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美·유럽, 3분기 GDP 반등..4분기 전망은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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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美·유럽, 3분기 GDP 반등..4분기 전망은 어둡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3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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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3분기 GDP 급반등...미국 역시 33% 반등해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에 잇딴 봉쇄조치...4분기 전망은 어두워
경제학자들 "경기 위축 피할 수 없을 것"
"미국보다 유럽 경기회복 더 늦어질 것"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급반등했으나 4분기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유럽중앙은행 본부 인근을 걷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급반등했으나 4분기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유럽중앙은행 본부 인근을 걷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국가들도 3분기 일제히 개선된 경제지표를 내놓았다. 최악의 2분기 경기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이지만, 이들 국가 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고 있어 경기회복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美·EU, 3분기 경제성장률 반등...코로나19 이전 회복은 못해

30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2.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가 지속되면서 유로존 GDP가 11.8% 급감한 바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3분기 9.4% 반등을 예상한 바 있으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재무부는 3분기 8.2% 반등한 GDP를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는 9.8% 감소한 바 있으나 빠르게 반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7.3%도 넘어섰다. 

2분기 13.7% 역성장을 기록했던 프랑스는 3분기에는 18.2%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은 2분기 -17.8%에서 3분기 16.7% 반등했으며, 이탈리아는 2분기 -13.0%에서 3분기 16.1%로 빠르게 회복했다. 

전일 GDP 수치를 발표한 미국 역시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분기 -31.4%로 최악의 성장률을 보인 바 있으나 3분기에는 33.1%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높고 좋은 것"이라며 "내년은 환상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2분기 최악의 수렁에서 일단 빠져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처럼 '환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분기보다도 더 많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3.5%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독일 역시 -4.2% 하락한 수준이며, 프랑스의 경우 -4.1% 수준이다. 이탈리아는 4.7% 하락한 상태이며, 스페인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무려 9.1% 하락해있는 상태다. 

"재봉쇄 조치에 4분기 경기 다시 위축될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3분기 경기 반등은 지난 5월 봉쇄조치가 해제되면서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생산과 지출을 늘렸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9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유럽 국가들이 재봉쇄에 나서면서 경기회복은 이미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국가들은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피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 장관은 "정부의 최근 봉쇄조치의 영향을 감안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4%로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식당과 술집, 카페 등의 영업을 제한하며 부분 봉쇄에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독일의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소비 부문이 침체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독일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대비 3.1% 증가에서 1.8% 증가로 수정됐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더욱 비관적이다. 

카스텐 브레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더블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구조적인 피해 없이 단순히 스위치를 껐다 다시 켜는 것처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증거는 아쉽게도 없다"고 언급했다. 

프랑스 또한 봉쇄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0일부터 2차 봉쇄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차 봉쇄조치에 따라 식당과 주점, 비필수 상점 등은 영업이 제한됐다. 

베렌베르크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새로운 봉쇄조치는 프랑스의 4분기 경제에 또 한번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며 "4분기 GDP는 3~4%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 등 관광에 치중하는 국가들의 경우 회복의 길이 더욱 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T는 "스페인의 성장률은 다른 국가들보다 외국인 관광객 수입에 더욱 의존하는 국가의 어려움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대면 서비스에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봄까지 규제가 계속될 경우 향후 몇 달간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보다 유럽 경기회복 늦어질 듯"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보다 유럽의 경기회복이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스리서치는 "미국 경제는 내년 말 경 다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유럽 국가들은 오는 2023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리스천 캘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유럽이 가장 큰 패배자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현재로서는 4분기 유럽 경제가 더 나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9일 이뤄진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는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우리는 1차 확산이 유로존 경제를 강타했을 때 매우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냈다"며 "2차 확산 때에도 같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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