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美 증시 버팀목 '기술주'..."이번엔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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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美 증시 버팀목 '기술주'..."이번엔 심상찮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29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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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속, 원격근무확산 수혜... 견조한 흐름 유지
코로나 재확산 우려, 뉴욕증시 발목잡자 이번에는 급락
코로나 뿐 아니라 대선 앞둔 불확실성 등 전반적 투자심리 위축
일부 전문가 "기술주 거품 이미 터졌다 "언급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빅테크의 낙폭이 유독 커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빅테크의 낙폭이 유독 커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미국의 대형 기술주, 이른바 빅테크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지역에서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2차 팬데믹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봉쇄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봉쇄조치에 나설 경우 경제활동이 다시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미 기술주가 하락세를 주도해 주목된다. 

미 기술주, 이번에는 하락 주도...왜?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은 코로나19 속에서도 강세 흐름을 유지하며 미 증시가 경제와 담을 쌓고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이게 만든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들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 수혜주로도 거론됐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 각 지역이 봉쇄조치에 나선 바 있는데, 이로 인해 자택에 머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애플이나 페이스북, MS 등의 수요도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아마존 역시 배송 서비스를 받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쳤다. 

이번에도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확산되고, 이로 인한 재봉쇄 조치가 잇따르면서 뉴욕증시의 발목을 붙잡았는데, 미국 기술주의 움직임은 지난 2분기와는 대조적이다. 

28일(이하 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일대비 3.53% 떨어졌고,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3%대 하락세를 보였다. 애플은 이날 4.6% 급락했으며, 아마존(-3.7%), 마이크로소프트(-4.9%), 페이스북(-5.5%), 알파벳(-5.5%)도 지수 흐름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빅테크가 사실상 이날 하락세를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코로나19에 대한 수혜보다는 주식시장 전반을 둘러싸고 있는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이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제임스 맥도널드 헤라클래스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에 대한 공포와, 대선을 앞둔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입장에서는 가장 큰 악재인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빅테크를 코로나19 수혜주로만 여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대선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합주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점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의 휴 김버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봉쇄조치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더 넓은 지역으로 봉쇄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이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존스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7만3200건 이상의 하루 신규 확진자를 발표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고 수준인 5만명대로 높아지자, 새로운 봉쇄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악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 더욱 엄격한 규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 회복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베일린 씨티프라이빗뱅크 투자부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선거를 앞두고 관련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을 하락세로 이끌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그 불확실성이 유독 두드러진다"며 "합리적인 기간 내에 어떠한 결정도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인해 사전 현장투표와 우편투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개표 지연 및 당선자 발표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양 측은 대선 이후의 법정 소송까지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더욱 길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S&P500 지수가 지난 9월2일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지속중이다.
미국의 S&P500 지수가 지난 9월2일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지속중이다.

기술주, 이미 정점 찍었다는 의견도 

일부 전문가는 미국의 기술주들이 이미 지난달 정점을 찍었다며, 엄청난 거품 속에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마켓워치와 포춘 등 미 언론은 월가의 거물급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 캐피탈 회장이 투자자 노트를 통해 "기술주가 거대한 거품 속에 있다"며 "틀릴 수도 있겠지만 지난 9월 2일 시장이 고점을 찍었고, 버블은 이미 터졌다는 것이 우리의 가설"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그렇다면 "투자심리는 탐욕에서 안일함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후에는 우려에서 패닉으로까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S&P500 지수는 지난 9월2일 3580.84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바 있다. 이후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8일 종가는 3271.03을 기록했다. 9월2일 대비 9% 가량 빠진 수준이다. 

한편 이날 미 상원 상무위원회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잭 도시 트위터 CEO 등이 증인으로 출석, 화상 청문회가 열렸다. 공화당 의원들은 콘텐츠 규제 규정이 편향됐다는 주장을 펼쳤고, CEO들은 이를 부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선거나 코로나19 등 공중보건과 관련한 가짜 뉴스에 대해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NBC는 "4시간 동안 통신품위법 230조 개정 방향이나, 디지털 프라이버시 관련 법률 제정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청문회가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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