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7 그래도 불안한 민주당...4년전 오늘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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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7 그래도 불안한 민주당...4년전 오늘 어땠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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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에서는 "4년전 악몽 반복될까" 우려
미 주요 언론 "그때와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 강조
4년전 같은 시점 트럼프 지지율 급등했지만 지금은 그런 징후 없어
부동층 적고 흑인 투표 늘어나...4년전 반복 가능성 낮아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2016년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 주요 언론들은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며, 변수가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2016년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미 주요 언론들은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며, 변수가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우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조사 기관이 많아지고 있고, 백악관 뿐만 아니라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가능성까지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2016년 대선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2016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뼈아픈 경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4년전과 지금을 비교하며 "상황이 다르다"고 언급하고 있다. 4년전과 지금, 달라진 상황은 무엇일까. 

4년전과 닮은 올해 대선

2016년 10월 대선을 약 한 달 남긴 시점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비하 녹음 파일'이 폭로됐다. 여성의 신체부위를 상스럽게 표현하거나, 저속한 용어로 경험담을 늘어놓은 발언이 담긴 이 테이프가 공개되자, 일부 미국 언론들은 "사실상 선거는 결판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2020년 10월 2일, 대선을 한 달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은 그의 지지율 추락의 원인이 됐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악재'가 발생했던 것이다. 

민주당에 불리한 상황도 연출됐다.

2016년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이 재차 불거졌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해 1급 기밀정보를 주고 받았다는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FBI가 대선을 열흘 앞두고 재수사 방침을 밝히면서 클린턴 후보는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비슷한 시점에 바이든 후보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에서 헌터와 우크라니아 기업인이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이 보도됐다. 뉴욕포스트는 "이는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조 바이든 후보에게 어떻게 소개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과 2020년의 대선이 상당히 닮았다고 평가한다. 두 후보에게 비슷한 시점에서 악재가 발생한 점도 닮았지만, 지지율 역시 닮았다. 2016년 10월 NBC뉴스와 월스트리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지지율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11% 포인트 앞서고 있었다. 같은 기관이 같은 시점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11% 포인트 앞서고 있다.  

미 주요 언론 "그래도 올해는 다르다"

미 주요 언론들은 2016년 대선과 올해의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CNN은 "바이든 후보는 클린턴 전 장관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4년 전 같은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과의 지지율 격차를 빠르게 좁혀갔지만, 현 시점에서 그러한 여론조사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거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선거를 9일 앞둔 시점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단 4.3%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하지만 현재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0.8%로 트럼프 대통령(42.8%) 지지율을 8%포인트 앞선 상황이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을 무너뜨린 원인이었던 '이메일 스캔들'의 파괴력은 거의 폭탄과 비슷했지만, 바이든 후보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재점화되긴 했어도 그 정도의 파괴력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과 바이든 후보의 호감도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이들은 많았으나 비교적 온건한 중도 성향의 바이든 후보에게 반감을 갖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실제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토론 직후 실시된 ABC뉴스·입소스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의 순호감도(호감-비호감)는 +1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바이든 후보에게 호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더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경우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마지막 9일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순호감도를 기록한 바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경우 자신에게 반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큰 과제였지만, 바이든 후보의 경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순호감도는 올해 -22점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에도 줄곧 '마이너스' 호감도를 기록한 바 있다. 

CNN은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트럼프와 자신을 모두 싫어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야만 했지만 올해의 바이든 후보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포브스 "보수 성향 지역에서도 트럼프-바이든 격차 줄어"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큰 폭의 격차로 누르고 승리한 보수성향의 지역에서도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20% 포인트 이상 앞섰던 캔자스주의 경우 올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8%로 바이든(41%) 후보와 7%포인트 격차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몬태나주의 경우 NBC몬태나·스트래티지스360 여론조사 결과 2016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 포인트 이상 앞선 바 있으나, 현재(트럼프 51%·바이든 43%)는 8%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워싱턴포스트와 샤르스쿨의 여론조사 결과 지난 선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5.4%포인트 차로 힘겹게 승리한 버지니아주에서 바이든 후보(51%)는 트럼프 대통령(41%)을 두자릿대로 앞서고 있다.

퀴니피악대가 지난 19일 발표한 텍사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은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텍사스는 보수 성향이 짙은 곳으로,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9% 포인트 차로 승리한 곳이다. 

포브스는 "바이든 후보가 몬태나나 캔자스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없지만, 좁혀진 지지율 격차는 바이든 후보가 2016년 클린턴 전 장관보다 더 강력한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는 클린턴이 결코 승리로 이끌지 못했던 애리조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당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에게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많아 제3당 후보를 지지한 이들이 기록적으로 많았던 점도 지금과는 다른 점이다. 당시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제 3자를 선택한 유권자 수는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6년 이 시점에서 당시 파이브서티에잇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5.4%의 유권자가 마음을 정하지 못했거나 제3자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이 비율은 2016년 선거 당일에도 12.5%에 달했는데, 이는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지난 23일 기준 이 비율은 5.7%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마음을 정했다는 뜻이다. 

모닝컨설트 조사 결과에서도 유권자 대부분이 주요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들 중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53%)가 과반수를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1%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과 2020년의 또 다른 차이점은 이번에는 부동층이 아주 적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지난 번에는 부동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도움이 됐지만, 이번에는 선거를 뒤흔들 부동층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 조지아주에서 시민들이 사전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조지아주에서 시민들이 사전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흑인 투표 참여 대거 늘어난 점도 변수

4년 전에 대선 참여율이 저조했던 흑인들의 사전투표 참여가 크게 늘어난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기준 조지아주에서 사전 투표에 참여한 흑인은 60만명으로 4년전 대선 당시인 29만명의 2배를 넘어섰다. 메릴랜드주 역시 19만명의 흑인이 이미 사전투표에 참여해 2016년(1만8000여명) 기록을 10배나 뛰어넘었고, 캘리포이나주 역시 30만명의 흑인이 사전 투표에 참여, 4년전 같은 시점(11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흑인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흑인 투표율 제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은 4년전 대선에서 빼앗겼던 중서부 노동자들의 지지를 탈환하는데 관심이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인종의 투표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것은 2016년 대선 때 투표를 하지 않았던 흑인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CNN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경합주의 선거인단 85명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바이든 후보가 이미 2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선 승리가 가능한 매직 넘버인 270명을 넘어섰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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