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왕국 사우디] '생명의 열매' 대추야자, 변비도 해결?
상태바
[기름왕국 사우디] '생명의 열매' 대추야자, 변비도 해결?
  • 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 승인 2020.11.06 15:0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우디인들이 매우 좋아하고 즐겨찾는 음식
사막기후에 특화된 종려나무의 열매...당도 매우 높아
곶감과 비슷한 식감...생 대추야자열매는 변비 해결에도 특효
한국에서도 수입해서 맛볼수 있어...임산부에도 좋은 음식
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 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신약 성서에 보면 예수가 나귀를 타고 예수살렘으로 들어가던 장면에서 주민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한다. 또 거칠은 광야에서 지내며 사람들에게 서례를 베풀던 세례 요한이라는 자는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루살렘 주민들의 손에 들려있던 종려나무와 세례 요한이 먹었다던 석청은 사실 오늘날 사우디인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음식이며 생명과 힘의 원천이라고 불리우는 대추야자나무와 그 열매(dates palm)를  말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대추야자 열매

대추야자는 종려과에 속하는 나무의 열매로 가장 당도가 높은 과일로 알려져있다. 연간 강수량 120~250㎜ 의 모래땅 건조한 기후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사막기후에 특화된 과실수라 할수 있겠다. 이런 재배특성으로 대부분의 생산지가 중동국가와 북아프리카의 건조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주택가나 도로가에서 매우 흔히 볼수 있고 수확철이 다가오면 한국 가을날의 은행나무처럼 노란 대추야자가 나무 마다 말그대로 가지가 꺾일 만큼 열린다.

사우디의 도시 '다란' 시내 가로수에 주러주렁 달린 대추야자 열매. 사진=신승민 통신원
사우디의 도시 '다란' 시내 가로수에 주렁주렁 달린 대추야자 열매. 사진=신승민 통신원

대추야자는 이슬람문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모든 사우디인들은 건강의 이유 뿐 아니라 종교적인 의미로 인해  매일같이 대추야자를 먹고있다. 

대추야자는 이슬람 경전인 꾸란에도 언급되어 있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선지자 무함마드 식사의 중요한 부분이었으며 특히 라마단이라 불리우는 이슬람 금식월중 낮동안의 금식을 끝내고 먹는 첫 음식이 대추야자이기 때문이다. 

곶감과 비슷한 식감...변비 해결에 탁월

대추야자의 종류은 약 1백여개로 알려져 있으며 종류에 따라 맛과 식감등이 다르다. 이런 대추야자는 무슨 맛을 가졌기에 이토록 인기가 많은 것일까? 대추야자를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건조 망고나 건조 파인애플처럼 당분처리를 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단맛이 강하게 난다. 그 맛과 식감은 흡사 한국의 곶감과 비슷하다고 느낄수 있는데, 솜씨 좋은 교민은 시나몬 가루와 대추야자를 이용해 기가 막힌 수정과를 만들어 내곤 한다.

시장에서 대추야자 열매를 팔고 있는 모습. 사진= 구글
시장에서 대추야자 열매를 팔고 있는 모습. 사진= 구글

유통되는 대추야자 대부분은 수확 후 건조된 형태로 판매된다. 보통은 깔끔하게 포장되어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거나 커다란 양동이에 담아놓고 무게에 따라 판매를 한다. 가격은 싼 것은 ㎏당 우리나라 돈 1500원 수준에서 비싼것은 몇 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필자가 먹어본 가장 비싼 대추야자는 ㎏당 3만원 수준이었는데, 씨알이 굵고 적당한 단맛에 식감이 매우 부드러우며 쫄깃했다. 

대추야자 열매를 팔고 있는 매대. 사진= 신승민 통신원
대추야자 열매를 팔고 있는 매대. 사진= 신승민 통신원

대추야자는 건조되지 않은 상태로도 먹을 수 있는데, 8월 중순 본격적인 수확기가 시작되는  시기가 되면 이곳 상점 어디에서든 노랗고 탱글한 대추야자를 쉽게 접할수 있다. 살짝 떫은맛과 아삭한 식감에 기분좋은 달콤함이 끝맛으로 남는다. 한국에서 먹는 단감의 식감과 맛이 거의 비슷하다. 

혹 변비로 고생하는 독자분이 있다면 이 생(生)대추야자를 적극 추천한다.  처음 맛본 생 대추야자의 맛에 반해  한 자리에서 여러 개를 먹고 바로 오랜 변비를 해결한 지인을 본 적도 있다. 

생 대추야자 열매(왼쪽)과 대추야자 우유. 사진=신승민 통신원 · 구글
생 대추야자 열매(왼쪽)과 대추야자 우유. 사진=신승민 통신원 · 구글

이것뿐 아니라 대추야자가 들어간 음식이 쿠키, 비스킷등 종류를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대추야자로 속을 채운 중동지역 전통 쿠키는 경주 황남빵과 맛이 비슷해서 필자도 커피와 함께 즐겨먹는 간식이다. 이뿐 아니라 대추야자 요거트, 대추야자 우유등 사우디 인들의 식생활에서 절대 빠질수 없는 말 그대로 '생명의 열매'인 것이다.

몇해전부터 한국에서도 대추야자를 온라인을 통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대추야자의 약리성분중 하나는 출산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고, 대추야자에 함유된 세로토닌, 칼슘, 탄닌 성분은 자궁을 구성하는 근육들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출산을 한달 정도 앞둔 임산부의 경우 하루 2~3알 정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의학의 개념이 없던 수천년전 아라비아 사막에 살던 이들에게는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나면 가지마다 가득가득 열린 이 대추야자를 먹고 힘을 내어 사막을 지나고, 임산부에게 먹여 건강하게 아이를 낳게 하는 생명 원천 그 자체 였음에 틀림없다. 이런 고귀한 열매를 사우디인들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독자 분들도 이 멋진 대추야자를 한번씩 맛보길 적극 추천한다.

● 필자인 신승민 교수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서 학위를 마치고 2017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Dharhan(다란)에 위치한 king Fahd University Of Petroleum & Minerals(국립 킹파하드 석유광물 대학교) 체육학과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신나라 2020-11-07 16:41:31
대추야자 먹어보고싶어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