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턴어라운드는 '아직'...온라인 매출에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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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턴어라운드는 '아직'...온라인 매출에 성패 달렸다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2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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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3Q 바닥 찍은 시점....4분기부터 회복세 가시화"
아모레퍼시픽, 오프라인 채널 비수익 매장 정리 들어가
매출 효자 온라인 채널 강화..."이커머스 매출 40%까지 성장 가능"
'설화수' 브랜드 강세·광군절...중국 시장 전망 긍정적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이 이루어지고있지만 턴어라운드 시기는 아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증권업계 애널들은 "턴어라운드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인 만큼 안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8일 내놓은 실적은 시장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한 1조886억원, 영업이익은 48% 줄어든 56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은 70억원에 불과했다.

한때 업계 대장주로 각광받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임에 분명하다. 3분기 매출은 6년 전과 동일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14년 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였던 433억원, 직전 추정치였던 277억원을 상회하긴 했지만 이커머스를 제외한 모든 채널이 부진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설명한 실적 부진의 큰 원인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면세 매출 약세 ▲국내외 오프라인 매출 급락이다. 특히 올 상반기부터 미국 등에 위치한 해외 오프라인 매장이 코로나 재확산세로 문을 닫은 점 등은 면세 매출 악화와 맞물려 악재로 작용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부문 매출 성장은 지난 2분기부터 실적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시키는 강점으로 꼽아 왔다.

다만 온라인 매출 규모가 오프라인에 비하면 아직까지 크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출 부진을 상쇄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온·오프라인 부문의 정확한 매출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규모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3분기 실적. 자료제공=아모레퍼시픽

비수익 매장 정리 들어가...매출 효자 '온라인 채널'은 비중↑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실적이 개선되는 중이지만 완전한 회복은 아직"이라는  유보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존 오프라인 채널 비중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지금이 과도기인만큼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혜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면세점이 상당 부분을 차지고 있어 국내외 면세점 매출 개선세가 중요하다"며 "당분간은 면세 채널의 매출 회복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전방 면세채널이 전년동기 대비 34.8%, 외국인 면세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5.6% 역성장 수준까지 회복되긴 했다"며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오프라인 채널 비수익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점 역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는 북미, 중국 이니스프리 등 매장 50여개가 정리됐고 올해 말까지는 130여개점의 채널 정리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업계는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로의 전환이 완료되면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연결 매출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조1014억원,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531억원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 역시 "오프라인 매장 축소 등으로 고정비가 감소하고 온라인 매장에 집중하면 이커머스 매출이 40%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화수 브랜드 설명 현장. 사진=연합뉴스

'설화수' 브랜드 강세·광군절...중국 시장 긍정적

아모레퍼시픽이 기대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며, 그런 점에서 중국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설화수' 브랜드를 포함한 럭셔리 제품들의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지역에서의 설화수 매출이 23% 정도 오를 것"이라며 "2021년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설화수의 기여도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설화수와 함께 이니스프리가 중국 시장에 출시한 고기능성 앰플 '블랙티 앰플'도 기대 요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계속 발굴해내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1일 중국 광군절이 다가오는 점도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군절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쇼핑의 날'이다. 시작된지 2분이 채 되기 전에 1조원 넘게 팔려나가는 등 규모가 큰 행사이기에 국내 기업들도 활발히 참여한다.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해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계들은 중국 출신 아이돌, 배우, 유명인 등을 통해 광군절맞이 대대적 광고에 나선 상태다.

증권사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익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회복 사이클의 초입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 플랫폼 전환 과정에 있는만큼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사항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본격적인 회복 사이클 시점을 오는 4분기로 잡았다. 박 연구원은 "면세 채널과 중국 디지털 이익 개선세가 부각될 예정"이라며 "현 주가를 바닥으로 봐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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