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자리 넘보는 '비트코인'?...개당 2천만원까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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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자리 넘보는 '비트코인'?...개당 2천만원까지 치솟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1.1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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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상 최고치 눈앞, 코인당 1만8000달러 돌파
투자다변화차원...기관투자자·대기업도 관심 표명
바이든 경제팀에도 암호화폐 전문가 포진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은 안전자산 아냐...변동성 경고"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심상치 않다. 18일(이하 뉴욕 현지시간) 한 때 1코인당 1만8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급등하는 비트코인 가격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버블이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한 편에서는 기관투자자나 페이팔 등 대기업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달간 50% 오른 비트코인...최고가 목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금융정보제공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한달간 50% 이상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18일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당 1만8492달러(약 204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기존 사상 최고치인 2017년 12월 1만9458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정점을 찍은 후 폭락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으나, 코로나19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다시 상승 추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수석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큰 시기에 투자자들은 그들의 돈을 주식에서 벗어나 현금이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증시 변동성 속에서의 안전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 다변화를 위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장기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을 헷지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향도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12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 컨설팅 기업 드비어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대규모 정부지출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나 금 등 특정 국가에 얽매이지 않은 자산들을 난기류에 대비하는 방패막이로 삼게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합법적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택하고 있다는 것. 특히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 등으로 전통 화폐 가치가 떨어지자 암호화폐의 가치가 높아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의 분석가인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루는 "일부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이 금의 자리를 조금씩 빼앗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은 오랫동안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탐내왔지만, 변화가 있는 듯 하다"고 언급했다.

기관 투자자들도 비트코인 관심

특히 최근에는 기관 투자자들이나 페이팔 등 대기업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가 됐다. 

FT는 "최근에는 헤지펀드를 비롯한 전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적극 뛰어들며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12월 신고가를 달성할 당시에는 개인 투자자들 위주의 매수세가 주도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전문 자산운용사 엑소 알파의 엘리 르레스트는 "이번 랠리는 소매 투자자들이 대다수 참여자였던 2017년에 비해 지속 가능성이 높다"며 "기관 투자자들은 현재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전문 트레이딩 업체인 알파플라트의 얀 스트롬 역시 "주요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수준이고, 줄어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들은 암호화폐가 과거에 비해 성숙한 시장이라고 여기고, 전통적인 자산 이외의 다양한 거래수단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0월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기준금리가 0에 수렴하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비트코인에 분산 투자하지 않는다면 큰 기회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8년 자회사 피델리티 디지털애셋을 설립,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은 지난 5월부터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제미니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페이팔,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 출시

페이팔 등 대기업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전세계 3억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기업 페이팔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등을 사고 팔거나 보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12일부터 시작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내년 초에는 글로벌 서비스를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CNBC는 "일부 투자자들은 페이팔에 이어 다른 주요 기업들이 암호화폐 사용을 받아들이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여긴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CEO인 잭 도시가 이끄는 미국 결제업체 스퀘어는 지난 10월 5000만달러를 투자해 4709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한 바 있다. 당시 스퀘어는 보도자료를 통해 "암호화폐는 경제적 권한의 분산 수단이며, 글로벌 통화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암호화폐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 후보로 유력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암호화폐 전문가로 꼽힌다. 바이든  경제팀에 속한 게리 겐슬러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역시 암호화폐에 상당히 우호적인 인물로 알려져있다. 

모야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점을 언급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개선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단위는 코인 당 달러. 자료=FT, 레피니티브
비트코인 가격 추이. 단위는 코인 당 달러. 자료=FT, 레피니티브

"변동성 큰 비트코인, 안전자산 될 수 없어"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높은 만큼 여전히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렛지워터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해 뭔가 놓치고 있을지도 모르니 바로잡고 싶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교환수단과 가치저장 수단으로 사용되기에는 문제가 있고, 변동성 역시 너무 큰 측면이 있다는 것. 

오안다의 크레이그 에럼 애널리스트 역시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은 시간 문제지만, 과거 경험으로부터 좀 불안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이 자산으로서 모든 투자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라면서도 "다만 디지털 경제 시대로의 전환과 함께 과도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달러화 신뢰 이슈로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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