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프랑스 제품 '보이콧' 확산...프랑스 "증오 멈춰라"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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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프랑스 제품 '보이콧' 확산...프랑스 "증오 멈춰라" 당황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29 14: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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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교사 참수 사건에 이슬람 전체 겨냥한 발언
중동 국가들, 프랑스 제품 보이콧 확산...프랑스 국기 불태우기도
중동 언론들 "마크롱의 움직임은 도발적...이슬람을 일반화해"
미 언론도 "마크롱이 관계 악화 이끈다"
중동국가 예멘의 수도인 사나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프랑스산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국가 예멘의 수도인 사나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프랑스산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프랑스 교사 참수 사건을 둘러싸고 이슬람 국가들과 프랑스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슬람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고, 이에 반발한 중동 국가들이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는 등 양측의 마찰이 깊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평을 게재했고, 이란의 걍경 신문은 마크롱 대표를 악마의 얼굴로 형상화한 그림을 1면에 게재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중동국가들,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확산

지난 25일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의 소셜 미디어 해시태그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프랑스 제품의 불매 운동과 관련된 문구(#boycott_french_product)였다. 많은 이들이 프랑스의 대형 유통업체인 까르푸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프랑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해시태그를 붙이고 있다.  

쿠웨이트의 비정부 소비자 협동조합 연합은 이미 일부 프랑스 제품을 진열대에서 모두 치웠다. 프랑스 제품과 다른 국가 제품이 섞여있는 매대에서는 프랑스 제품 위에 하얀 천을 덮어 보이지 않게 했다.  

요르단과 카타르 등 여타 중동국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 위치한 한 프랑스 레스토랑에서는 프랑스 재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음식들을 제공하기로 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프랑스에 대한 반발 시위가 확대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에서 열린 반(反)프랑스 집회에는 약 4만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고 프랑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들은 "마크롱은 사탄을 숭배하는 지도자"라고 외치거나 "프랑스는 무슬림의 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프랑스 대사를 파리로 돌아갈 것을 명령하고, 프랑스 대사관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표현의 자유" vs 중동국가들 "마크롱이 분열 조장"

중동국가에서 프랑스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지난 16일 발생한 프랑스 교사 참수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수업시간에 사용한 프랑스의 한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었다.

무함마드는 이슬람의 선지자이자 예언자로, 이슬람 국가에서는 무함마드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시각적 묘사도 금지돼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자신들의 법이 공화국의 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상이 문제"라며 이슬람교를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교사 살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파리 외곽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고, 일부 이슬람 단체 해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크롱은 무슬림과 무슨 문제가 있냐"며 "정신 치료가 필요하다"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분열적이고, 이슬람 공포증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쿠웨이트의 외무부 역시 "현실 왜곡"이라며 "이슬람의 가르침을 모욕하고 전세계 이슬람 교도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고 힐난했다. 

요르단 외무부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지만 "이슬람과 테러리즘을 연결하려는 차별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시도"라고 언급했다. 

심상치 않은 중동 국가들의 움직임에 프랑스 정부도 '증오와 선동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중동의 여러 나라에서 프랑스산 제품 불매운동과 프랑스를 규탄하라는 요구가 벌어지고 있다"며 "프랑스에 대한 증오와 선동을 벌이는 나라들의 정부는 그와 같은 행동을 지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슬람 국가들에 거주중인 프랑스인의 안전도 확보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의 요청과는 달리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프랑스 교사가 사용했던 무함마드의 캐리커처를 게재했던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평을 표지에 게재했다. 이에 맞서 이란의 강경 성향 신문인 바타네 엠루즈는 27일자 1면에 마크롱 대통령을 악마로 형상화한 그림을 게재하는 등 강하게 맞서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테러에 대한 두려움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5년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했을 당시 편집장을 비롯해 12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했던 만큼, 이번에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7일에는 파리 시내 개선문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상자가 발견,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자는 폭발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프랑스에서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2012년 이후 36건의 이슬람 교도들의 테러가 발생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2건의 사건도 포함된다. 

중동 언론 "마크롱 움직임, 야심차고 도발적"

중동 언론들은 중동 국가와 프랑스의 마찰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무함마드는 이슬람 교도들에게 깊은 존경을 받고 있고, 이슬람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시각적 묘사도 금지돼있다"며 "마크롱은 이를 '표현의 자유'라고 강조하면서 일부 무슬림들의 분노를 더 끌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규제가 비교적 강한 국가에 속한다. 

프랑스는 2004년 공립학교에서 목과 머리를 감싸는 히잡 착용을 금지한 유럽 최초의 국가이자 유일한 국가였으며, 2011년 4월부터는 얼굴을 덮는 '부르카'와 '니캅'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 역시 유럽 최초였다. 

알자지라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슬람인들은 자신들이 높은 실업률, 열악한 주거 환경 등으로 고통받고 있고, 이미 모든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믿는다"며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서 파리 중심부로 가는 교통수단도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종교적 세속주의인 '라이시테'에 대한 맹렬한 옹호자이다. 라이시테는 종교를 국가 등 공적인 영역으로부터 철저히 분리시키는 것으로, 사적인 영역에서 종교의 자유는 주되, 모든 공적인 영역에서 종교는 엄격히 배제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알자지라는 "이슬람을 개혁하려는 마크롱의 움직임은 야심차고 도발적"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 지도자들은 프랑스 거주 이슬람인들의 소외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이슬람 전체에 집중하는 쪽으로 주의를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걸프뉴스 역시 "가자지구와 요르단 암만에서는 새로운 시위가 계획되어 있다"며 중동국가와 프랑스의 심상치 않은 마찰을 언급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28일(현지시간) 발간한 잡지 1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평이 실렸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28일(현지시간) 발간한 잡지 1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평이 실렸다. 사진=연합뉴스

美 언론 "마크롱이 이슬람과의 관계 악화시킨다"

미국 언론은 프랑스가 이슬람과의 관계를 험악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프랑스 정부의 움직임은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프랑스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를 험악하게 이끌었다는 비판도 받는다"고 평가했다. 

터키와 프랑스간 유대 강화를 목표로 하는 프랑스 단체 포스포루스 연구소의 바하디르 칼라가시 소장은 "이것은 길거리 청소년들의 싸움이 아니다"며 "세계 질서 속에서 서구의 안보와 경제에 관한 것"이라고 언급, 마크롱 대통령에게 냉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도의 작가인 판카지 미쉬라는 블룸버그통신 기고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과 충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잘 해결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 

그는 "마크롱의 기회주의는 더 큰 분열과 더 광범위하고 치열한 해외 분쟁을 포함하고 있다"며 "그것들이 과소평가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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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모햔 2020-10-29 17:46:18
이슬람 저 미친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