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선의 집짓고홈] 코로나 '우울증' 부모님을 위한 ‘孝’테리어
상태바
[노진선의 집짓고홈] 코로나 '우울증' 부모님을 위한 ‘孝’테리어
  • 노진선 더코지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승인 2020.10.25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못가는 부모님들, 집안 곳곳에 위험한 환경 노출
조도 높은 간접조명으로 부딪히거나 미끄러지지 않게
습기 많은 욕실도 손보기...바닥 습기 없도록 '논슬립 타일' 깔아드려야
노진선 더코지홈 이사
노진선 더코지홈 이사

[노진선 더코지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코로나19의 확산과 장기화로 인해 일상이 변하면서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노인층 더 취약

전문가들은 노인층이 특히 코로나 블루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에게 위협적이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자극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도 부족하다. 노인 대부분이 경로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가볍게 산책하는 정도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이마저도 어렵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현재 운영 이 되고 있는 노인복지관은 전국에 10곳, 경로당은 전체의 약 23%인 1만 5700여 곳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식들 역시 부모님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은 더욱 길어지고, 신체활동은 둔해지는 부모님을 위해서 집안에서라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인테리어를 제안해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광이 잘 들어 밝은 거실 겸 서재. 출처= Pexels
자연광이 잘 들어 밝은 거실 겸 서재. 출처= Pexels

침침한 눈! 조도가 높은 간접조명으로 보완

가장 좋은 인테리어는 공간의 주인에게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아무리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라고 해도 공간의 주인에게 맞지 않는다면 실패한 인테리어나 다름없다. 부모님을 위한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도 공간의 주인인 부모님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활동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적 단점을 보완하는 기능성 가구를 선택하는 것이 ‘효(孝)’테리어의 기본이다.

나이가 들면 눈에서 빛 받아들이는 양 줄어들어 눈이 침침해진다. 따라서 조명 밝기가 중요한데, 노인의 생활 공간의 경우 젊은 사람이 사용하는 조명보다 2배 정도 밝은 조명이 필요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집안에서 사용하는 실내조명이 250~300 lux라면 나이 든 분들의 경우 300~400 lux 정도의 밝은 빛에서 생활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눈부심 현상이 있을 수 있어 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이나 빛이 직접적이지 않은 간접조명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침실이나 서재처럼 주로 밝아야 하는 공간을 제외한 공간이나 가구 사이에는 움푹 파인 공간에 등을 숨겨 비추게 하는 간접조명인 코브 조명을 설치하면 눈부심을 예방할 수 있다.

수납장 아래 매입등을 설치해 밝은 주방 인테리어 완성. 출처= Pexels
수납장 아래 매입등을 설치해 밝은 주방 인테리어 완성. 출처= Pexels

눈이 침침할 뿐 아니라 명암을 구별하는 능력이 감소되기 때문에 부딪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색이나 빛으로 대비를 높여야 한다. 벽과 문, 벽과 바닥, 문과 손잡이, 계단 등 구분이 필요한 곳에 대비되는 컬러를 사용하거나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조명을 설치해도 막상 전기료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어르신도 계신데, 모션 센서로 작동하는 바닥 조명을 설치하면 이동도 편리하고, 활용도도 높다. 깊숙한 수납장에도 모션 센서로 작동하는 조명을 매입하면 훨씬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반건식 욕실로 미끄럼 방지

집안의 불편한 점, 위험 요소를 제거해 더욱 편안하고 안전한 집을 꾸미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2011년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노인 낙상사고의 55%가 집안에서 발생했다. 침실과 방이 가장 많았고, 욕실, 거실, 주방, 현관, 베란다 순이었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줄고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떨어져 잘 넘어지기 때문이다.

욕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식 욕실을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미끄러지는 사고의 원인이 되는 습기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욕실은 습식으로 배수구가 바닥에 있는 형태다. 반면, 건식 욕실 바닥에 배수구가 없어 물기가 마른 상태로 맨발로 바닥을 오갈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호텔에서 보던 뽀송뽀송한 욕실이 바로 건식 욕실이다. 배수구가 없어서 습식 욕실처럼 물청소할 수는 없지만, 건식 욕실은 거실 바닥을 청소하듯 먼지를 쓸고, 걸레로 닦아주면 된다.

샤워 부스를 설치한 반건식 욕실. 출처: Pexels
샤워 부스를 설치한 반건식 욕실. 출처: Pexels

물청소하던 우리나라 문화와는 사뭇 다르고, 시공 비용도 비싸 현실적으로 건식 욕실 구현이 어렵다면, 반건식 욕실을 추천한다. 샤워하는 공간과 세면대 사이에 유리 벽, 유리문을 설치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욕실을 분리하는 것이다.

샤워 부스를 제외한 바닥에는 목제 데크나 러그를 깔아 습식을 유지한다. 이때 미끄럼, 파손을 방지하는 논슬립 타일을 깔아주면 좋다. 또한, 욕실 벽과 변기 옆에는 D자 형태의 안전손잡이를 설치하고, 샤워 부스 옆에 간이 의자를 설치하면 부모님을 위한 더욱 안전한 욕실을 만들 수 있다.

● 인테리어 전문가 노진선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명품관 디자인을 비롯 하얏트호텔, 대림아크로비스타 디자인을 진행한 인테리어 전문가다. KBS '리빙쇼 당신의 6시', KBS 7 무한리필샐러드 '노진선의 집으로', 스토리온 'THE HOUSE', SBS '좋은 아침' 목요일 하우스 등 공중파, 케이블방송의 홈인테리어 프로그램 진행도 다수 맡았다. 배우 한채아 주거공간 인테리어 등 유명 인사들의 홈 인테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