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해부] ②마지막 퍼즐 '고용 회복' 시그널은 아직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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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해부] ②마지막 퍼즐 '고용 회복' 시그널은 아직 '불투명'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1.12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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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졸업자 5명 중 1명 꼴로 실업자
도시지역 전체 실업률은 안정적
경제학자들 "실업률은 현실 반영 못해"
중국 정부 "경제 회복 긍정적...제조업 살아나면 고용 회복될 것"
중국 경제회복의 마지막 퍼즐인 고용시장을 두고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 윈난성 출신 농민공들이 푸젠성 취안저우의 공항에 도착한 뒤 안내원을 따라 일터로 복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경제회복의 마지막 퍼즐인 고용시장 전망을 두고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 윈난성 출신 농민공들이 푸젠성 취안저우의 공항에 도착한 뒤 안내원을 따라 일터로 복귀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경제를 이끄는 주역이 '소비'라고 한다면, 소비를 이끄는 것은 바로 '고용'이다. 

고용시장의 개선 없이는 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는 전체 경제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는 일제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뒤처졌던 소비 부문에서도 지난 9월부터는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용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시각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고학력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중국의 빠른 제조업 회복이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 오히려 '구인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中 대졸자 5명 중 1명 꼴로 실업자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0월 말 중국의 20~24세 대학 졸업자의 9월 실업률이 전년동기대비 4%포인트 높지만, 8월에 비해 2.4%포인트 낮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통계국은 지난 6월말 실업률이 19.3%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이 7~8월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20% 안팎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대학 졸업생 5명 중에 한 명 꼴로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의미한다. 지난 3년간 중국의 대학 졸업생은 약 2500만명 수준. 이 중 500만명이 실업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 예정자인 874만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힘든 취업시장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도시지역 실업률이다. 중국의 9월 도시지역 실업률은 5.4%다. 올해 2월 6.2%에 비해 낮고, 지난 8월(5.6%)에 비해서도 소폭이나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도시지역 실업률에는 지방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의 상황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베이징은 지자체에 실업급여를 신청한 도시 근로자 수를 바탕으로 실업률을 책정하고 있다. 많은 농촌 주민들이 도시로 이주해왔지만 농촌에 거처가 있을 경우 도시에서 직장을 잃더라도 농촌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이유로 실업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2019년 중국 정부는 전체 노동자의 36%에 달하는 2억9100만명을 이주 노동자로 집계했으나, 올해 3월 이 수치는 56% 감소한 1억2900만명으로 집계됐다.

포천은 "이주 노동자의 급감은 그들의 대량 실업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경우 근로시간이 단축되거나, 임금이 삭감된 근로자들도 실업률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경우 고용 상태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근무하지 못할 경우 실업자로 간주한다. 

BNP파리바의 첸싱동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도시 근로자 중 약 30%에 해당하는 1억3200만명 가량이 일시적으로 실직하거나 권고 휴직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파산 신청한 기업들 수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NPR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국 경제를 강타한 이후 수천만개의 도시와 공장 일자리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타격이 약해진 6월 이후에는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지만, 세계 경제의 급격한 둔화와 수출시장의 위축으로 재취업자는 극히 일부에 그쳤다는 것이다. 

중국 온라인 매체인 징데일리는 "중국의 실업률은 마치 시한폭탄과 같다"며 "여러가지 경제적·사회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4~5%대에 머물며 균형잡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실업률은 각각 5.2%, 5.9%로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없었던 가운데 이 기간 파산을 선언한 기업은 46만개에 달한다.

9월 실업률은 5.4%로 역시 지난해 12월, 올해 3월과 큰 차이가 없다. 올해 상반기동안 파산한 기업은 230만개로, 이는 중국 전체 기업의 6%에 달하는 규모다. 실업률이 현실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 "강한 제조업 회복이 고용시장 끌어올릴 것"

중국 정부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제조업의 강한 회복력이 고용시장의 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10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6을 기록, 지난 2월 저점을 찍은 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이는 2011년 1월 이후 9년 9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PMI 역시 51.4를 기록, 8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PMI는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대, 50 이하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의 수출 역시 호조를 보였다. 10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1.4%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9.0%)를 상회했다. 이는 2019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기도 했다. 금액기준으로 보더라도 2372억달러를 기록, 4개월 연속 2300억달러선을 상회하는 등 호조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에 의존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수출 지역을 넓힌 점 등도 질적 개선을 보였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의 제조업 회복세가 두드러진다"며 "제조업과 수출업은 고용상황과 맞물려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주문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은 인력을 추가적으로 고용한다는 것. 중국의 제조업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구직난이 구인난으로 바뀔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고용시장의 안정을 이끌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고용시장 안정과 사회 안정을 최우선 의제로 삼고 있다. 올해 9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추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으며, 1~5월 이미 46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것이 어떤 종류의 일자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자리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실시된 한 연구에서 2000년 이후 중국의 실질 GDP는 평균 10.5% 성장하며 확대된 반면 노동효율은 매년 0.5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노동효율 악화는 중국 경제 전체의 종합적인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자료=유진투자증권

바이든 행정부 중국 수출동력 약화시킬수도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중국의 수출 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고용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로 제조업 및 수출의 개선을 들었는데, 수출 동력이 약화된다면 이는 고용시장의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여름 이래의 수출 호조가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며 "미국과 유로존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에 따라 유로존 주요국은 경제 봉쇄 강화에 나섰고, 바이든 시대 역시 방역대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에도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연일 강조해왔고, 코로나19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종종 언급해왔다.

만일 바이든 후보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조치에 나서는 등 방역 대책을 강화할 경우 중국의 수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정부는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출이 어려워지면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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