 당시 경제학자들은 빠른 금리인상을 갈망했으나, 옐런 전 의장은 극도로 느린 금리인상을 이끌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느린 금리인상 덕에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이 가능했고, 안정적인 물가, 그리고 경기 회복까지 모두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동안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준의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 긴축에 들어서면서 출구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WSJ은 "2009~2012년 연준 인사들이 내놓은 700여건의 전망을 분석해본 결과 옐런 전 의장의 실적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옐런이 마주할 과제는?

물론 옐런 전 의장이 험난한 도전에 직면해있는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경제학자들은 추가 경기부양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를 위해 오랜 기간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양측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옐런 전 의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옹호하는 전형적인 '케인스 주의자'여서 경기부양책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YT는 "재무장관으로서 옐런은 훨씬 더 정치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상원을 장악할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과 협상을 이끌어내고, 부양책과 관련해 합의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분열된 의회를 중재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전 의장이 진보와 중도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부양책 협상을 무난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옐런 전 의장은 2014년 연준 의장으로 선출될 당시 초당적 지지를 받은 바 있다. 2014년 인준 당시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의 지지를 포함해 총 11명의 지지를 얻은 인물이다. 

바이든 당선자 역시 지난주 "민주당의 진보와 중도 양쪽에서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언급해 많은 관측통들이 옐런 전 의장이 임명됐을 것으로 이미 예상한 바 있다. 

WSJ은 "의회가 추가적인 부양책의 합의를 꺼릴 경우 연준 및 집행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해 더 많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최근 므누신 장관이 올해 말 만료를 앞둔 긴급대출 프로그램 연장을 거부한 가운데 옐런 전 의장이 이를 번복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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