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바이든 차기 행정부 운명,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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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바이든 차기 행정부 운명,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가 좌우?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0.11.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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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상원 2석 내년 1월5일 결선투표
선거결과에 따라 공화-민주당 상원 다수당 교체
2석 중 공화당 1석만 이겨도 다수당
민주당은 2석 모두 가져와야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미국 동남부의 관문 조지아가 앞으로 2년간 워싱턴 정가의 풍향을 결정할 태풍의 눈으로 떠올라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 공화당 텃밭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경합주로 이목을 집중시킨 조지아가 연방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까지 쥐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의원 중간선거 결과,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50석, 48석(친민주 무소속 포함)을 확보해 남아있는 조지아 2곳의 결승투표 결과에 따라 다수당 지위가 최종 결정된다. 조지아는 공교롭게도 2석 모두 과반 득표자가 없어 내년 1월5일(현지시간)결선투표가 실시될 예정이다.

만약 민주당이 조지아 상원의원 중간선거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가져간다면 의석수 50대 50으로 상원이 동수가 된다. 이 경우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한다는 규정에 따라 사실상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는 것이다. 공화당은 최소한 1석을 가져가야 백악관, 연방하원을 이미 차지한 민주당이 상원까지 가져가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은 벌써부터 선거전에 돌입하는 등 사활을 건 일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미국에선 내년 1월5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간 상원의원 다수당을 차지하기위한 조지아주 상원 중간,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데이빗퍼듀(오른쪽)조지아주 상원 중간선거 공화당 후보와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 사진=각 후보 SNS 캡쳐.
미국에선 내년 1월5일(현지시간) 공화당과 민주당간 상원의원 다수당을 차지하기위한 조지아주 상원 중간,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데이빗퍼듀(오른쪽)조지아주 상원 중간선거 공화당 후보와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 사진=각 후보 SNS 캡쳐.

지난 3일(현지시간)선거에서 데이빗 퍼듀 공화당 상원의원과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간 대결은 49.7%(245만 6000여표)와 대 47.9%(236만6000여표)로 나타났다. 퍼듀 상원의원은 과반에 0.3% 부족해 결선투표를 하게 됐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분위기다.

퍼듀 상원의원과 오소프 후보의 표 차이는 불과, 1.8% 약 9만여표 차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당 소속 셰인 헤이젤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11만4500여표를 얻었다. 이 2.3% 자유당 후보 표들이 누구에게 갈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조지아 상원의원을 뽑는 재보궐 선거에서는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가 161만 2000여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켈리 로플러 공화당 상원의원은 127만여표로 2위에 머물렀다. 20여명의 후보들이 난립해 각각 32.9%와 25.9% 득표율로 과반에 크게 미달해 역시 결선투표로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됐다.

내년 1월 5일 치뤄지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켈리 로플러(왼쪽) 공화당 후보와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 사진=각 후보 SNS캡쳐.  

양당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게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당)은 결선투표와 관련, 이미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상원과 대통령까지 차지하게 되면, 연방대법관 수를 늘리는 '코트 패킹(court packing)'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미 민주당에서는 공화당이 배럿 대법관을 임명하자 '코트 패킹'으로 응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물론 이론상 가능하겠지만 쉽진 않다.

이렇게 되면, 입법부(상·하원), 행정부(대통령), 사법부(대법원)까지 모두 진보진영이 차지하게 된다. 민주당의 폭주(?)가 펼쳐지더라도 통제할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공화당으로서는 상원과 대법원을 지켜야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시각이다.

민주당으로서도 다급하긴 미찬가지다. 조 바이든 유력 당선자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성공적으로 행정부를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번에 백악관을 탈환하기는 했지만, 연방상·하원 선거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하원에서는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지만 의석수가 줄어들면서 공화당과의 격차가 좁혀졌다. 사실상 패배한 선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지 못할 경우 차기 행정부가 국정운영을 하는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이 바이든 행정부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정책은 연방의회로부터의 법적 뒷바침을 받지 못하고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4년간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견제로 의회의 협조를 전혀 얻어내지 못하면서 모든 정책적인 결정을 행정명령으로 처리해야 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화당이 연방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켜낼 경우 차기 행정부의 장관급 인사들에 대한 인준 거부와 입법적 협조를 해주지 않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벌써부터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서로 소속 거물급 인사가 조지아에서 작은 규모의 행사라도 개최한다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지지층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결선투표 지원 유세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셀 오바마 여사는 SNS를 통해서 조지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바이든 행정부가 순항할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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