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막판 박빙'속 3차 TV토론...'마이크 꺼짐'마저 변수?
상태바
[美 대선] '막판 박빙'속 3차 TV토론...'마이크 꺼짐'마저 변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22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약점 많은 국내문제보다 외교 문제에 집중할 듯
북한 문제 언급될지 여부도 주목
외교 토론 승리해도 유권자들 표심에는 영향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트럼프, 헌터게이트 공격 가능성도 있어
1차에는 없던 '마이크 꺼짐' 기능 도입...끼어들기 사전 차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의 마지막 TV 토론이 오는 22일 오후 9시(동부시간)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마지막 TV 토론이 오는 22일 오후 9시(미 동부시간)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2일 오후 9시(동부시간, 한국시간 23일 오전 10시) 마지막 TV 토론이 열린다.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TV 토론이 대선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개 주제로 90분간...대선 앞둔 '마지막 승부처'

미 테네시주 내슈빌 소재 벨몬트 대학에서 90분간 진행될 이번 TV 토론에서 다뤄질 주제는 ▲코로나19 ▲미국 가정 ▲인종 ▲기후변화▲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개다. 각 주제별로 15분간 진행된다.

이번 TV토론에서 주목할 점은 기존에는 없던 '마이크 꺼짐' 제도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새로운 주제가 시작될 때마다 각각 2분간 상대방의 방해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나머지 시간은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다.

이번 TV 토론의 진행을 맡게 될 NBC뉴스 여성 앵커인 크리스틴 웰커는 주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와 인종,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및 화재 등 미국 시민들이 미국 내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들에 대해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 및 리더십 주제를 통해 외교 문제를 통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미국 내 상황에 대해 토론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외교 치적을 언급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제이슨 밀러 트럼프 재선캠프 선임보좌관은 "외교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엄청난 이점이 되는 반면, 바이든 후보의 외교 경험은 완전한 재앙이었다"고 언급했다. 

빌 스테피언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 역시 지난 19일 미 대선토론위원회에 보낸 편지에서 "TV 토론에서 외교 문제를 강조해달라"는 서한을 보낸 것 역시 같은 이유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외교문제 집중적으로 다룰 듯

인터넷 매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할 수 있는 외교 성공사례로는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지휘한 점 ▲이란의 군부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 제거 ▲이스라엘과 아랍의 외교 관계 재건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에 합의한 점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정 체결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의 비핵화 협상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20일에는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 숫자를 동결하는 조건으로 양국간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를 1년 연장하는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보도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 성과를 쌓으려 대선 이전까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러시아를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바이든 후보에 대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중국 및 이란 등과 유착 등을 언급하며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 내 문제에서 벗어나 화제를 돌리기에는 외교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반격을 당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미 주요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갈등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여러 국가들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에 달한 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점, 이란 핵합의 파기로 이란의 핵 개발이 진전됐다는 점 등 바이든 후보가 공격할 수 있는 외교 쟁점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후보는 성명을 통해 "3차례의 TV용 정상 간 만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단 하나의 구체적인 약속도 북한으로부터 얻어내지 못했다"며 "오히려 상황은 악화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운동 중에도 종종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밀한 관계를 비난하며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동맹들과 협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 치적을 강조하며 바이든 후보를 공격한다 하더라도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가톨릭대학교 외교정책 전문가인 러스틴 로건 교수는 "미국 유권자들 중에서 외교 정책에 깊이 관심을 두거나, 외교 정책을 다루는데만 의존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미국 시민들에게 외교정책은 마치 폴로와 같은 엘리트 스포츠로 간주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상대로 한 외교정책 토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지율 역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외교 정책에 대한 토론 집중은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게끔 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헌터 게이트' 공격 가능성도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재점화된 '헌터 게이트'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꺼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14일 뉴욕포스트는 바이든 후보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조 바이든 후보에게 소개해준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헌터로 추정되는 인물의 마약 및 성관계와 관련한 사생활 자료도 대거 유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에서도 '헌터 스캔들'을 꾸준히 언급하며 "바이든의 엄청난 부패를 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TV 토론에서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헌터 바이든과 그의 사업거래에 초첨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일부 참모들은 대통령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특히 헌터에 대한 공격은 오히려 바이든 후보의 아픈 가족사에 대한 동정심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전략가인 브렛 오도넬은 "대통령이 성공적인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공격적이면 안된다"며 "미국인들은 특히 지금과 같은 팬데믹 속에서는 바이든의 가족보다 자신들의 가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베이츠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공격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음모론에 집착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의 최악의 대처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재확인할 뿐"이라며 "만일 그가 첫번째 토론과 마찬가지의 전략을 사용한다면, 이번 토론 역시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첫 번째 TV 토론 직후 진행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토론 태도 및 지나친 인신공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제이 카이는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헌터 바이든'을 문제 삼아 공격을 한다면 바이든 후보는 '대선은 내 가족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모든 미국인들의 가족에 관한 것'이라고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이크 음소거 도입..효과 어떨까

3차 토론에서는 '마이크 꺼짐' 기능이 도입되는 만큼 1차 토론에서의 막말과 끼어들기는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차 토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발언 중 수시로 끼어들었고, 이에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입 좀 닫아줄래?(Will you shut up, man?)"라고 말하는 등 '난장판' 토론을 보여줬다. 

마이크 꺼짐 규정과 관련해 바이든 후보 측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서로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 조치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진행자도 완전히 편향됐다"고 반발했다. 

미 주요 언론들은 마이크 꺼짐 규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은 '절제와 여유'가 이번 TV 토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마이크 꺼짐 기능이 이같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 BBC방송가 보도한 미국선거프로젝트(USEP) 자료에 따르면, 21일 기준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4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전체 사전 투표자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USEP는 "아직 대선이 2주 가량 남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최소 1억5000만명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미 시에나대가 지난 15~18일 유권자 98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50%, 41%로 나타났다. 

4년전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했던 트라팔가르 그룹은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미 대선의 향방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