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일 '분노의 숙청'...벌써 12명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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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일 '분노의 숙청'...벌써 12명 잘랐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1.20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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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고위직 12명 물러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크리스토퍼 크레브스 CISA 국장 포함
기후변화 전문가 등 자신의 정책과 반대 입장 지닌 관리들 대거 경질
미 언론 "남은 기간 더욱 험난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패배 이후 최소 12명의 고위직 관리들이 자발적이거나 비자발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패배 이후 최소 12명의 고위직 관리들이 자발적이거나 비자발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크리스토퍼 크레브스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기간시설 안보국(CISA) 국장을 포함해 총 12명의 고위 인사를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심이 약하다고 여겨지는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숙청'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까지 최소 12명의 행정부 고위직들이 자발적이거나 비자발적으로 자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대선 최고 보안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크레브스 CISA 국장을 트위터를 통해 경질했다.

크레브스 국장은 "올해 대선이 외부 세력의 침투없이 치러진 가장 깨끗한 선거였다"고 발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하며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선거 보안 책임자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잘못된 선거로 이어졌다고 주장해 온 탓에 크레브스 국장의 해임은 이미 예측돼왔다. 

CISA의 부국장인 브라이언 웨어는 백악관으로부터 지난주 초 백악관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아 물러났다.

미 국토안보부(DHS)에서 국제문제를 담당하는 밸러리 보이드도 백악관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 사직서를 제출했다. 보이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 몸 담았다. 

지난 9일에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에스퍼 장관은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군을 동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어 대통령 눈 밖에 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주 존경받는 크리스토퍼C. 밀러 대테러센터국장이 국방장관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그의 공직에 감사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에스퍼 장관이 해임되자 국방부 고위 인사들도 줄지어 사표를 냈다.

지난 10일 에스퍼 장관의 비서실장인 젠 스튜어트가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조셉 커넌 정보담당 차관과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역시 자리에서 물러났다. 앤더슨 차관 대행의 후임으로는 육군 준장 출신의 앤서니 테이타, 커넌 차관 후임으로는 에즈라 코헨 와트닉, 스튜어트 비서실장 자리는 카쉬 파텔로 각각 교체됐다. 

10년째 법무부 산하 선거범죄부서를 이끌어 온 리처드 필거 법무부 선거범죄부 책임자 역시 사퇴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연방검사들에게 부정선거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필거 책임자는 이에 반발해 지난 9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백악관은 선거 개표가 한창이던 지난 6일에는 리사 고든 해거티 국가핵안보국 국장을 해임한 데 이어 미국 해외 원조 담당 부서인 국제개발처(USAID) 보니 글릭 부처장을 해임했다.

또 닐 채터지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위원장을 강등시키고 그 자리에 제임스 댄리를 임명하기도 했다. 채터지 위원장은 친환경 정책을 옹호한 인물로,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해온 트럼프 행정부와 반대되는 정책 기조를 가져온 인물이다.

당시 선거 개표 상황에 관심이 쏠려있던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고위직 3명을 경질하면서 소송전에 앞서 충성도가 낮은 고위직 관리들을 제거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전문가인 마이클 쿠퍼버그 또한 해임했다.

'국가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후 전문가인 '유에스 글로벌 체인지 리서치 프로그램(USGCRP)'의 책임자인 마이클 쿠퍼버그는 4차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미칠 악영향을 상세히 분석해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분노의 숙청'이 이어지자 미 언론은 지난 4년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기간이 더 험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글릭 부처장이 해고된 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앞으로 몇 달은 험난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숙청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냈던 보건복지부 고위직들이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CNN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경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 국장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연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산 인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과는 반대로, '선거 사기는 확실하지 않다'고 의회에 증언하기도 했다.

헤스펠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기밀문건을 공개하자는데 반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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