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한쪽에선 투표, 한쪽에선 개표...'세계의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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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한쪽에선 투표, 한쪽에선 개표...'세계의 운명' 가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1.03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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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 앞서지만 경합주는 '접전'
전례없는 사전투표 열기...이미 2016년 총 투표자의 70% 이상 사전투표
각 주별로 개표 일정 제각각...최종 결과 지연될수도
미국은 대선 후 폭력사태 대비...대선 끝나도 불확실성 여전할 듯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미국 곳곳에서 양 후보 지지자들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미국 곳곳에서 양 후보 지지자들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운명을 가를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맞붙는 이번 선거는 미국 역사상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고,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적인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가 막판까지 앞서고 있지만, 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경합주에서는 접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대선 패배시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불확실한 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여전히 앞서나 경합주는 접전

막판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다소 앞서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선거분석 웹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50.7%로, 트럼프 대통령(43.9%)을 6.8%포인트차로 앞섰다. 

이날 퀴니피악대가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대통령(39%)을 11%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NBC·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최종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52%)가 트럼프 대통령(42%)을 10%포인트 차로 앞섰다. 폭스뉴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후보(52%)는 트럼프 대통령(44%)을 앞서고 있다. 

주요 경합주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소폭 앞서거나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어 최대의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47%로 트럼프 대통령(42%)을 5%포인트차로 앞서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 결과로는 바이든 후보가 1.7%포인트 차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2%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오차범위 이내에서 양 후보가 접전을 보이고 있다.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2.9%포인트의 미미한 차이로 우위를 기록중이다.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각각 5.1%포인트, 6.6%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애리조나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오차범위인 0.5%포인트 앞서 박빙을 기록중이며, 노스캐롤라이나는 두 후보 지지율이 동률을 기록중이다.

미 주요 언론들은 각 기관별 최종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는 상황에서) 큰 변화는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WSJ는 "최종 여론조사 결과 막판 흐름이 변화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언급했다. 

WP 역시 "일각에서는 2016년의 반전이 재현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바이든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 후보보다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점 ▲부동층이나 제3자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줄었다는 점 ▲비교적 인기가 없었던 클린턴 후보에 비해 바이든 후보는 인기가 많다는 점 ▲둘다 선호하지 않을 경우 그래도 바이든 후보로 기우는 이들이 많고, 이것은 2016년과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2016년과 올해는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했거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부동층'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1%,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1%만이 마음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역대 여론조사 사상 최저 수준이다. 

높은 사전투표 열기...경합주에서는 공화당 지지층도 사전투표 대거 나서

실시간 사전투표 현황을 보여주는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수는 9870만명으로 1억명에 육박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전 현장 투표에 나선 이들은 3572만명, 우편투표 유권자는 6293만명으로 집계됐다. 

1억3900만명이 투표했던 지난 2016년 대선과 비교하면 4년전 투표자의 70% 이상의 유권자들이 이미 사전에 투표를 마친 것이다.

미 주요 언론들은 전례없는 사전투표 열기를 소개하며, 올해 투표자 수는 지난 2016년 기록을 넘어서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비교적 사전투표를 선호하고,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볼 때 사전투표가 많은 것은 민주당에 다소 유리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가 지지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20개주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전투표 비율은 민주당 지지층(45.1%)이 공화당 지지층(30.5%)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합주의 경우 공화당 지지층도 사전투표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높은 사전투표 비율이 민주당에게 꼭 유리하지만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의 경우 민주당 지지층(39.1%)과 공화당 지지층(37.9%)의 사전투표 비율이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각각 개표 일정...최종 결과 지연될 수도

미국은 지역별로 시차가 있는데다, 투표가 가능한 시간도 모두 다른 만큼 미 전역에서 총 24시간에 걸쳐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시간으로 오는 4일 오전 8시부터 순차적으로 투표가 마무리된다. 가장 마지막으로 투표가 마감되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끝으로 한국시간 4일 오후 3시에는 모든 투표가 종료될 예정이다. 

각 주 별로 개표 방법도 다르다. 

플로리다는 사전투표에 대한 개표를 선거일 이전부터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는 선거 당일 투표가 종료된 뒤 사전투표 결과를 먼저 공개한 후 당일 현장투표 개표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애리조나 역시 조기투표 결과를 먼저 공개한 뒤 현장투표 개표를 진행한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2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 결과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늦어질 수 있지만, 전체 투표의 95%에 대한 결과는 선거일 밤 알 수 있다고 주 당국이 설명하고 있다. 

반면 버지니아의 경우 당일 현장투표를 먼저 개표한다.

사전 투표를 먼저 발표할지, 현장투표를 먼저 개표할지 여부에 따라 일시적으로 바이든 후보가 앞서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예년 대선의 경우 한국시간으로 이튿날 오후가 되면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지만, 올해의 경우 우편투표 비중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 그 중에서도 특히 최대 선거인단을 보유한 플로리다주의 경우 지난 2016년에는 오후 1시경(한국시간)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위험성으로 인해 우편투표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결과 집계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각 주마다 유효하다고 인정하는 우편투표에 대한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모든 결과가 마무리될 때까지 새로운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선거일 사흘 뒤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인정하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는 12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까지 모두 인정한다. 이들을 모두 반영한 최종결과 집계는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 대선 이튿날인 4일 정오까지 98%의 비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주는 9곳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WP는 "투표 검표는 11월 말이나 12월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찰스 스튜어트 MIT 선거 전문가는 "각 주의 초기 결과는 왜곡된 지표를 보여줄 수 있다"며 "어느 카운티를 먼저 개표하고, 어떤 집계를 먼저 발표하느냐에 따라 초기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대선을 앞두고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지면서 일부 주에서는 주방위군 배치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미 대선을 앞두고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지면서 일부 주에서는 주방위군 배치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후 폭력사태 대비하는 미국인들..이미 곳곳서 시위 벌어지기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양 측은 대선 이후의 치열한 법적 공방에 대비하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는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집계를 보지 않고 조기 승리를 선언할 뜻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면서도 "선거가 끝난 후 투표용지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은 끔찍하다"고 언급, 각종 소송 제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조기 승리 선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선거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은 2일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당일 밤) 늦게 미국인에게 연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이와 관련 "바이든 측도 선거 당일 승리 선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패자가 승복 연설을 한 뒤 승자가 승리를 선언하는 연설을 하는 것이 관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소송 가능성을 제기하고, 대선 패배시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자 바이든 후보도 맞불 작전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신기루로 치부하며 대선 당일의 개표 결과를 해치려 한다"고 비난했다. 두 후보는 현재 대선 이후 소송을 대비해 법률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부분은 대선 관련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미국 시민들은 대선 이후 지지자들간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주요 도시의 상점들은 유리창을 강화유리로 교체하거나, 합판을 덧대는 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전국의 유통상들은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신들의 상점을 보호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 백화점인 니만마커스를 비롯해 일부 상점들은 선거 당일 오후 5시에 일찍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으며, 일부 상점들은 선거일에는 아예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아직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기까지 동원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과격한 양상을 띠고 있다. 

CNN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총기를 동원해 반(反) 트럼프 유권자들을 위협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정차돼있던 빈 차량에 총을 쏘고, 일부 행인들에게는 호신용 최루액을 분사했다. 

캔자스주 노스토피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가 자신의 집 앞에 설치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3명의 남성이 훔쳤다고 주장하며 이들에게 총을 발사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이로 인해 한 명이 크게 다치고 2명도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가 점차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하자 일부 주에서는 주방위군 배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찰리 베이커 메사추세츠 주지사는 주방위군 1000명에게 대기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역시 1000여명의 주방위군을 주요 도시에 파견했다. 

WP는 "선거를 앞두고 경찰들과 기업들은 최악의 폭력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선거 이후의 불안과 폭력사태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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